미국인 인권단체 대표들은 로버트 박 석방과 관련해 북한 조선중앙통신에서 내보낸 인터뷰 내용을 믿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따르면 서울인권상을 수상한 바 있는 수잔 숄티 북한자유연합 대표는 5일(현지시각) “정치범수용소 폐쇄와 종교의 자유, 북한 주민의 인권 향상을 위해 목숨을 걸고 자진 입북한 로버트 박이 북한 언론에 했다는 말을 믿을 수 없다”며 “(그런 말을 했더라도) 자유의지로 그런 말을 했을 리 없고 분명히 심한 정신적 압박을 받았거나 고문으로 강요당한 상태였을 것”이라고 밝혔다. 숄티 대표는 “북한 정권이 얼마나 교묘하게 조작하는지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라며 로버트 박의 건강상태에 우려를 나타냈다.

미국인이면서 헬핑핸즈코리아 대표로 한국에서 북한인권 운동을 하고 있는 팀 피터스 대표는 “로버트 박이 하루빨리 무사 귀환해 휴식을 취할 수 있기를 바란다”며 “그가 한 말은 분명 진심이 아닐 거라 믿는다”고 말했다. 지난해 한국에서 로버트 박과 여러 활동을 함께했던 피터스 대표는 “북한 정부가 북한에도 종교적인 자유가 있다고 믿게 하기 위해 평양 봉수교회에 그를 데려갔다 해도 그는 북한에서 종교적인 박해를 받고 정치범수용소에 갇혀있는 사람들이 많음을 여전히 확고하게 인식하고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로버트 박이 활동하던 북한인권단체 ‘자유와생명 2009’에서는 성명을 발표하고, “조선중앙통신 보도 내용을 마치 사실인 양 보도하는 것은 로버트 박의 인권에 대한 심대한 침해”라며 본인을 통해 이러한 사실이 확인될 때까지 이 내용에 대한 인용과 보도를 주의해달라고 요청했다.

이들은 “로버트 박 석방이 불가피한 북한의 입장에서 석방을 위한 명분을 위해 내놓은 인터뷰 내용을 본인 확인도 없이 그대로 인용하는 것은 로버트 박의 인권에 대한 심대한 침해”라며 “조선중앙통신은 북한 정권의 입장을 대변하는 대외용 선전 매체로 그 진실성을 액면 그대로 받아들여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또 “로버트 박은 북한으로 들어가면서 사랑과 용서, 화해의 메시지를 선포했지만, 인터뷰에는 이러한 내용들이 들어있지 않았다”며 “그가 북한의 정치범수용소와 종교 자유 문제, 체제 문제 등을 용서하고 허용하는 메시지를 말한 것은 그의 의사와 전혀 상관없을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이들은 “보도의 진실성이 심각하게 의심되는 상황에서는 이러한 내용의 공개 자체가 인권 침해이고, 조선중앙통신과 북한 정권의 의도에 말려드는 일임을 자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