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 오랫동안 선교와 의료사역을 펼쳐 온 전 호남신학대 학장 드와이트 린튼(Dr. Dwight Linton, 한국명 인도아) 목사가 지난 11일 밤 조지아 게인스빌에서 친구 밥 스윗(Rev. Bob Sweet) 목사의 장례식에 참석하고 귀가 하던 중 사우스 캐롤라이나에서 교통사고로 소천했다. 향년 82세.

구한말 한국에서 활동한 유진 벨 선교사(1868-1925)의 외손자인 린튼 목사는 1927년 한국 전주에서 출생해 한국에서 청소년기를 보내고, 미국에서 대학 과정을 마친 뒤 1952년 한국 선교사로 파송받아 1953년 한국에 도착한 이후 1978년 6월까지 25년간 한국에서 의료봉사를 펼쳤다. 그는 1954년부터 72년까지 전라남도에서 여러 교회를 개척했고, 1972년부터 78년까지 호남신학교교장을 지내기도 했다.

은퇴한 이후에도 조지아주를 중심으로 사역의 열정을 놓지 않았던 린튼 목사는 1980년부터 1987년 6월까지 미국장로교단(PCA) 국내선교부 소수인종부 담당자로 한인선교, 흑인선교, 중국인 선교 등의 총 책임자를 역임했고, 1989년 6월부터 1996년까지 미국장로교단 교육부 다문화 선교사역 책임자를 지냈다.

한인 커뮤니티에 린튼 목사가 끼친 영향도 크다. 1987년 12월 김대기 목사와 함께 마리에타에 위치한 성약장로교회를 개척해 1990년 12월까지 시무했으며, 한인 2세를 위한 오픈도어커뮤니티쳐치를 둘루스 지역에 개척하고 한인 2세 목회자를 청빙해 이어가게 했다. 또한 2006년에는 3월 5일 김대기 목사와 조지아선교대학을 설립해 교수와 이사로 활약하기도 했다.

드와이트 린튼 목사와 오랫동안 동역해 온 김대기 목사는 “린튼 목사님은 한국 선교사로 한국을 지극히 사랑하셨던 분이었습니다. 아버지 되시는 인돈 박사님은 전북에 신흥고등학교를 세우셨고, 대전에 대전대학(현 한남대학)을 세워 한국의 교육사업에 지대한 공을 세웠습니다. 형님 되는 인휴(Hughe Linton) 선교사님도 한국에서 선교사로 활약하다 소천하시는 등 외조부 세대부터 아드님까지 4대에 걸쳐 한국선교를 위해 한국과 미국에서 일생을 바치신 분입니다”라고 회고했다.

한편, 그의 외조부인 유진 벨 선교사는 1895년 미국 남장로회 파송 선교사로 한국에 들어와 나주, 목포, 광주 등 전라도 지방에서 활동했으며, 근대교육과 의료봉사에 힘을 쏟아 교회는 물론 많은 학교와 병원을 설립했다.

벨 선교사의 사위인 윌리엄 린튼(1891-1960, 한국명 인돈) 목사는 한국 독립을 후원했고, 교육에도 관심을 가져 1959년에는 대전 한남대학교의 전신인 대전대학교(대전기독학관)를 설립하기도 했다.

윌리엄 린튼 목사는 아내인 베티 린튼 여사(한국명 인애자)와의 사이에 4남을 뒀는데, 넷째가 바로 드와이트 린튼 목사로, 셋째인 형 휴 린튼(1926-1984, 한국명 인휴) 목사와 함께 외할아버지와 아버지의 유지를 이어 한국을 위해 섬겨 왔다.

휴 린튼 목사의 장남인 스티브 린튼(59, 한국명 인세반)은 1994년 유진 벨 재단을 설립해 대북의료지원 사업을 꾸준히 전개하고 있고, 차남인 존 린튼(50, 한국명 인요한)은 연세대 의대를 졸업한 뒤 세브란스병원 국제진료센터소장으로 활동하고 있어, 유진 벨 선교사로부터 시작된 한국 사랑이 4대째 이어지고 있다.

린튼 가문은 미국에서도 한국 선교사 가문으로 유명한데, 1995년에는 북한 주민을 돕기 위해 ‘조선의 기독교 친구들(Christian Friends of Korea: CFK)’이란 인도주의 단체를 설립해, 식량 지원과 구호물품 전달, 의료봉사 등 인도적 대북지원 활동을 하고 있다. 린튼 목사는 은퇴 후 미국에 머물면서, 1992년 빌리 그래함 목사가 당시 김일성 주석 초청으로 방북 당시 통역관 자격으로 동행하기도 했다.

유족에는 알츠하이머 병을 앓고 있는 아내 마지 린튼 여사는 너싱홈에 거주하고 있으며, 자녀는 3남 2녀가 있다.

현재 고인의 장례 일정은 18일(월) 오전 10시 Chestnut Mountain Presbyterian Church이며, 주소는 4675 Winder Hwy, Flowery Branch, GA 30542이다. 장지는 사우스 캐롤라이나다. 김대기 목사는 한인들의 많은 참여를 바란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