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설이고 망설인 끝에...
돌아보니 전적인 하나님 인도하심

40대 초반 젊은 목회자가 처음 개척을 시작했다. 로렌스빌에서 미국교회 예배당을 빌려 예배를 드리다 얼마 전 둘루스로 예배처소를 옮겼고, 뜻을 같이 하는 적지 않은 성도들이 모이고 있다. 소위 말하는 ‘부흥’을 경험하고 있는 섬기는교회 이야기다.

강력한 카리스마 때문일까? ‘그런 건 별로 없다’고 웃어 넘긴 안선홍 담임목사는 오히려“십대시절부터 목회자가 되길 소망했지만 내가 무슨 자격이 있을까 싶어 한참을 망설였고, 유학 와서도 목회할 생각은 못했다. 부목사로 섬기면서도 개척을 소망했지만 부족한 느낌 때문에 또 망설이다가 애틀랜타에서 개척하게 된 과정을 보니 정말 하나님께서 원하고 계셨다는 것을 깨닫게 됐다”고 자신의 우유부단(優柔不斷)함을 내세워 전적인 은혜를 증거했다.

안선홍 목사는 철학과를 학사를 마친 후, 서울신학대학원을 졸업하고 유학길에 올랐다. 목회자를 양성하는 목적을 가진 한 신학대학원에서 M.A 신약학을 전공했고, 이어 전혀 성격이 다른 대학에서 S.T.M 신약학을 전공했다. 성경에 대한 고민과 목회에 대한 고민이 누구보다 많았을 안 목사가 내린 결론은 ‘잘하는 목회보다 바른 목회.’

“부흥은 프로그램이나 방법론으로 어느 정도 만들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철저히 하나님께서 하시는 일이라고 믿습니다. 우리가 할 일을 하면서 하나님의 때를 기다린다면 우리 그릇에 맞는 부흥을 주시겠죠. 바른목회의 키워드는 성숙함 즉, 거룩함의 회복이 아닐까요.”

섬김의 기초는 참된 말씀, 성경 그대로 전하고자 노력
안선홍 목사는 교회 이름부터 설명했다. 자칫 쉼과 안식을 바라는 이민자들에게 부담을 줄 수도 있는 ‘섬기는교회’이기 때문이다.

“‘섬긴다’는 동사를 교회이름으로 한 것은 실천에 대한 의지를 역동적(Active)하게 표현한 것입니다. 말씀중심의 교회는 전제입니다. 말씀을 잘 전하는 것은 목회자 개인의 씨름이라면, 실천은 저를 포함한 성도들의 싸움이죠. 왜 말씀의 홍수 시대에 그만큼 실천이 따라오지 않을까요? 하나님의 참된 말씀의 선포가 없어 실천이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제 전공이 성경해석학 인만큼 주일예배를 통해 성경에서 무엇을 말하고 있나 성경대로 전하려고 합니다. 힘든 이민생활 가운데 주일이라도 쉼과 안식을 얻어야겠지만, 성경에서 말하는 그대로 ‘진정한 기쁨’을 알고 싶다면 내가 누군지 보고, 죄를 깨닫고 거짓된 자아가 깨져야 합니다. 성경 그대로 전하다 보니 좀 무겁기도 하지만, 제 언변이나 해석이 아니라 말씀 그 자체가 역사해 성도들이 행복해 하는 걸 볼 때 기쁘죠.”

안선홍 목사는 개척보다 먼저 성경강해를 시작했다. 애틀랜타기독교방송국에서 ‘성경의 맥 특강’을 진행했고, 매주 목요일 누구에게나 개방된 ‘로마서 강해’로 구원의 문제를 깊이 다뤘다. 예배 처소를 옮기고 나서는 수요일 오후 8시 이어가고 있다. 또한 성경의 각 권을 중복하지 않고 66권 전체를 해석해 전하고 있어, ‘영적인 편식’에 젖어 쉽게 쓰러지는 연약한 크리스천들에게 때로는 쓰기도 하고, 소화하기 힘들지만 ‘균형 잡힌 영양식’을 제공하고 있다.
▲최근 이전한 둘루스 예배처소 성전 모습.


섬김의 불모지(不毛地) 찾아가 십자가 지는 제자
말씀 연구와 증거에 대부분의 시간을 할애하고 있는 안선홍 목사는 또 다른 한편으로 실천도 구체화 해나가고 있다. 자칫 말씀의 은혜 안에만 머물다 ‘가서 제자 삼으라’는 지상명령을 놓칠 수 있기 때문. 개척교회지만 10% 구제헌금, 10% 선교헌금을 최저기준(bottom line)으로 삼아 시작부터 실천의 청사진을 세웠다. 섬김의 범위는 지역사회로 돌리려고 한다.

“헌금만 보내는 선교가 아니라 직접 참여할 수 있는 로컬에 집중하려고 합니다. 지역사회에서 격리된 교회는 안에서는 은혜가 넘칠지 모르지만, 세상을 바꿀 빛과 소금의 역할을 잃어버리고 ‘게토화’ 됩니다. 미국에 자리잡은 한인교회는 이웃이 바로 다문화 선교지잖아요? 사랑이 필요한 이들과 지속적으로 관계 맺어가면서 섬김이 필요한 곳, 아무도 찾지 않고 가지 않고 하지 않는 일에 욕심을 내서 가장 먼저 갈 수 있는 ‘제자’가 되고 싶습니다. 예수님께서 문둥병자들에게 찾아가셨듯 이요.”

‘섬기는교회에서 제자를 삼는다는 의미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안선홍 목사는 이처럼 대답했다. 애틀랜타 땅에서 십자가의 자리가 있다면, 그것을 가장 먼저 지는 자리에 있고 싶다는 선한 욕심이 교회 핵심이며, 섬기는 이유다.

▲안선홍 목사는“십자가를 사랑하게 달게 지는 제자가 되어, 섬김이 필요한 곳에 가장 먼저 달려가는 선한 욕심을 내고 싶다”고 밝혔다.
비전은 거룩함, ‘Holiness’
섬기는교회의 ‘전도문구’는 ‘우리교회 비전이 좋으니 한번 와보세요!’가 될 것같아 보인다. 이들은 목회자가 바뀌어도, 세대가 바뀌어도 ‘Still, ~ing’하는 교회를 꿈꾸고 있다. 목회자 개인의 카리스마나 설교에 의지해 성장해온 한인교회의 현실에서 다소 낯설긴 하지만 숫자보다는 성숙의 노력, 거룩의 씨름에 목숨을 걸었다면 가능하지 않을까?

“늦게 시작한 개척인데 숫자의 유혹이 없다면 거짓말이겠죠. 사람이 뭔가 하려는 생각보다 하나님 손에 맡기고 천천히 가자고 성도들을 권면해요. 개척 3년 목표는 ‘터를 닦고 뿌리를 내린다’ 입니다. 개인의 비전보다 하나님의 비전이 앞서고, 목회자 중심의 교회보다 비전 중심의 교회가 되면 후임 목회자가 와도, 2세들이 교회 주인이 되도 흔들리지 않을 것입니다. 매 순간 씨름이 있겠지만, 거룩함의 회복을 위한 비전에 걸만한 가치라고 믿습니다.”

인터뷰 초반에 카리스마가 별로 없다고 고백한(?) 안선홍 목사는 대신 고민이 많은 목회자다. 교회 본질에 대한 고민, 교회 방향에 대한 고민, 섬김에 대한 고민…… 속도에 대한 부담감 대신 본질적인 것에 집중하고 십자가로 직진하는 방향 잡기에 여념없는 섬기는교회. 안선홍 목사와 이들의 거룩한 씨름이 ‘예배의 감격이 있는 교회’ ‘가정을 회복시키는 교회’ ‘다음 세대를 깨우는 교회’ ‘평신도를 동역자로 세우는 교회’ ‘이웃을 섬기는 교회’로 열매맺으리라 기대한다.

애틀랜타섬기는 교회는 3480 Howell Street, Duluth, GA. 30096에 위치하고 있으며, 매 주일 오전 11시 주일예배를 수요일 오후 8시 로마서강해를, 오전 6시 새벽예배를 드리고 있다. 문의 (646) 415-1583 또는 미니홈피 www.facebook.com에서 애틀랜타섬기는교회 검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