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야교회 유희동 담임목사
(Photo : ) 광야교회 유희동 담임목사

Q: 저(K)는 한국에서 유수한 대학을 나와서 어느 큰 회사의 중역을 맡아 일하던 중에, 미국을 건너오게 되었습니다. 미국에서 나이가 들어 소명을 받고 어느 신학교에서 공부한 후에 목사 안수를 받았습니다. 한인들이 비교적 많은 도시에서 개척 교회를 시작했는데, 해가 지나도 교인 수가 늘어나지 않고 힘든 목회를 하고 있습니다. 특히 저는 70명 이상의 교인이 되지 않는 교회에서는 설교를 할 수가 없습니다. 예배 때에 몇 명 앉아 있지 않은 교인들을 보면서 설교를 하게 되면, 목사로서 제 자신이 너무나 초라한 기분이 들고 맥이 풀리면서 기운이 쫙 빠집니다. 자연이 목소리에 힘이 없어지고 눈이 가물가물해 집니다. 목회가 잘 안되니까, 생계를 위해서 다른 일도 해 보지만, 그것 역시 큰 의미가 없고… 이미 중년의 나이를 훨씬 넘어섰는데, 한국에 되돌아 가서 정치를 해보고 싶은 생각도 들고요. 도무지 제 마음 갈피를 잡지를 못하겠어요. 목사님 좀 도와 주세요.

A: 이전에 한국에서 큰 회사의 중역을 하시면서 매우 바쁘고 분주한 삶을 사시다가 어떤 계기로 미국에 오셔서 신학을 하시고 목사가 되어 개척 교회를 하시면서, 매우 힘든 삶을 살고 계신 것 같아 마음이 안타깝습니다. 흔히 세상만사 뜻대로 되는 것이 없다고들 하는데, 목회 역시 그러한 것 같습니다. 더우기 목회는 인간이 하는 것이 아니라, 철저히 하나님의 주관하에 되어지는 것이기 때문에, 어떤 의미에서 한 인간으로서의 목회자는 하나님 앞에서 수동적인 자세를 취할 수 밖에 없지 않는가 여겨집니다. 일반 회사 경영 같으면, 뛰어난 경영 마인드를 가지고 마켓팅 정보를 모아서 이리저리 뛰어다니며 관련 업체와 해당 담당자들을 만나 인간 관계를 넓혀 가면서 어떤 기획들을 만들어 볼 수 있지 않겠습니까? 그러나, 목회는 오히려 하나님 앞에서 우리 인간은 잠잠해지고 하나님의 능력이 목회 현장에 임하기를 사모하는 것이 우선적인 일이 아닐까 믿어집니다.

저는 요즘 <마스터 처지 100>이라는 책을 읽고 있는데, 이 책에는 한국 교회 100인의 목회자의 목회 성공 비결과 21세기의 목회 전략이 담겨 있습니다. 모두들 어려운 시대에 힘든 목회를 하면서 그만큼의 교회로 성장시킬수 있었던 것은 순전히 하나님의 은혜와 능력이었다는 것을 그 책을 읽으면서 실감합니다. 어떤 한 두 목회자의 뛰어난 아이디어와 전략이 목회 성공으로 이끄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능하신 손이 그 목회자와 목회 현장에 임하심을 보게 됩니다. 설교에 대해서 말씀하셨는데요. 젊은 시절 제가 존경하던 어느 목사님이 계셨습니다. 그 분은 3명의 청년이 앉아 있는 자리나 20명의 청년이 앉아 있는 자리에서나 한결같이 열정적으로 설교하신 목사님이셨습니다. 이제 그 분도 연로하셨겠지만, 설교에 대한 그 분의 인상은 지금도 제 뇌리에서 떠나지 않습니다.

저 역시 작은 광야 교회를 목회하면서, 교인 수가 작아 설교할 때 힘이 나지 않고, 보이던 교인이 빠지면 설교하다가도 그 교인이 왜 빠졌을까 하는 생각으로 설교 줄거리에서 잠시 빗나갈 때도 있지만, 하나님 앞에서 주님의 말씀을 전한다고 생각하니까, 교인의 숫자가 큰 문제가 되지 않더군요. 한 영혼을 놓고 설교하기도 하고, 한 영혼을 놓고 강의를 하기도 하는 믿음의 담력이 생기는 것 같아서, 하나님께 감사 드립니다. K 님께서 하나님을 향한 신뢰를 다시 회복하시기를 부탁 드립니다. 우리는 평신도에게 어떤 상황이나 형편에서도 흔들리지 말고 굳센 믿음을 가지고 앞으로 나아가라고 외치는 자들이 아닙니까? 다시 주님 앞에 엎드려 주님을 바라 보시기 바랍니다. 주님께서 K 목사님의 사역과 가정을 축복해 주시리라고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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