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예수님을 만난다면 그 분을 알아볼 수 있을까?”

책 <유대인의 옷을 입은 예수(스텝스톤)>는 시작부터 이렇게 묻는다. 이 질문은 어쩌면 “예수라면 어떻게 하실까”와 더불어 우리가 스스로에게 가장 많이 해 보는 물음일 것이다.

크리스채너티투데이 선임기자인 저자 탬 스태포드(Tim Stafford)는 “예수님이 1세기 로마제국 통치를 받던 시대에 살았던 유대인이라는 사실은 단순한 배경이 아니다”고 강조한다. 예수는 구약을 절대 진리로 믿고 당시 유대인의 세계관을 갖춘 유대 공동체의 일원이었으며, 이스라엘의 죄를 자신의 죄로 여겼고 이스라엘이 회복해야 온 세계가 회복된다고 믿었다.

저자는 “이러한 관점에서 예수님을 이해하는 일은 매우 중요하다”고 말한다. 예수가 누구이고, 그 분이 행하신 일의 의도를 생생히 알 수 있기 때문이다.

책은 미국인들에게 가장 친숙한 예를 들어 이를 설명한다. 바로 링컨이다. “링컨이 남북전쟁 발발 당시 미국 대통령이라는 사실을 유념하지 않고 링컨의 지혜에 관한 글을 쓴다고 가정하자. 당시 군대 역사와 상관없이 그를 존경할 수 있겠는가? 굳이 전쟁을 언급하지 않아도 링컨의 기지와 지혜에 관한 책을 쓸 수도 있다. 그러나 그가 끔찍하고 피투성이의 위기를 맞은 미국을 어떻게 인도했는지 보여주지 못한다면 링컨에 대한 묘사는 피상적인 것에 그치고 말 것이다.”

저자는 처음 성경을 읽었을 때의 경험을 “복음서에 나오는 예수님은 혼란스러운 일들을 말하고 행하셨다”고 묘사했다. 예수는 무화과나무를 마르게 하시고, 자신을 따르는 사람들에게 자신이 행한 기적을 비밀로 하라고 당부하셨으며, 바리새인을 극도로 비난하며 심지어 제자 중 한 사람을 ‘사탄’이라고까지 하셨다.

“성경에 등장하는 예수님은 사람들 대부분이 친절하다고 여기는 그 분이 아니라, 훨씬 더 이해하기 어려운 분”이라고 저자는 말한다. 오죽하면 성경을 기록한 누가마저 “제자들이 이것을 하나도 깨닫지 못하였으니 그 말씀이 감취었으므로 그들이 그 이르신 바를 알지 못하였더라(눅 18:34)”고 했을까.

그래서 책은 그 시대 상황을 충실히 반영하면서 복음서를 설명하고, 예수의 삶을 다시 그려낸다. 요한에게서 받은 세례부터 시작해 세 가지 시험, 산상수훈 선포, 제자를 부르심, 주기도문, 예루살렘 입성, 겟세마네 동산의 기도, 십자가와 부활 등을 21세기를 살아가는 우리를 위해 재해석한 것이 아니라, 타임머신을 태워 예수의 앞으로 우리를 데려간다.

저자는 “1세기의 유대 역사적 맥락에서 예수님을 이해하고 나서야 비로소 그 분의 삶에 담긴 깊이와 놀랄만한 장엄함을 발견했다”며 “예전에 알았던 모든 것이 기존 차원을 뛰어넘어 새로운 색채와 짜임새를 지니게 된 것 같았다”고 고백한다. 40여년간 복음서를 연구한 결과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