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저 하나님이 하신 일
지난 5월, 창립 20주년을 맞은 마리에타 성약장로교회 심호섭 목사를 만났다. 2003년 부임해 약 5년간 50여명의 교회에서 500여명의 중대형 교회로 건강하게 성장시킨 심호섭 목사에게 부흥의 비결을 물어보니 “그저 하나님이 하신 일”이라는 교과서적인 대답만 돌아왔다.

“인디애나주 헌팅턴 칼리지에서 신학석사과정을 밟고 있을 때, 2시간 거리에 있는 한인교회에서 청빙을 해왔어요. 미국에서는 공부만 하고 돌아가겠다는 다짐을 몇번이나 했는데, 목회자의 삶이 어디 마음대로 됩니까? 결국 하나님의 부르심에 응답해 10년 동안 은혜롭게 사역하고 성전도 건축하는 은혜를 허락하셨습니다. 교회가 안정되고 다시금 하나님 사역에 사용되길 기도하다가 성약장로교회 소식을 듣고 아틀란타에 내려오게 됐습니다”

심호섭 목사가 부임했을 당시 성약장로교회는 오랫동안 부흥하지 않은 교회였다. 성도들은 성전을 건축하면 부흥할 것이라는 기대를 갖고, 힘겹게 성전을 건축했지만 남은 것은 은행빚과 깊은 갈등의 골이었다. 첫 부임 감사예배에 남아있던 30여명의 성도들, 그 가운데 반은 유학생들이었다. 내리막 길을 걷던 성약교회에 부임한 심 목사는 지쳐있던 성도들을 위로하고 다시금 일어나 믿음의 길을 함께 걸어갈 힘을 불어넣어 줬다.

▲제반시설이 훌륭하게 갖춰진 체육관은 아틀란타 지역에서도 손꼽히는 곳으로 평일 오후임에도 많은 청소년들이 체육관을 찾아 농구와 여러 운동을 하고 있었다.
빈손들고 시작한 체육관 건축
심 목사가 부임한 이후 수요일과 주일 할 것없이 매주 새가족이 등록했다. 어른 예배만을 위한 공간으로 지은 성전에는 청소년들을 위한 공간이 없어 십대 자녀를 둔 부모들의 근심이 더해갔다. 심지어 교육관이 부족해 아쉬움을 뒤로하고 떠나는 성도들도 있었다.

“체육관을 건축하기 시작할 때 ‘빈손’이었어요. 불과 몇천불도 없었죠. 그래서 이것을 계기로 오히려 하나님의 역사를 체험하자고 제안했어요. 건축이 끝날 때까지 한번도 건축헌금, 작정헌금 광고를 안했습니다. 어떤 분들은 ‘과연 될까?’라는 의구심도 가졌지만 건축이 금방 완성됐어요. 철저하게 내가 했다는 말 못하게 하시고 하나님께서 하셨다고 고백할 수 있는 은혜를 모든 성도들이 체험하게 됐습니다”

은혜의 체험은 여기가 끝이 아니었다. 교회 성장에 따라 주차공간과 예배공간이 부족해지자 교회 주변의 땅을 매입해야만 했다. 하지만 발전하는 지역에서 주변 시세가 올라 살 수 있는 땅은 한 백인이 소유한 집과 3에이커의 땅이 전부였다. 이 외에는 살 수 있는 땅이 없는 실정에서 이것이 아니면 교회성장이 주춤할 수밖에 없는 상황, 한마디로 주인이 부르는 게 값이었다.

“땅을 사려고 가니 교회에서 온줄 알고 있더라구요. 팔 생각은 없는데 얼마에 사려느냐고 물어봐서 40만불을 제시하니 웃더라구요. 몇 년전에도 60만불 이상 호가하던 것인데도 안팔겠다던 사람이었거든요. 그런데 며칠뒤 연락이 왔어요. 40만불에 팔테니까 마음 바뀌기 전에 사인해서 가져가라구요. 할렐루야, 하나님의 큰 은혜라고 밖에 할 수 없었습니다”

다음세대를 놓치면 교회의 미래는 없다
믿음으로 건축된 성약장로교회의 체육관은 겉만 화려한 생색내기용이 아니다. 16,000스퀘어피트의 체육관은 규격은 물론 바닥재료와 농구골대까지 실제 MBA 경기장 규격에 맞는 최고급으로 설치했다. 에어컨과 히터시설도 잘 되어 있어 사계절 언제나 쾌적한 환경에, 교실과 유아방 시설 또한 훌륭하다.

“교회가 자라나는 세대를 놓치면 미래가 없어요. 이전에 건축했던 성전은 전형적으로 어른들만을 위한 예배당이라 청소년들이 와도 머물곳이 없었습니다. 놀아도 교회에서 놀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해주고, 신앙에 뿌리를 둔 교육을 제공해주는 것이 이민교회의 큰 사명이라고 생각해서 과감한 투자를 아끼지 않았습니다.”

체육관을 지어놓으니 아틀란타 전역에서 농구하러 청소년들이 찾아왔다. 지금도 친교게임은 물론 타 단체에서 개최하는 많은 경기가 성약교회 체육관에서 치러질 정도로 인기가 높다. 체육관 건축을 계획하고 있는 타 한인교회에서도 찾아와 탐방을 할 정도다. 이에 더해 앞으로 성약교회는 매입한 부지에 소예배실을 짓고, 교실과 세미나실을 만들어 청소년들을 위한 최적의 공간을 마련할 계획이다.

▲청년시절 품었던 선교에 대한 소망과 꿈을 이제라도 펼쳐보고 싶다는 심호섭 목사. 하지만 아직은 기도하며 때를 기다리고 있다고.
선교지에서 뼈를 묻고 싶어요
불신자 집안에서 태어나 예수를 믿은 아브라함으로 믿음의 길을 우직하게 걸어온 그는 목사는 가난하고 고생만 한다고 말리던 집안 어른들의 반대를 무릅쓰고 합동신학대학원에 진학했다. 지금까지 나를 기르신 분도 하나님이시요 하나님 떠나서는 살 수 없다는 그의 진실한 고백에 결국 어른들도 두손을 든 것이다.

신학대 선교학회에서 선교를 꿈꾸던 열혈청년 심 목사의 원래 소망은 오지선교사였다. 일부러 오지로 가고 싶어 결혼도 하지 않고 선교를 계획할 정도였다. 함께 순수한 열정을 불태웠던 동기들은 모두 선교사로 나가 20년 이상된 베테랑 선교사로 사역하고 있지만, 하나님께서 그의 길은 막으셨다. 젊은이들을 보고 가슴이 뜨거워져 목회의 길로 들어선 심호섭 목사의 마음은 여전히 뜨겁게 불타고 있다.

“너무 늦기 전에 은퇴해서 선교지에서 뼈를 묻고 싶어요. 가장 좋을 때 사역지를 떠나면 서로 깊은 그리움을 갖는데, 나이가 들 수록 미련이 남아 욕심 부리다 추해질 수 있거든요. 40이 다되서 한국의 목회지를 떠날 때, 안정된 목회를 하던 인디애나를 떠날 때 두번의 용기는 냈는데 마지막으로 한번 더 선교를 위해 떠나고 싶습니다. 하지만 아직 사모의 마음이 저와 같지 않으니 하나님 뜻이라면 둘에게 같은 마음을 주실 것이라고 믿고 기도하며 기다리고 있습니다”

모든 족속으로 제자 삼는 교회
성약장로교회의 영구표어는 ‘모든 족속으로 제자삼는 교회’다. 부임할 때부터 심호섭 목사는 교회의 원래 목적인 선교를 놓치지 않았다. 선교지향적 목회로 서두르지 않고 차근 차근 성도들을 깨워 선교적 마인드를 심어주고, 이를 위한 관심의 끈을 놓지 않도록 인도하고 있다.

심 목사의 변치않는 목회철학은 ‘Peacemaker’. 이민교회는 분쟁과 갈등이 많은 것이 현실이다. 이 가운데 누구를 탓할 것이 아니라 목사부터 교회를 평안하게 하고 하나되게 하는 ‘Peacemaker’가 되자는 것이 그의 흔들리지 않는 신념이다.

“대부분의 갈등은 작은 것부터 시작하는 걸 많이 봤습니다. 진리는 양보할 수 없지만, 감정, 기분, 자존심이 문제가 되는 사소한 갈등은 되도록 양보하고 이해하려고 합니다. 그래서 서로 하나되고 깊이 사랑하는 목회자, 평화를 만드는 목회자가 되고 싶습니다”

창립 20주년을 맞아 더욱 크게 비상해나갈 준비를 마친 성약장로교회는 앞으로 ‘좋은 소문나는 교회’ ‘선교하는 교회’를 목표로 안으로는 더욱 건강해지고 밖으로는 선교에 힘쓰는 교회가 되고자 힘쓸 것이라고 밝혔다.

마리에타에 위치한 성약장로교회는 주일 오전 9시와 11시 예배를 드리고 있으며, 유년부와 중고등부, 대학부 예배도 마련되어 있다. 또한 주일을 제외한 매일 새벽 오전 5시 30분 새벽기도회를, 수요일 오후 8시 수요예배로 은혜를 사모하는 이들을 초청하고 있다. 위치는 2100 Sandy Plains Rd. Marietta, GA 30066이며 문의 (770) 565-4777이다. 홈페이지 www.sungyahk.org.

***성약장로교회는 선교사로 파송된 심호섭 목사가 2010년 12월 31일자로 사임하면서 황일하 담임목사가 부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