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러티브 설교학 대가로 알려진 이연길 목사(장로교신학대학원 교수)는 “성경과 씨름하면서 뜨거운 가슴으로 하나님을 사랑하게 됐다”며 이제까지 목회현장과 대학강단에서 서오면서 경험한 설교자가 가져야 할 자세를 털어놨다.

"이런 면에서 설교자가 내리는 해석이 중요합니다"라고 언급한 이 목사는 "어떻게 하나님께서 우리를 사랑했는지 설교를 통해 보여지면, 우리 삶은 달라질 수 밖에 없습니다"고 말했다.

"성경 이야기속에서는 반드시 이 시대를 어떻게 살아야하는지 나오게 돼있습니다. 신앙과 삶이 분리되는 가장 큰 이유는 설교를 통해 제대로 다가오지 않거나, 보여지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그는 설교자가 평생동안 공부해야 함을 강조했다. "설교준비를 위해 관련된 책을 몇 권 공부했다고 해서 성경 배경지식을 안다고 말할 수 없다"며 "제대로 설교하기 위해서는 평생토록 공부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한편, 이 목사는 "목회자들이 자신이 얻은 아이디어에 살을 붙여 설교하고, 그것이 설교인줄 알고 오해하는 경우가 많다"며 목회자가 빠지긴 쉬운 오류에 대해서도 지적했다. 이와 더불어 "목회자가 성경과 씨름하기를 포기하면 안된다"며 "자기가 얻은 아이디어를 전하지 말고, 성경이 전체적으로 말하는 메세지를 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성경이 ‘이야기’로 전달될 때, 제대로 이해할 수 있어

이 목사는 이성이 지배하는 서구문화적 사고로는 성경을 제대로 표현하는데 한계가 있다고 지적한다. "서구적 설교방식은 논리적, 이성적인 방식을 따르고 있습니다. 헬라문화에 뿌리를 두고 있는 서구적 사고는 단어가 가진 의미에 대해 정확하게 정의를 내리려고 합니다. 가령, '믿음'에 대해서 정의를 내리려고 하지만, 실제로 성경 어느 구절에서도 '믿음'을 한 문장으로 정의하지 않습니다. 대신, 믿음의 조상 아브라함이라는 '이야기'를 통해 설명합니다"

"이야기는 흥미롭습니다. 포스트모더니즘 시대 모든 미디어는 논리가 아닌 '이야기'라는 방식을 사용해서 메세지를 전달합니다. 드라마, 영화를 한번만 보고서도 가슴 속에 메세지와 감동이 계속 남아있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입니다"

설교 강의를 듣다보면, 푹 빠져드는 느낌이 든다는 말에, 단어만 전달하던 기존 설교방식과 달리 하나의 '이야기'로 전달되기 때문이라고 이연길 목사는 대답했다.

내러티브 설교는 성경에서 나타나는 다양한 사건과 인물, 역사를 이야기하듯이 펼쳐놓고 일방적 메세지 전달이 아닌 설교자와 성도간에 함께 대화하듯이 말씀을 풀어나간다.

이연길 목사는 성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히브리적 이해, 주변문화이해가 필요하다고 언급한다. 그는 "성경이 오늘날 나에게 주어지는 이야기로 들리는 것이 설교의 기본입니다. 성경이 보여주는 사건을 그 시대 사람처럼 느껴야 제대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라고 말한 그는 "성경안에는 '시간'과 '공간'이 포함된 사건이 있고, 설교자는 이야기를 펼쳐놓듯이 이를 토대로 재구성한다"고 말했다.

이야기 설교란 이야기를 들려주는 것을 통해 행해지는 설교로 사건이나 인물에 대한 이야기를 사건, 혹은 장면 중심으로 전개해 나가는 방식이다. 즉, 성경의 살아있는 현장으로 들어가 함께 체험하고 자신의 삶에 적용시키는 방식이다.

영어로 내러티브 설교(Narrative Sermon)라 불리는 이야기 설교는 리차드 젠센(Richard Jensen), 에드문드 스타이물(Edmund Steimle), 찰스 라이스(Charles Rice) 등을 중심으로 제시된 방법으로 한국에서는 지구촌교회 이동원 목사가 대표적이며 웹사이트(www.wordmission.org)를 구축해 자료교환도 이뤄지고 있다.

이번 사경회를 진행한 한태진 목사(시카고루터란신학교 내러티브 설교 비평 Ph. D)와 이연길 목사는 과거에 스승과 제자로서 만났다. 한 목사는 "전에는 멀리서 성경말씀을 배운 학생이었는데, 미국에 와서 박사과정을 마치고 달라스에서 한 교회에서 만나게 됐다"면서, "내러티브 설교를 전공한 후에, 목회현장에 접목하고 있는 이연길 교수와 만나 현장경험을 쌓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