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미국에서 한결같이 40년 넘에 목회의 길을 걸어온 김병규 목사가 시애틀 주님의영광교회에서 은퇴 후 오는 2월 11일(주일) 원로 목사로 추대된다. 김병규 목사를 만나 그동안의 목회 소회를 들어봤다. 오랜 기간 목회를 통해 얻은 지혜와 깨달음도 들을 수 있었다. 

김병규 목사는 목회 여정 동안 동행하신 하나님의 은혜에 감사하면서 "돌아보면 모든 것이 오직 하나님의 은혜였다"고 고백했다. 

후배 목회자들을 위한 조언을 부탁할 때는 '화목의 목회'로 행복한 사역이 되라고 당부했고, '마음을 다해 교회와 성도를 섬기는 열심'은 반드시 열매를 맺게 된다고 귀띔 했다. 

또 이민 목회가 자칫 심방을 위주로 흐르게 되는 것을 주의하면서, 성도들의 삶을 돌보며 위로하는 목회도 필요하지만 성경 교육의 중요성을 간과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교회 리더십 교체에 관련해서는 전임 목사는 후임 목사님께 전적으로 권한을 넘겨드리고, 교회 리더십은 후임 목회자가 차세대와 교회의 변화와 부흥을 가져올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고 협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병규 목사는 한국 성결대학교와 장로회신학대학교 신학대학원을 졸업했고, 미국에서는 유인 대학 대학원에서 공부했다. 서울 암사동 장로교회, 안양 덕천 장로교회, 의왕 대신 장로교회를 개척하여 시무하다 1999년 도미해 타코마 주신 장로교회를 개척했다. 시애틀 영광 장로교회를 11년 시무하다 시애틀 명성교회와 통합해 시애틀 주님의 영광교회를 담임했다. 

그는 한국 성도와 교회를 떠나 미국에 온후 한국 성도들이 생각나 이들에게 보내는 칼럼집 '상처 없는 인생이 어디 있습니까'를 2005년 처음 발간했으며 그동안 어렵고 힘들었던 미국 목회의 경험으로 10년 만에 두 번째 목회 칼럼집 '고난 없는 인생이 어디 있습니까'를 펴내기도 했다.

-오랜 시간 목회를 하셨습니다. 목회 기간이 얼마나 되시나요? 

"한국에서 17년을 목회했고, 미국에 와서는 이민교회에서 25년을 목회했습니다. 한국에서 세 번의 개척을 하면서 3개의 교회를 세웠습니다. 미국에서는 타코마에 교회를 개척했고 이후에 시애틀 영광교회에서 목회를 했습니다." 

- 지난 목회 인생을 돌아보시면서 느끼시는 소감은 무엇인가요? 

"40년 넘게 목회하면서 깨닫게 된 것으로 첫째는 내 열심으로 한 것 같았는데, 그 모든 것이 하나님의 열심이었고, 내가 끌고 가려한 일들도 하나님께서 이끌어 가셨다는 것입니다. 항상 목회자로서 최선을 다하고 나름대로 열심히 했지만, 하나님께서 뛸 수 있는 건강과 지혜를 주셔서 여기까지 올 수 있었습니다. 돌아보면 모든 것이 하나님의 은혜였습니다." 

-목회의 길로 들어서게 된 계기가 있었나요? 

"저희 가족들 가운데 예수님을 믿는 사람들이 없었는데 제 누나가 교회를 다니게 되면서 전북 고창의 시골 교회를 따라다녔었어요. 초등학교 시절에는 동네에 큰 고아원이 생기면서 고아원 교회를 다니기도 했고요. 중. 고등학교 시절에는 교회를 다니지 않고 방황했지요. 

그러다 군대에서 신앙을 다시 찾게 됐어요. 공수부대 훈련을 받다가 팔을 크게 다쳐 103 야전병원, 광주 통합병원을 전전하며 병상생활을 했습니다. 그때 간호장교들이 매일 와서 저를 전도하고 예수님을 영접하도록 기도해 줬어요. 간호장교들이 준, 쪽 복음 책 요한복음을 100번도 넘게 읽었어요. 병석에서 일어나는 순간부터 새벽기도를 나갔고, 제 삶에서 새벽 기도는 지금까지 이어오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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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랫동안 목회를 유지할 수 있었던 비결을 꼽자면 무엇인가요? 

"저는 새벽기도로 목회를 이어 올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새벽 기도를 하면서 성도들에게 전할 말씀을 받았고, 심방을 갈 곳과 심방 가서 전할 말씀과 찬송도 받았습니다. 보통 월요일은 새벽기도를 쉬는데, 저는 새벽 기도를 하지 않으면 견딜 수 없었습니다. 

저를 위해서 새벽을 지켰고요. 새벽기도를 통해 나 자신을 돌아보고 인내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소 새벽에 성도 한 사람, 한 사람을 위해 기도하면서 성도들의 사랑을 받는 계기가 됐고요."

-목회 가운데 어려움은 없었나요? 

"제가 서른 두 살 나이로 한국에서 두 번째 교회를 개척했는데, 장로님들과 마찰이 대단했습니다. 1년 반 동안 갈등이 있었고요. 당시에는 제가 교회를 바로 세우려는 복음의 열정이 넘쳤던 것 같아요. 젊은 혈기와 패기로 조화를 이루지 못한 부분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결국 교회를 사임하고 세 번째 교회를 개척했는데 개척 4년 만에 교회를 건축하면서 어려움도 겪었습니다. 처음으로 목회자의 탈진을 경험할 정도로 힘든 시간이었지요. 미국 이민교회에 와서는 순간순간 어려움을 있었지만 큰 위기는 없었습니다." 

-목회 중에 가슴 아팠던 적을 돌아보신다면요? 

"목회하는 동안 아내가 고생을 많이 했습니다. 그리고 아이들의 고생이 많았습니다. 가족들이 저로 인해 고생하는 모습을 보면서 많이 안타까웠지요. 목회를 하면서 아이들이 여러 가지 어려움을 겪었지만 대신에 철이 빨리 들었고요. 아들에게는 목회자가 되라는 말을 한 번도 해본 적이 없는데, 중학교 때 소명을 받은 것을 지켜 목회자가 됐습니다. 그것도 하나님의 은혜요 감사의 제목이지요."

-선배 목회자로서 후배 목회자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씀은 무엇인가요? 

"제가 성공적인 목회를 했다고 자부하지는 못합니다. 그럼에도 후배 목사님들께 한 가지 부탁하고 싶은 것은 목회자로서 교인들과 최선의 관계를 유지하라는 것입니다. 목회는 첫째가 하나님과의 관계, 둘째가 성도들과의 관계입니다. 하나님과의 관계는 목회자가 하나님 앞에 늘 낮아져서 할 수 있는데, 교인들과 다투거나 갈등이 있으면 목회가 불행해집니다. 절대로 교인들과 다투지 않고, 어떻게든 교인들을 품고 갈 수 있을 때 목회가 행복해집니다. 

두 번째는 목회자는 교인들에게 인정을 받아야 합니다. 물론 하나님께 인정받는 목회를 해야 하지만 '우리 목사님은 최선을 다하고, 목회에 열심을 다하는 목사님 이야'라고 교인들에게 인정을 받을 수 있어야 합니다. 그러면 교인들이 목회자들 전적으로 따르게 되고, 좋은 목회 동역자들도 만날 수 있게 됩니다." 

-목회 중에 잘했던 부분과 아쉬웠던 점들을 돌아보신다면 무엇이 있을까요? 

"제 목회 여정을 돌아보면 설교 목회와 교육 목회, 심방 목회를 했다고 말할 수 있는데요. 이민교회에서는 심방 목회를 했습니다. 성도들은 이민 살이가 어렵고 고되다 보니 목회자들이 직접 찾아가 말씀과 기도로 위로하고 믿음으로 격려해 줄 때 내일을 살아갈 힘을 얻었습니다. 그렇게 20여 년을 심방 목회를 하며 성도들의 삶과 함께 하려고 했습니다. 열심히 했고 그만큼 보람도 느낍니다. 

동시에 아쉬운 부분이 교육 목회를 하지 못한 것입니다. 물론 바쁜 이민교회 성도들을 대상으로 성경공부를 체계적으로 한다는 것이 쉽지 않은 일입니다. 그럼에도 우리 영혼에 진정한 안식과 평안을 주는 것은 하나님의 말씀입니다. 교육 목회에 무게를 더 두지 못한 부분이 아쉽습니다."

-은퇴를 결심하게 된 계기가 있었나요?

"사실 2년 전부터 은퇴를 생각했었습니다. 코로나 펜데믹으로 세상이 달라졌잖아요. 세상의 변화에 발맞춰 교회도 변화가 필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앞으로는 영어권 차세대가 교회가 이끌어가는 것이 맞다고 생각했고요. 그러다 새벽에 기도를 하는데 은퇴하는 것이 맞다는 마음이 들었고 미련 없이 당회에 말씀을 드렸습니다."

시애틀 주님의영광교회를 은퇴하고 원로 목사 추대를 앞둔 김병규 목사(좌)와 후임 이진호 목사(좌)
(Photo : 기독일보) 시애틀 주님의영광교회를 은퇴하고 원로 목사 추대를 앞둔 김병규 목사(좌)와 후임 이진호 목사(좌)

-후임 목회자 선정에 가장 중점을 둔 요소는 무엇이었나요?

"차세대를 일으켜 세울 수 있는 목회자가 오길 간절히 기도했습니다. 2년 동안 기도해 왔는데 같은 지역에서 영어권 목사님으로 사역하고 계셨던 이진호 목사님에 대해서 듣게 됐습니다. 

특별히 이진호 목사님에 대한 지역 교회 목사님들의 평판이 훌륭했고, 많은 목사님들께서 적극 추천해 주셨습니다. 이진호 목사님과 교회의 상황과 비전을 나누면서 "그래, 이 분이구나"라는 마음이 계속 들었습니다. 성도들도 차세대를 세우기 위한 비전에 마음을 모아주어서 너무 좋은 목사님을 모시게 됐습니다."

-지역의 여러 교회가 목회 리더십 교체 기간에 있습니다. 이런 시기에 무엇이 가장 필요할까요?

"목사님의 사역을 적극 지원하려는 협력의 마음이 가장 필요한 것 같습니다. 교회에 목회자가 새롭게 취임하면 새로 오신 목사님께 모든 것을 전적으로 맡겨야 합니다. 물론 지금까지 해온 방식이 편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옳은 방법은 아닐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저는 주보를 만들 때 아직 한글 문서를 사용하는데, 이진호 목사님께서는 워드를 사용하십니다. 지금까지의 방식이 절대로 옳은 것이 아닙니다. 새로운 목사님께서 교회를 위해 변화를 요구할 때는 장로님들이 적극 지원해야 합니다. 그래야 교회가 발전하고 한 마음으로 부흥할 수 있습니다."

-후임 이진호 목사님께 전하고 싶은 당부의 말씀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이진호 목사님께서는 성품도 온유하시고 은사도 많으시고, 어른들을 향한 공경의 마음도 너무 귀합니다. 차세대를 잘 이해하시고 이끄실 수 있는 리더십도 크신 분입니다. 업어주고 싶은 마음이 들 정도로 귀한 목사님입니다. 

목사님께서 하나님을 사랑하는 만큼 성도들을 사랑하는 마음만 가진다면 목회자로서 흠도 티도 없을 것입니다. 하나님을 사랑하는 마음을 주께서 아시듯, 성도를 사랑하는 마음이 성도들에게 전달되길 바랍니다. 그러면 목회도 행복하고 교회에도 기쁨과 감사, 은혜가 항상 흐를 것입니다." 

-은퇴 후 앞으로의 계획은 어떻게 되세요? 

"오는 2월 11일(주일) 오후 3시에 이진호 목사님의 위임예배와 저의 원로 목사 취임 예배를 드리게 되고요. 위임식을 마치면 저는 한국으로 가려고 합니다. 전북 익산으로 가는데요. 당분간 시골에서 살면서 농어촌교회를 섬기려고 합니다. 하나님의 인도하심을 따라 남은 여생 주님의 뜻에 맡기며 살려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