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일외국인에 대한 차별을 딛고 끝까지 한국 국적을 지킨 일본 프로야구선수 장훈(張勳) 씨가 지난 4일 돗토리현에서 열린 ‘영주외국인 지방참정권 심포지엄' 주강사로 나서 재일교포 인권향상 및 차별철폐를 주장했다.

현재 일본에선 2004년 2월19일 ‘영주외국인 지방참정권부여법안’이 제출된 이래 영주 외국인의 지방선거 참정권을 놓고 계속 심사 상태에 있으나, 첨예한 대립을 보이고 있으며. 지방참정권 지지론자는 ‘(재일외국인도) 납세의 의무를 지고 있는데 지역의 사안에 대해 발언권을 주지 않는 것은 모순’이라고 주장하고있다.

이에 대한 반대론측은 ‘세금을 낸다고 참정권을 부여하는 이유는 될 수 없으며, 일본 국적자만이 국민 권리와 책임, 사명감을 갖으니 참정권을 원하면 일본인으로 귀화하면 될 일”이라며 맞서고 있다.

1940년 일본 히로시마에서 태어난 장훈 씨는 중학교 때 재일 한국인이라는 이유로친구들의 손가락질을 받아야 했고 고등학교 때는 같은 이유로 한동안 경기에 나갈수가 없었다.

장훈 씨는 “어린 시절 화재 사고를 당해 오른손 손가락을 못 쓰게 됐지만 한국인이란 이유로 치료에 차별을 받았다. 그러나, 다행히 어머니의 헌신적 간호 덕분에 살아날 수 있었다. 프로야구 선수가 되고 나서도 오른 손가락을 쓸 수 없었기에 좌타자로 전향하는 등 남보다 몇 배 더 노력했다”며 불굴의 3천 안타의 신화를 이뤄내기까지의 말 못할 고생담을 들려줬다.

그러나 갈수록 ‘(재일교포가) 일본 국민은 아닐지언정 일본 주민은 맞다’란 주장이 명분을 얻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장훈 씨가 나서서 재일교포의 설움을 대변한 셈이다.

장훈 씨는 강연서 “(내겐) 일본 영주권은 있지만, 참정권은 한국에도 일본에도 없다”며 재일교포 지방참정권을 보장해 줄 것을 적극 요청했다.

한편, 장훈 씨는 지난달 5일 한국과 재외동포간의 상호 교류와 이해를 통한 동질성 확립을 목적으로 제정된 ‘제1회 세계한인의 날’을 맞이하여 서울 코엑스홀에서 열린 기념 축전서 국민훈장 ‘무궁화장’을 수여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