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hoto :  기독일보) 훼드럴웨이제일장로교회 이민규 목사
(Photo : 기독일보) 훼드럴웨이제일장로교회 이민규 목사

얼마 전 새벽기도를 가려고 현관문을 나섰는데 집 앞마당 잔디에, 예전에 보지 못했던 흙더미가 크게 한 움큼 나와 있는 것을 보았습니다. 자세히 들여다보니 두더지가 땅을 파서 쌓아 놓은 흙더미였습니다. 근처를 가서 잔디를 밟는데 한쪽 라인을 따라서 마치 땅이 스펀지처럼 푹 들어가는 것을 느꼈습니다. 

저는 두더지 굴을 처음 봐서 흥미로운 생각으로 이곳저곳을 밟아봤더니 두더지가 여기저기 땅을 파서 굴 길을 만든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시간이 많이 지나자, 이곳저곳 흙더미가 쌓이는데 미관상도 안 좋고, 무엇보다 잔디에 피해를 주는 것 같아 이대로는 안 되겠다는 생각으로 여기저기 알아봤지만, 시원한 대답은 없었습니다. 

그래도 뭔가 해야겠기에 약을 사다가 두더지 구멍 입구들에 뿌려 놓았습니다만 효과는 없었습니다. 바람개비를 달아 놓으면 바람개비 돌아가는 소리가 땅에 진동을 일으켜 두더지가 싫어하는 소리를 낸다고 해서 역시 해봤습니다만 그 역시 효과를 보지 못했습니다. 그러다가 어떤 집사님이 방법을 하나 알려주셨습니다. 두더지는 벌레 포식자라 엄청 벌레를 많이 먹기 때문에, 벌레들이 살 수 없는 환경을 만들면 먹을 것이 없어서 이동한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벌레 약을 사다가 뿌렸습니다. 게다가 요즘에 너무 더워서 그런지 땅벌레들이 더 많이 줄어들었습니다. 그래서인지 그 활동적인 두더지가 보이지 않기 시작했습니다. 그때 깨달았습니다. 열심히 물만 주었더니 잔디와 함께 벌레들이 급증했고, 두더지는 그것으로 포식했다는 사실을 말이지요. 

어찌 보면 제가 원인 제공을 한 것일 수도 있었습니다. 영적 전쟁도 마찬가지 아닐까요? 사탄이 하는 일을 보면 꼭 두더지 같습니다. 밝은 곳에는 없고, 어두운 곳에서 성도의 영혼을 갉아먹으며 포식하고, 기생하는 모습이 말이지요. 

사탄이 내 마음에 오기를 원하는 사람은 없겠지만, 내가 때로는 사탄에게 먹을 것을 주고 있지는 않았는지 생각해 보게 됩니다. 사탄이 좋아하는 일과 생각을 한다면, 내가 원한 것은 아니지만 사탄을 초청한 것이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듭니다. 영적 벌레가 생기지 않게 우리 마음에 신약과 구약의 아주 좋은 약을 치면 효과가 있을 것입니다. 하여튼 두더지 잡는 일이 쉽지는 않은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