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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는 거시사(巨示史)와 미시사(微示史)로 구분 할 수 있다. 거시사는 세계 역사, 국사, 세계교회사, 한국 교회사 등과 같이 거대한 영역의 역사를 기술하는 것을 말하다. 거시사는 역사를 통전(通典)적으로 보는 것이고, 미시사는 작은 지역의, 작은 규모의 역사를 기술하는 것을 말한다.

여기 소개하는 <하나님 나라에서 개벽을 보다>는 전형적 미시사다. 저자의 조부되는 백락규 장로의 일대기를 통해 본 전라북도 군산 지역에 처음 기독교가 전파되는 과정에서 그의 역할과 활동 그리고 교회의 발전상을 구체적으로 기술하고 있다.

한국교회사를 공부하는 사람들이 닥치는 공통적 어려움은 사료의 빈곤이다. 그런데 필자는 한 개인의 삶을 통해 그 지역 미국 남장로교회 선교지부의 활동과 교회와의 관계, 그리고 그 속에서 백락규의 역할을 통해 지역 역사를 미세한 통찰과 유려한 필치로 진지하게 전개하고 있다.

비록 군산 지역의 선교 이야기지만, 이 책을 통해 한 지역에서 이루어진 초기 선교 사역과 기독교 신앙을 접한 이들의 변모하는 삶을 통해 초기 한국교회의 단면을 엿볼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은 한 개인의 이야기가 아니라, 지역 전체를 포괄하는 한 시대의 산 증언이자, 신앙고백이기도 하다.

이 지역 선교에 분야에 관심 있는 분들뿐만 아니라, 조상들의 신앙의 면모를 보기 원하는 분들에게 일독을 권해 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