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성결혼 주례를 허용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처벌을 받은 미국성공회 주교가 결국 교단을 떠나기로 했다고 미국 크리스천포스트(CP)가 31일 보도했다.
알바니 성공회 교구 담당이던 윌리엄 H. 러브 주교는 모든 교구에서 동성결혼의 축복을 의무화한다는 내용의 결의안을 시행하지 않아 징계를 받았다.
러브 주교는 26일 발표한 성명에서 자신이 4월 2일부로 성공회를 떠나 신학적으로 보수적인 북미성공회에 들어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러브 주교는 "부제, 사제, 주교로 30년 가까이 사역을 해 온 교단이기 때문에 결정을 내리기 쉽지 않았으나, 지난 2년 동안 정교회 내에서 신학적으로 보수적이고 정통적인 주교로서 겪은 제약들을 감안할 때, 올바른 결정이라고 믿는다"고 밝혔다.
이어 "조만간 북미성공회 교단에 등록하는 것이 저의 희망이자 계획이며, 그 때 제가 무엇을 하고 어디에서 봉사할 것인지에 대한 모든 세부사항을 별도로 발표하겠다"고 덧붙였다.
교단을 대표하는 마이클 커리 주교는 이날 성명을 내고 "러브 주교의 요구를 들어주었다"면서 "예수님께서 말씀하신 것처럼 교회로서 우리는 '모든 이들을 위한 기도의 집'으로 부름을 받았으며, '하나님께서 모든 자녀에게 좋은 집을 예비해주신다'는 믿음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동성결혼 문제를 구체적으로 언급하지는 않았다.
커리 주교는 "이러한 확신은 사회적 이론이나 문화에 대한 항복에 기초한 것이 아니라, 오히려 십자가에 못 박힌 예수님의 뻗은 팔이 바로 하나님의 사랑이 우리 모두를 포용하고 환영하기 위해 손을 내미는 궁극적 신호라는 것이 나의 믿음에서 나온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