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의 강경파 힌두교인 수백여명이 대형 예수상 설치 계획에 반대하는 시위를 벌였다고 미국 크리스천포스트(CP)가 14일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13일 나렌드라 모디 총리가 이끄는 바라티야 자나타당(Bharatiya Janata Party)의 모단체이자 힌두교 민족주의 단체인 민족봉사단(Rashtriya Swayamsevak Sangh) 회원들이, 인도 남부 카나타카(Karnataka)주 라마나가라 구역에서 시위를 벌였다.
시위자들은 인도 국기를 들고 1,000명의 경찰 병력에 둘러싸인 채 행진을 했다. 이들은 주 정부가 114 피트(약 34.8 미터)의 예수상을 설치하겠다는 계획을 철회하지 않으면 추가적인 시위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당초 예수상은 3,500명의 기독교인들이 거주하고 있는 하로벨(Harobele)의 카팔라베타(Kapalabetta)라는 언덕 꼭대기에 세워질 계획이었다. 이 땅은 방갈로 대교구에 속한 곳이기도 하다. 그러나 많은 힌두교인들은 이 동상이 세워질 언덕이 힌두교의 성지라고 믿고 있다고 한다. 현재는 어떤 성전도 세워져 있지 않은 상태다.
이와 관련, 교구 언론 책임자인 시릴 빅터 조셉(Cyril Victor Joseph) 신부는 UCA 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라마나가라 구역의 이 땅은 오랫동안 교구에 속해 있었다"면서 "이러한 논쟁은 불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원래 이 땅에는 십자가가 있었고, 십자가의 길로 사용돼 왔었다. 이 땅이 우리에게 기부되어 십자가 대신 예수상을 세우길 원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에 따르면, 주장관 출신의 인도 국민회의당(Congress party) 대표인 D.K. 시바쿠마르 의원은 이 땅을 작년 12월 가톨릭 교구 산하 신탁 기관에 기부했다고 한다.
힌두교 단체들의 시위 속에, 지난달 시작된 예수상 설치 공사는 중단된 상태다.
조셉 신부는 "주정부가 중재에 나서기로 했으며, 관계자들에게 분쟁에 대한 조사를 실시해 소유권을 명확히해 줄 것을 요구했다. 그 때까지 지켜봐야 하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한편, 인도에서는 지난 2014년 나렌드라 모디 총리의 당선 이후, 민족주의 색채가 짙은 바라티야 자나타당이 부상하면서 힌두교 민족주의자들의 폭력과 종교적 소수자들에 대한 차별이 증가하고 있다.
인도는 2019년 미국 오픈도어즈가 발표한 박해국가 순위에서 10위를 기록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