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시 솔로몬에게 고하여 가로되 아도니야가 솔로몬 왕을 두려워하여 지금 제단 뿔을 잡고 말하기를 솔로몬 왕이 오늘 날 칼로 자기 종을 죽이지 않겠다고 내게 맹세하기를 원한다 하나이다 (왕상 1:51)
그 소문이 요압에게 들리매 저가 여호와의 장막으로 도망하여 단 뿔을 잡으니 이는 저가 압살롬을 좇지 아니하였으나 아도니야를 좇았음이더라 (왕상 2:28)

이 두 이야기는 목숨이 위태로운 아도니야와 요압이 살기 위해서 제단의 뿔을 잡았던 내용이다. 이스라엘 시대에 제단 뿔은 위기로부터 생명을 보장해 주는 안전 장치로 간주되었다. 그래서 아도니야는 제단 뿔을 잡음으로 목숨을 부지할 수 있었다. 그러나 요압에게는 제단 뿔이 안전 장치가 되지 못했다. 그 이유는 출애굽기 21:14 절에서 확인할 수 있다: 사람이 그 이웃을 짐짓 모살하였으면 너는 그를 내 단에서라도 잡아내려 죽일지니라.

스콧 스트립링 (Scott Stripling)은 2017 년 여름부터 에브라임 산지의 실로를 발굴하고 있다. 스트립링의 3 년 발굴을 통해서 초기 이스라엘 종교의 중심지였던 실로의 옛 모습이 점차 드러나고 있다. 실로에서 발견된 유물들은 다양하다. 뿔이 달린 제단의 일부 3 개 발견, 진흙으로 빚은 2 센티미터 크기의 석류, 이집트 바로 투트모세 3 세 (Thutmose III)의 스캐럽, 정결한 짐승의 오른쪽 정강이 뼈가 다량 발견, 많은 양의 곡식을 저장할 수 있는 대형 곡식 항아리 등등 초기 이스라엘뿐만 아니라 실로가 종교적 중심지였음을 입증하는 많은 유물들이 발견되었다.

뿔이 달린 제단 일부 3 개는 모두 초기 이스라엘 시대 (1177-980 BC)의 기념비적인 건물에서 발견되었다. 이 건물은 성막의 위치 방향과 동일한 동-서 방향으로 건축되었다. 제단 뿔이 발견된 같은 장소에서 진흙으로 빚은 석류와 투트모세 3 세의 스캐럽도 발굴되었다. 뿔 달린 제단의 크기는 두 개는 동일한 크기 (길이 38 센티미터, 너비 22 센티미터)이며 세번째 것은 이보다 작은 크기 (길이 18 센티미터 너비 13 센티미터)이다. 발견된 제단의 사용 시기는 초기 이스라엘 시대 (Iron Age I)에 속한다. 이 시기는 가나안 정복과 사사 시대에 해당한다.

실로에서 제단 뿔 발견
(Photo : 기독일보)

실로는 예루살렘에 솔로몬 성전이 세워지기 전까지 이스라엘 종교의 중심지였으며 이스라엘 왕국 이전에 멸망하였다: 너희는 내가 처음으로 내 이름을 둔 처소 실로에 가서 내 백성 이스라엘의 악을 인하여 내가 어떻게 행한 것을 보라 (렘 7:12). 실로가 멸망할 때에 이 제단도 함께 파괴된 것으로 스콧 스트립링은 말한다. 실로의 멸망 시기는 사무엘상 4 장의 블레셋과 이스라엘 간의 전쟁으로 하나님의 언약궤는 블레셋에게 빼앗겼고, 여호와의 제사장인 엘리가 죽었을 때에 실로 역시 블레셋에 의해 멸망한 것으로 이해한다.

이스라엘에서 발견된 가장 잘 알려진 제단은 브엘세바의 네 뿔이 달린 제단이다. 브엘세바 제단은 이스라엘의 분열 이후 북 이스라엘 이교도 정책의 영향에 의해 만들어졌을 것이다. 그래서 이 제단은 히스기야의 종교 개혁 때에 파괴되었을 것으로 이해한다: 히스기야가 그 조상 다윗의 모든 행위와 같이 여호와 보시기에 정직히 행하여 여러 산당을 제하며 주상을 깨뜨리며 아세라 목상을 찍으며 모세가 만들었던 놋뱀을 이스라엘 자손이 이때까지 향하여 분향하므로 그것을 부수고 느후스단이라 일컬었더라 (왕하 18:3-4).

같은 장소에서 발견된 진흙으로 만든 2 센티미터의 석류는 제사장의 겉옷에 달았던 모양과 크기와 얼추 비슷하지만 진흙으로 만든 것으로 보아 성막을 장식했던 석류 복제품이었을 것으로 발굴팀은 판단한다. 출애굽기 28:31-34 절에 기록된 제사장 의복의 석류에 관한 내용이다: 너는 에봇 받침 겉옷을 전부 청색으로 하되 두 어깨 사이에 머리 들어갈 구멍을 내고 그 주위에 갑옷 깃같이 깃을 짜서 찢어지지 않게 하고 그 옷 가장자리로 돌아가며 청색 자색 홍색실로 석류를 수 놓고 금방울을 간격하여 달되 그 옷 가장자리로 돌아가며 한 금방울 한 석류 한 금방울 한 석류가 있게 하라.

실로에서 제단 뿔 발견
(Photo : 기독일보)

2 센티미터의 작은 진흙 석류는 모두 5 개의 갈래였지만 1 개는 떨어졌고 4 개는 그대로 남아 있다. 석류를 장식하는 것은 성전 (왕상 7:18, 20, 42, 왕하 25:17, 대하 3:16, 4:13) 뿐만 아니라 유대인들의 일상 생활에서도 주요 모티프로 사용되었다.

실로에서 발견된 유물들 중에는 초기 이스라엘 시대의 희생 제물이 불에 타고 남은 재, 정결한 짐승들의 뼈가 대량으로 발견되었다. 흥미로운 것은 발견된 짐승들의 뼈 대부분은 오른쪽 다리 뼈란 사실이다. 이것은 성경의 내용과 잘 일치한다. 희생 제물의 오른쪽 다리는 제사장의 몫이었다: 너희는 그 화목제 희생의 우편 뒷다리를 제사장에게 주어 거제를 삼을지니 아론의 자손 중 화목제 희생의 피와 기름을 드리는 자가 그 우편 뒷다리를 자기의 소득으로 삼을 것이라. 내가 이스라엘 자손의 화목제 중에서 그 흔든 가슴과 든 뒷다리를 취하여 제사장 아론과 그 자손에게 주었나니 이는 이스라엘 자손에게 받을 영원한 소득이니라.

독자들의 흥미를 끄는 것이 또 있다. 곡식 저장용 대형 토기들이 발견되었다. 이것은 이스라엘 백성들이 곡식과 실과의 첫 소산물의 십일조를 보관하는 저장용 토기였을 것으로 판단한다. 첫 열매의 십일조는 모두 레위인과 제사장에게 드려졌다: 너희는 너희 하나님 여호와께서 자기 이름을 두시려고 한 곳을 택하실 그곳으로 나의 명하는 것을 모두 가지고 갈지니 곧 너희 번제와 너희 희생과 너희 십일조와 너희 손의 거제와 너희가 여호와께 서원하는 모든 아름다운 서원물을 가져가고 (신 12:11) 이 외에도 십일조를 레위 자손에게 기업으로 주신 기록들은 성경에 많이 기록되었다 (민 18:21, 24, 26, 28, 신 12:6, 17, 14:22, 23, 26:12).

스트립링의 실로 발굴은 2017 년 이래 계속되고 있다. 위에서 언급한 진흙 석류, 뿔 달린 제단 일부, 곡식 저장용 대형 토기, 정결한 짐승들의 오른쪽 다리 뼈 등등 이스라엘의 성막과 성전 예배를 잘 이해할 수 있는 유물들 외에도 앞으로 더 많은 유물들이 발굴되어 성경의 배경을 이해하는데 큰 도움이 되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