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세기 12장은 믿음의 조상이라 불리는 아브람이 하나님의 부르심에 순종해 평생 하나님의 뜻을 따라 살아가는 삶의 첫걸음이 기록돼 있습니다. 아브람은 '복의 근원'이라는 별칭을 얻게 되면서 하나님으로부터 엄청난 약속과 축복을 얻었음에도, 본성적인 나약함 때문에 심각한 실수를 범하게 됩니다.

이런 사실을 기록하는 성경은 아브람이 복을 받을 사람이 아니라는 자격의 문제가 아닌, 아브람이 왜 실수했는지 그 이유를 말해줍니다. 본문을 배경으로 '아브라함의 실패 경험'이라는 제목으로 묵상하고자 합니다.

1. 목숨을 두려워했기에 실패했다

11-13절입니다. "그대는 아리따운 여인이라 애굽 사람이 그대를 볼 때에 이는 그의 아내라 하고 나는 죽이고 그대는 살리리니, 원컨대 그대는 나의 누이라 하라 그리하면 내가 그대로 인하여 안전하고 내 목숨이 그대로 인하여 보존하겠느라".

이 말씀은 아브람의 목숨을 두려워하는 약한 인간성이 드러나는 부분입니다. 아브람은 아내의 정조를 잃더라도, 목숨을 유지하겠다는 속셈이었습니다. 아브라함의 예상은 적중했습니다. 아내와 함께 애굽에 들어갔을 때 아내의 아리따움을 본 신하들이 왕에게 보고하게 된 것입니다. 결국 사라는 왕에게 불려 들어갔고, 아브라함은 아내를 내준 덕분에 남녀 종들과 양떼와 소떼, 나귀와 약대 여러 마리를 선물로 받았습니다.

이로 인해 아브라함은 왕에게 아내를 빼앗기고 약간의 재물을 얻어 살게 되었습니다. 물론 나중에 여호와께서 재앙을 내려 왕의 집을 치시므로 바로 왕은 할 수 없이 아브라함의 아내를 내어 주었습니다. 이는 아브라함이 목숨으로 재물과 아내를 바꾸었다는 점에서, 중요한 일에 목숨을 걸지 못했다는 교훈을 배우게 됩니다.

2. 인간적인 정(情) 때문에 실패했다

창세기 16장에 보면 사라는 90세 되도록 자녀를 갖지 못했습니다. 여자 입장에서 자식이 없는 이유가 자기 탓이라고 생각할 때 괴로웠을 겁니다. 그래서 아브라함에게 "원컨대 나의 여종과 동침하라, 내가 혹 그로 말미암아 자녀를 얻을까 하노라"고 말합니다. 아브람은 아내 사라의 말을 그대로 따랐습니다,

그리하여 아브라함은 하갈과 동침하여 임신을 했는데, 이 때부터 가정 불화가 시작됩니다. 하갈이 임신하더니, 여주인 사라를 멸시했기 때문입니다. 사라는 자기가 주선한 일이었지만, 남편에게 잘잘못을 가려달라고 울며 야단입니다. 결국 사라는 하갈을 학대했고, 하갈은 아들과 함께 내쫒기고 맙니다.

이는 아브라함이 인간적인 정(情)에 약해 실패한 모습입니다. 결과론이지만, 아브라함이 아내의 말을 거절했더라면 이런 저런 문제가 없었을 것입니다. 이로 보건대 신앙생활은 인간적인 정을 쫒으면 안 된다는 것을 배우게 됩니다. 인간적인 정은 하나님의 뜻을 따르지 못하게 만들기 때문입니다.

실로 신앙생활은 엿가락 늘이기가 아닙니다. 그래서 사람의 보기에는 냉정하다 할 정도로 딱 잘라서, 하나님의 뜻을 따르는 결단력이 필요합니다.

3. 믿음의 의지가 약해서 실패했다

하나님은 아브라함에게 자녀를 주시겠다고 약속하셨습니다. 아브라함은 하나님의 약속을 믿고 기다려야 했지만, 그러지 못했습니다. 물론 15년을 기다렸으면 20년까지도 기다려야 했으나, 그러지 못했습니다. 이는 아브라함이 믿음의 의지가 약했기 때문입니다.

아브라함은 아들을 주시겠다는 하나님의 약속이 불가능하게 됐다고 생각했는지 모릅니다. 하나님의 약속에 대한 확신이 흔들렸을 것입니다. 이것이 우리에게 주는 교훈은 큽니다. 우리도 믿음의 의지가 강하지 못하여 일을 그르치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의지와 관련해, 저는 미국의 16대 대통령을 지낸 아브라함 링컨를 예로 들고자 합니다. 링컨은 1831년 사업에 실패하고, 주의원 선거에서 낙선하고, 그리고 다시 사업에도 실패했습니다. 10년 후인 1841년에는 신경쇠약증으로 병원에 입원했으며, 국회의원 공천을 받지 못했고, 또 14년 후인 1855년 상원의원에 출마했다가 낙선하고, 3년 후 다시 입후보했다 낙선했습니다.

그러나 그는 끝내 포기하고 않고 도전했고, 정치에 도전한지 거의 30년만인 1860년에 대통령에 당선돼 미국 역사에 길이 남는 가장 훌륭한 대통령이 됐습니다. 실패에도 약해지지 않은 링컨의 강한 의지를 보게 됩니다.

▲김충렬 박사.
▲김충렬 박사.

4. 정리

아브람은 지도자로서 목숨을 두려워하지 말았어야 했습니다. 인간적인 정에도 약해선 안 됐고, 믿음의 의지가 강했어야 했습니다. 저와 여러분도 아브람의 실패에서 얻은 교훈을 마음에 새겨, 하나님의 복을 체험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기도하십시다!

"주님! 우리는 그리스도인으로써 믿음에 온전히 서지 못하여 실패하는 때가 많습니다. 주님, 우리로 하여금 목숨의 두려움에 실패하지 말게 하시고, 인간적인 정에 실패하지 말게 하시고, 더욱 믿음의 의지에 약하지 말게 하옵소서. 무엇보다 우리 그리스도인들은 어떤 환경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믿음을 가진 사람들이 되게 하소서! 어떤 경우에도 흔들리지 않는 사람에게 반드시 복을 내리시는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

김충렬 박사(한국상담치료연구소장, 전 한일장신대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