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가주교협 제48차 정기총회가 11월 20일 나성소망교회에서 개최됐다.
(Photo : 기독일보) 남가주교협 제48차 정기총회가 11월 20일 나성소망교회에서 개최됐다.

남가주기독교교회협의회 제48차 정기총회에서 김재율 현 회장의 유임이 결정됐다. 이로써 김재율 회장은 제46차에서는 회장 직무 대행, 제47차와 48차에서 내리 회장을 하면서 사실상 3회기 동안 재임하게 됐다.

11월 20일 오전 11시 나성소망교회에서 열린 제48차 정기총회는 회원 29명이 등록한 가운데 시작됐다. 총회의 가장 큰 관심사는 역시 차기 회장 선출이었다. 차기 회장 출마 자격을 갖춘 김종용 수석부회장이 지난 9월에 이미 사임했기에 차기 회장 출마자가 없는 상황이었다. 남가주교협은 전년도 수석부회장을 역임한 자만이 회장에 출마할 자격이 있다. 남가주교협은 차기 회장 출마를 위해 단 2개월 만이라도 수석부회장을 맡을 목회자를 물색했지만 끝내 인물 영입에 실패한 것이다. 김재율 회장은 “총회 직전까지 최선을 다해 수석부회장을 찾았지만 끝내 찾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공천위원회도 10월 11일, 11월 3일, 그리고 총회 직전인 11월 17일까지 3차에 걸쳐 위원회를 열었지만, 회장 후보, 수석부회장 후보를 공천하지 못했다. 회장 후보자는 사임 후 공석 상태이고, 수석부회장 출마자는 아예 없었다.

회원들은 김종용 목사의 사임 이유를 총회에 질의했고 김재율 회장은 회원들의 동의를 얻어 김종용 목사에게 답변을 요청했다. 김 목사는 “중간에 사임해 죄송하다. 현 교협은 회장과 임원, 그 교회 성도들이 뛰고 있다. 게다가 교협의 이미지도 실추되어 있다. 이런 때 남가주 지역에서 신망받는 대형교회 목회자가 수석부회장을 거쳐 회장을 역임하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해 사임했다”고 밝혔다.

이어 공천위원회 서기인 백종윤 목사는 “우리가 선택할 수 있는 대안은 차기 회장 선임 전까지 현 회장의 임기를 자동 연장하는 것, 현 회장이 1년간 유임하는 것, 정관에 연임 규정을 추가하고 회장이 연임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백 목사에 따르면, 유임은 대안이 없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1년간 더 재임하는 것이고, 연임의 경우는 현 회장이 다시 한번 회장을 하겠다는 의지를 갖고 정식 출마해 다른 출마자와 경쟁하는 상황이다.

김재율 회장이 총회를 진행하고 있다.
(Photo : 기독일보) 김재율 회장이 총회를 진행하고 있다.

회원들은 김재율 회장의 시한부 임기 연장과 1년간 유임을 놓고 고민하다 30분간 정회하기로 했다. 속회했을 때 회원은 20명으로 줄어 있었다. 회원들은 회장이 1년간 유임하는 안만을 놓고 가부를 묻기로 하고 거수로 표결해 12명이 찬성했다. 과반수가 넘어서 회장 유임이 결정되었지만 현 정관이 회장의 임기를 1년으로만 규정한 상태에서 한 표결은 무효라는 주장이 나왔다.

이에 총회는 임원의 임기와 선출에 관해 규정한 정관 14조와 16조에 대한 규칙 일시 정지를 16명의 찬성으로 가결하고 김재율 회장의 유임안을 다시 표결했다. 이번에는 20명 중 13명이 찬성했다.

회장 유임을 결정하는 과정에서 수석부회장을 역임했던 김종용 목사가 회장에 출마할 수 있게 해 주자는 의견을 김영구 목사(현 남가주목사회장)가 냈지만, 김재율 회장은 “우리 총회는 공천위원회를 거치지 않고 총회 플로어에서 출마해 표결한 전례가 없다”고 말했다. 김영구 목사가 그 이유를 질의하자 김 회장은 “이단이나 일부 교회가 사람을 동원해 회장을 하려는 시도를 차단하기 위한 것”이라 설명했다. 김영구 목사가 “김종용 회장은 이미 수석부회장을 역임했으니 그런 위험이 없지 않나”라고 말하자, 김 회장은 “법 절차를 존중해야 한다”면서 “김종용 목사가 향후 정식으로 서류를 접수하고 출마한다면,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남가주교협의 수석부회장 공석 사태는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더 정확히 말하면 출마자 자체가 없어서 공석이 된 경우다. 2013년 박효우 회장의 제44회기는 수석부회장 없이 시작됐다. 그리고 제45차 총회 한 달 전에 최혁 목사가 수석부회장이 됐다. 한 달 뒤 최 목사는 제45회기 회장이 됐지만, 여전히 이때도 수석부회장은 없었다. 최 회장은 8개월 뒤에야 강신권 목사를 수석부회장으로 영입하는 데에 성공했다. 제46회기는 '강신권 회장-김재율 수석부회장'으로 순조롭게 시작하나 했지만, 강 목사가 공천위원회를 통과하지 못하면서 남가주교협은 또 다른 혼란에 빠져들었다. 결국, 강 목사는 임시총회를 거쳐 5개월 만에 회장에 올랐지만 이후 강신권 회장과 김재율 수석부회장의 갈등으로 남가주교협은 큰 지탄을 받기도 했다. 그리고 제47회기에서는 김종용 목사가 돌연 사임하며 또다시 수석부회장 공석 사태를 맞이한 것이다.

일각에서는 김종용 목사의 일방적 사임과 그 사임을 수리한 교협이 무책임하다는 의견도 있다. 총회에서 김종용 목사는 “죄송하다”고만 했지만, 다수의 교계 소식통들은 “김종용 목사는 오렌지카운티 지역의 한 목회자가 수석부회장을 맡겠다는 확답을 받은 후 사임했다”고 전하고 있다. 왜 그가 갑자기 마음을 바꾸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지만 이 소식통들은 “현재 남가주교협의 위상과 상황이 말이 아니기 때문이거나 오렌지카운티교협의 반대를 우려하기 때문”으로 추측하고 있다. 실제로 과거 오렌지카운티 지역에서 목회하는 최순길 목사가 남가주교협 회장이 됐을 당시 오렌지카운티교협 회원들은 2016년 11월 제26차 정기총회에서 상당한 불편함을 표한 적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