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 준 목사
권 준 목사

5월에 들어왔습니다. 올해는 비가 아주 늦게까지 오고 있습니다. 새 기록을 세웠을 뿐 아니라 오래 남겨질 기록을 세우는 해가 아닌가 합니다. 덕분에 뒷마당은 숲이 우거졌습니다. 꽃도 예쁘게 피었고 새로 돋아나는 순들도 아주 건강하게 자라고 있습니다. 사람에게는 별로 좋지 않은 환경일지라도 나무들에게는 최적의 조건이 되었나 봅니다. 꼭 나에게 좋아야만 좋은 환경이 아니라 정작 자라고 살아야 하는 것들에게 좋은 환경이 되는 것이 좋은 환경 아니겠나 하는 생각을 하며 새로운 한 주를 시작합니다.

이번 주 형제와 함께 다음 세대에 대해 생각해 보려고 합니다. 한국은 지금 세대 간의 분열이 극에 달하고 있습니다. 한 집안에서 어르신들은 태극기 집회에 나가고 젊은이들은 촛불집회에 나가면서 분열이 되었고 집안에서 서로를 비난하고 싸우는 일이 빈번하게 벌어진다고 합니다. 생각은 다를 수 있습니다. 한 가지 사건을 보며 다른 해석을 내 놓을 수 있습니다. 그것은 아주 건강한 일이며 이 세상이 발전하였던 것은 나와 같지 않은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제가 나이가 들면서 끊임없이 싸우는 것 중에 하나는 내 자신의 생각이 항상 옳지 않다는 것을 인정하는 것입니다. 때로는 저보다 젊은 사람의 의견이 맘에 들지는 않지만 분명 더 좋은 때가 있습니다. 그것은 그들의 사고의 틀과 저의 사고의 틀이 다르기 때문이지 그들이 꼭 뭐를 몰라서 그런 것은 아닙니다. 그렇지만 저에게서 올라 오는 생각은 뭐를 몰라도 한참 모른다 라고 무시하고 싶은 생각입니다. 이런 생각을 즉시 누르고 겸손하게 그들의 말을 듣지 않으면 저는 그들로부터 영원히 따돌림 당하게 될 것이고 정말 제가 옳은 때에 하는 말도 그들은 경청하지 않을 것입니다.

다음 세대를 키우는 것, 잘 키우는 것 생각보다 쉽지 않습니다. 잘 먹이고 좋은 학교에 보내주는 것보다 더 많은 희생을 요구합니다. 그들이 하고 싶은 대로 놔두는 것도 잘 키우는 것이 아닙니다. 적절한 간섭이 있어야 하지만 그 적절함이 어디 인지 알 수가 없을 때가 많습니다. 좋은 것 다 해 준다고 꼭 성공하고 잘 되는 것도 아닙니다. 그래서 오늘도 다시 말씀으로 돌아가 하나님께 지헤를 구하고 그분의 도우심을 구합니다. 그 길밖에는 길이 없기 때문입니다.

형제와 제가 이번 달 가정을 생각하면서 함께 기도하고 싶습니다. 다음 세대가 충고를 구하는 어른이 되고 싶습니다. 어려움이 닥쳤을 때, 혹은 큰 결정을 내려야 할 때 믿고 도움을 구하고 기도를 요청하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그런 기도를 드리기를 원합니다. 생각은 다를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 다른 생각을 서로 비난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그렇게 생각할 수 도 있구나 하는 서로를 향한 열린 마음을 가졌으면 좋겠습니다. 그럴 때에 우리 공동체는 전 세대가 하나 될 수 있습니다. 다른 생각을 가진 사람이 있어 이 공동체가 더 발전할 수 있다는 긍정적인 마음을 가진 건강한 사람들이 키워지게 되는 것입니다.

생각과 관점은 다를 수 있으나 그리스도를 사랑하고 하나님의 나라를 확장하려는 마음에는 하나라는 것을 서로 인정하고 뜨겁게 서로를 사랑하는 공동체, 바로 그런 공동체가 형제교회입니다. 그 마음을 다시 확인하고 오늘도 우리의 마음을 하늘을 향해, 서로를 향해, 그리고 세상을 향해 활짝 열고 힘차게 살아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