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정 통해 비전과 꿈을 이루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사람'이라는 것 깨달아

'그리스도를 본받는 선교사학교'를 진행하고 있는 시드선교회의 감동은 다른 해보다 남다르다. 매년 여름 개최했던 선교사훈련학교가 10주년을 맞이하기도 했지만 그보다는 자체 선교센터에서 선교사훈련학교를 진행하고 있기 때문이다.

시드선교회에게 밴쿠버의 선교사 훈련센터 '그리스도를 본받는 선교사 훈련센터(Imitating Christ Training Center 이하 ICTC)'는 단순한 선교센터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 선교센터를 놓고 기도한 지 7년만에 마련된 곳이자 시드선교회의 기도제목이 고스란히 이뤄진 기도 응답의 결과물이기 때문이다.

시드선교회는 지난 1997년 1.5세 선교사들을 훈련해 파송한다는 계획 하에 선교사 학교를 시작했다. 3박 4일 워싱턴장로교회에서의 민박으로 시작된 선교사학교는 16주간의 훈련으로, 합숙훈련으로 해를 거듭하면서 발전해왔다. 지금의 공동체 훈련이 시작된 것은 2002년부터다.

시드선교회의 선교사학교는 이름 그대로 '그리스도를 본받게 하는 데' 목적이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공동체 훈련이 필수였다. 그러기 위해서는 선교센터가 필요했다. 2001년, 선교 훈련원의 필요성을 절감한 훈련생들은 자발적으로 훈련 기간동안 훈련원의 마련을 위해 기도했다. 박신욱 목사는 함께 기도하는 도중 '시드선교회 만을 위한 곳이 아닌, 모든 한인 선교사를 위한 선교센터를 위해 기도하라'는 감동을 받았다. '3천여 한인교회, 그리고 전세계 곳곳에 퍼져있는 한인 선교사를 위한 장소'로 비전이 커지고 나니 감사한 한편 마음 한구석으로부터 걱정이 시작됐다. '과연 할 수 있을까?'

이듬해에는 호놀룰루에서 3개월간 합숙훈련을 시작했다. 60명이 넘는 인원이 3개월 동안 합숙 훈련을 한다는 것 자체가 무리인데다가 재정만 해도 10만불이 필요했다. 불가능 처럼 보였다. 하지만 참가자들은 서로의 등록비를 내주고 공동 기도편지를 써서 헌금을 모았다. 한푼 두푼...놀랍게도 필요한 10만불이 모두 채워졌다. 다음해에는 캐나다 광림교회에서 민박을 하며 40일을 지냈다. 2004년에는 훈련 한 달을 앞두고 갑자기 예약된 장소가 취소돼 부랴부랴 다른 장소를 구하기도 했다.

일이 이렇게 되다보니 박신욱 목사는 훈련받는 선교사에게도, 섬기는 이들에게도 미안한 마음이 들기 시작했다.

'아, 내가 필요한 재정을 채우기 싫어서 피하고만 있었구나.'

하나님께서 주신 비전을 잃어버린데 대해 회개했다. 그리고 본격적으로 훈련원 부지와 재정을 알아보기 시작했다. 당시만 해도 수양관을 구입한다는 것은 꿈도 꾸지 못했다. 하지만 하나님께서는 지금의 수양관으로 박 목사를 인도했다. 캐나다 서리에 위치한 수양관은 영국 선교단체인 페이스미션이 13년간 운영해 오던 것이었다. 시가 8백만불 짜리였지만 페이스미션은 자신들이 기대하고 있던 조건의 단체에게 4백만불에 인수하고자 기다리고 있었다.

바닷가에 인접한 수양관은 경치도 아름답거니와 아늑하고 조용해서 선교사들이 훈련하기에 안성마춤이었다. '바로 이 곳'이라는 생각이 들면서 한 편으로는 마음에 원망이 생기기 시작했다. '하나님께서 선교센터를 주신다고 하셨는데...' 4백만불이라는 금액을 마련한다는 것은 불가능으로 보였기 때문이다.

이 때가 2005년 6월이었다. 제안 마감일 아침 제안서를 낸 순간부터 1년 반 동안 계약을 4번이나 연기하는 우여곡절 끝에 시드선교회는 수양관을 인수했다. 당시 1천만불을 제시한 개발회사들을 포함해 30개의 오퍼가 있었고, 시드선교회에는 마련된 자금이 한 푼도 없었다. 박신욱 목사는 "1년 반이라는 시간은 4백만불이라는 재정을 모금하기 위해 필요했던 시간이 아니라 선교훈련센터를 운영하기 위해 필요한 하나님의 사람들을 만나기 위한 '필수적인 과정'"이었다고 말한다.

그만큼 선교센터는 선교센터의 필요성을 절감한 사람들의 기도와 헌금이 쌓여 마련됐다. 막막해보이기만 했던 모금은 평생 모은 5천 4백불을 헌금한 한 집사의 헌금이 시발점이 됐다. 그 집사는 부엌일로 선교사훈련학교를 섬겼던 사람이었다. 이후 선교사훈련센터의 필요성을 절감한 사람들이 각자 20불부터 170만불까지 헌금했다. 그리고 선교사훈련학교에 참가한 선교사와 스텝들은 릴레이 금식을 하며 기도를 쌓았다. 이 외에도 '선교사훈련학교가 꼭 필요하다'며 기도해 준 사람은 셀 수 없다. 그래서 지난 7월 초 선교훈련센터 봉헌예배에서 감사패를 받은 사람은 한 명도 없다. 너무 많아서 다 전달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박 목사는 "ICTC를 마련하기 위해 걸어왔던 7년은 센터가 시드선교회만의 것이 아니라 모든 선교사를 위한 장소가 되기 위한 시간이었다"고 고백한다. 센터 마련을 위해 가슴을 졸이고, 기도하고, 헌금을 모으지 않았더라면 하나님께서 주신 비전, 기도했던 제목대로 운영될 수 없었을 것이다.

"신기하게도 선교훈련센터를 위해 모은 헌금은 있는 사람들이 한 것이 아닙니다. 가진 것이 없지만 주의 일을 하고 싶어서 준비해 놓았던 물질, 그리고 손수 '내어놓음'을 실천한 희생이 모인 것입니다. 그동안 자원하는 헌금, 희생적인 헌금, 준비된 헌금을 위해 기도하고 설교했는데 이 모든 것을 다 갖춘 헌금을 모으게 하신 것이죠. 기도의 능력을 체험한 사건입니다."

ICTC는 앞으로 30%는 선교사를 위해, 30%는 지역 교회를 위해, 30%는 목회자를 위해, 10%는 지역을 위해 쓰일 예정이다. 센터도 시드선교회의 명의가 아닌 독립자산으로 캐나다에 등록 중이다.

박신욱 목사는 '비전과 꿈을 이루기 위해 돈, 믿음, 사람'이 필요하다는 것을 배웠다. 그리고 이 중에 가장 중요한 것이 꿈과 비전을 같이 나누고 헌신할 수 있는 '사람'이라는 것도 말이다.

"하나님께서 하시자면 한두사람이 마련할 수도 있었을 것입니다. 뜻하신 목적을 이루기 위해 훈련시키신거죠. 과정을 통해 하나님께서 부르신 사람을 만난 것, 하나님 나라에 헌신된 사람들을 만난 것, 선교사들의 함께 헌신과 노력을 쏟을 수 있었던 것에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