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사회의 희망의 등불인 청소년. 그들이 제대로 성장하지 못한다면 커뮤니티의 미래는 어둡다. 교회도 마찬가지다. 이같이 자명한 진리에도 불구하고 한인들은 아직까지 사회에서, 가정에서, 때로는 교회에서조차 덜 여문 가치관 때문에 방황하기 쉬운 그들에게 충분한 관심과 사랑을 쏟지 못하고 있다. 이런 현실을 극복하려고 청소년들의 가슴에 그리스도를 심는 일을 지난 2007년 이래 쉼없이 펼쳐 온 남가주한인청소년비전센터(Korean Youth Vision Center)가 시선을 집중시킨다.

이중언어 하는 1.5세 사역자들 파송
9년째 고교 캠퍼스서 학생 신앙지도
백일장 찬양제로 가정 바로 세우고
청소년합창단 창단 순회공연 갖기도

남가주한인청소년비전센터 이사장 김영대 목사는
(Photo : 기독일보) 남가주한인청소년비전센터 이사장 김영대 목사는 “청소년들이 바로 성장하지 못하면 한인사회의 미래는 없다”며 적극적인 후원을 부탁했다.

“김영길 목사님, 장재원 목사님, 김중헌 목사님, 지금은 천국에 계신 황영대 목사님 등과 뜻을 모아 뉴욕의 전문가를 초청해 조언을 듣는 등 1년의 준비를 거쳐 단체를 만들게 되었습니다. 우리 자녀들을 기독교 정신으로 양육하는 일에 교회가 앞장서야 한다는 마음이 절실했지요. 바른 신앙을 길러줄 때 그들이 미국사회의 주인으로 우뚝 서게 되리라는 것과 그 일을 해야 할 책임이 어른들에게 있다는 것이 우리의 생각이었습니다.”

중부교회협의회 회장으로 활동하던 당시 KYVC를 산하단체(현재는 독립)로 출범시키고 4년째 이사장을 맡아 대표 전동은 목사와 더불어 헌신하고 있는 김영대 목사는 청소년 이야기를 할 때면 목소리가 한 톤 높아진다. 칠순을 넘었지만 나이는 숫자에 불과함을 잘 아는 그는 뚜렷한 비전을 갖고 그들을 세우는 일에 남은 생애를 아낌없이 투자하고 있기 때문이다.

라미라다에 사무실을 둔 KYVC가 가장 심혈을 쏟는 것은 이중언어 구사가 자유로운 1.5세 및 2세 차세대 목회자들을 한인 학생들이 많은 고교 캠퍼스로 파송, 신앙지도를 하도록 하는 학원 사역. 교회 부목사와 전도사인 이들은 매주 한 차례 맡은 학교를 찾아 2시간여를 학생들과 보내며 ‘KYVC 클럽’을 이끈다. 학생들에게 성경을 가르쳐주고 힘든 문제를 놓고 눈물로 함께 기도하는가 하면 형 오빠, 누나 언니가 되어 그들의 고민을 상담해 준다. 사무총장 1명을 비롯 7명이 LA고교, 세리토스고교, 가고교, 사이프러스고교, 웨스턴고교, 어바인고교 등을 맡고 있다. 장차 케네디고교, 옥스퍼드고교, 서니힐스고교, 트로이고교 등에도 클럽을 세워 현재의 6개에서 12개로 늘린다는 목표를 세워놓고 있다.

“자기가 사는 지역 주변의 학교를 섬기는 젊은 사역자들이 KYVC의 기둥들입니다. 차 기름값에 불과한 활동비만 받고도 사명감에 불타 사역하는 이분들이 있기에 많은 학생들이 신앙의 성숙을 경험하고 곁길로 나가고픈 젊은 날의 유혹을 이겨냅니다. 크리스천클럽을 학교에 만드는 것이 쉽지 않지만, 언젠가 한 학교의 교감으로부터 우리 단체가 들어간 이후로 교내 범죄가 줄었다는 말을 듣고 용기백배했습니다.”

김 이사장에 따르면 KYVC는 대부분 그 학교에 재직 중인 한인 기독교인 교사가 다리를 놓아주고 기존 크리스천 클럽의 협력을 얻어 교육현장에 뚫고 들어간다.

또 하나의 주요 활동은 학생들의 정서 함양을 위한 문화 사역. 이 단체 대표를 지낸 김영길 목사의 딸 앤 윌리엄스 씨가 지휘하는 ‘모닝스타 유스콰이어’가 그 중심에 있다. 50명에 가까운 학생들이 단원으로 가입한 이 합창단은 작년에 창단되었으나 후원이사들과 학부모들의 지원에 힘입어 지난 7월 시애틀과 캐나다 밴쿠버의 6개 교회를 순회하며 공연할 정도로 튼실한 규모를 갖춰가는 중이다. 앞으로 1년에 4차례씩 콘서트를 개최하고 모닝스타 오케스트라도 만들 계획이다.

매년 여름 개최하는 자녀사랑찬양제 또한 관심을 끈다. 지난달 열린 이 행사에는 모닝스타는 물론 이화, 배재, 숭실 고등학교 등 7개 미션스쿨 합창단이 출연했다. 여기서 나온 수익금은 장학금으로 쓰인다. “이 특이한 이름의 콘서트는 자식에게 진짜 필요한 것은 물질이 아니라 관심과 대화임을 부모들에게 인식시키기 위한 프로그램”이라는 것이 김 이사장의 설명이다.

“부모들이 생업에 바빠 방치하는 사이에 우리의 소중한 자녀들이 병들고 있습니다. 목회자 가정 역시 예외가 아닙니다. 한 번은 마약에 중독된 청년 몇 명을 만나 대화한 적이 있는데 ‘처음에 어떻게 해서 그런 구렁텅이에 빠졌느냐’고 묻자 그중 하나가 눈물을 글썽이며 ‘우리 부모는 저와 아무 관계도 없어요. 쳐다보지도 않아요. 아예 자식 취급도 안 해요’라고 답하더군요. 너무 가슴이 아팠습니다. 부모들의 사랑 부족이 자녀들의 인생을 망가뜨리고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자녀 교육보다 더 중요한 것이 부모 교육이라고 믿습니다.”

KYVC가 마약 복용을 예방하기 위한 ‘해피 라이프 세미나’와 술 담배 인터넷 등 각종 중독으로부터 창소년들을 보호하기 위한 세미나를 마련하는 것도 이 까닭이다.

이밖에 청소년들이 뿌리인 조국을 잊지 않도록 하는 사업에도 신경을 쓰고 있다. 삼일절, 광복절 감사예배 및 기념식을 갖는가 하면 한글날이면 크리스천 신앙과 부모의 사랑 등을 작품으로 빚어내는 백일장을 마련하기도 했다.

김 이사장은 “KYVC는 수고하는 자녀들에게 ‘대통령 봉사상’을 준다”며 “앞으로 한국 학생들을 미국에 초청하고 이곳 학생들에게는 모국 체험 기회를 주는 상호교류 프로그램과 청소년 수양회를 시작하고 싶다”는 청사진을 공개했다.

남가주한인목사회 회장을 지낸 그는 부인 김순옥 목사(스탠튼감리교회 담임)와 사이에 둔 두 아들(성수, 인수)을 견고한 믿음과 화목한 가정을 바탕으로 사회에 기여하는 내과전문의로 반듯하게 키워냈다. 큰 아들은 연방 의회가 전국 젊은 의사 15명에게 수여하는 리더십상을 받았으며, 작은 아들은 라스베가스 베스트 닥터로 선정됐다. 또한 라팔라연합감리교회에서 성가대원으로 섬기면서 연목회(연세대 출신 목회자 모임) 산하 연세아카데미 원장을 맡아 영적 리더들의 지속적 성장을 돕는 리더십 교육을 책임지고 있다.

“한인 청소년들은 우리 모두의 자녀입니다. KYVC는 기도하며 땀 흘리면 언젠가 반드시 열매가 맺힌다고 확신하며 녹록하지 않은 길을 걷고 있습니다. 경제적으로 어려운 시기이지만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이 사역에 많이 동참해 주실 것을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후원 문의 (714)392-9576 김영대 이사장, (714)904-6298 전동은 대표

앤 윌리엄스씨가 지휘하는 KYVC 산하 모닝스타 유스콰이어가 샌프란시스코의 한 교회에서 공연을 하고 있다.
앤 윌리엄스 씨가 지휘하는 KYVC 산하 모닝스타 유스콰이어가 샌프란시스코의 한 교회에서 공연을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