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CCD 정신건강 강연자
(Photo : 기독일보) KCCD가 아시안들의 정신건강 증진을 위한 사역을 시작한다. 기자회견에 나온 말리아 린다 재이비어 폰테치노 씨(오른쪽)가 자신의 경험담을 전하고 있다. 사진 왼쪽은 임혜빈 KCCD 회장.

KCCD(한인기독교커뮤니티개발협회)가 정신건강 문제에 있어서 자신들의 경험을 통해 다른 사람을 돕는 상처받은 치유자(Wounded Healer)들을 모집하고 있다.

아파본 이들이 아픈 이들의 처지를 아는 법이다. '과거에' 정신건강 문제로 인해 고통받다가 회복된 이들이 각종 단체나 모임에서 자신의 경험을 간증하는 가운데 '현재' 고통받고 있는 이들에게 도움의 손길을 내미는 것이다. KCCD는 샌프란시스코정신건강협회(MHASF)와 함께 강연자를 교육하고 실질적인 강연 현장에 투입하는 사역을 시작한다.

MHASF의 소셜워커(MSW) 폰테치노 씨가 가장 좋은 예다. KCCD와 함께 이 사역을 소개하기 위해 지난 4일 기자회견에 나온 폰테치노 씨는 과거 정신분열증을 앓았다. 명문 UC버클리에 입학했지만 학업 스트레스로 인해 소위 말하는 '정신질환'을 얻고 말았다. 그러나 이를 성공적으로 극복한 후, MHASF에서 과거의 자신처럼 정신질환을 겪는 이들을 돕고 있다.

임혜빈 회장은 미국인들, 그 중에도 아시안들이 정신질환을 겪고 있는 사례가 많다고 설명했다. 특히 나이가 들면서 우울증, 스트레스로 인한 자살 충동, 가정 불화로 인한 정신적 갈등 등이다. 구체적으로는 아시안 청소년 및 청년의 자살율은 다른 민족에 비해 가장 높으며, 5학년에서 12학년 사이의 아시안 여학생들의 30%가 우울증을 갖고 있다. 같은 학년대의 아시안 남학생은 17%가 육체적 학대를 경험하며 한인 기혼 여성의 60%가 배우자로부터 폭력을 경험한다. 폭력으로 인한 정신적 고통은 곧 정신질환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높다. 그러나 대부분의 아시안 가정들은 이를 외부에 알리거나 도움을 요청하지 않으며 정신질환을 '정신병'이라며 현실을 외면하려 한다.

임 회장은 "폰테치노 씨의 사례처럼, 자신과 같았던 누군가가 지금은 회복되어 건강한 삶을 사는 모습을 보여 준다면 그들도 희망을 가질 수 있다"며 "교회나 한인 단체 등의 다양한 모임에서 자신의 경험을 나눌 수 있는 강연자가 되도록 훈련하는 것이 이번 프로그램의 핵심"이라 설명했다. KCCD 측은 이번 사역이 정신질환 혹은 정신건강에 대한 한인사회의 편견을 극복하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 기대하고 있다.

KCCD는 오는 17일 오후 2시부터 6시까지 열리는 훈련 프로그램을 통해 강연자들이 자신의 주관적인 경험을 효과적으로 강연하는 방법을 가르쳐 준다. 일단 아시안들, 그 중에서도 한인들을 대상으로 하는 훈련이지만 타인종, 타민족에게도 개방해 누구든지 남을 돕고자 한다면 참여할 수 있도록 했다. 정신질환을 극복한 당사자를 포함해 함께 고통받았던 가족들도 강연자가 될 수 있다. KCCD는 한 번의 훈련에 그치지 않고 지속적으로 리소스를 제공할 계획이며 교회나 단체에서 요청이 있을시 가장 적절한 강연자가 그 자리에 갈 수 있도록 연결시켜 주는 역할도 한다. 이 자리에는 강연자뿐 아니라 정신건강 전문가도 동행해 효과적인 강연과 상담이 이뤄질 수 있도록 도울 예정이다.

그러나 가장 넘어서야 할 벽은 편견이다. 임 회장은 "좋은 강연자를 훈련시키는 것만큼이나 한인교회나 단체가 적극적으로 이런 자리를 마련해 주길 기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문의) 213-985-15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