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라타니 공연장
(Photo : ippff.com) 아라타니 공연장에서 상영된 영화를 관람 중인 관객들

제 6회 환태평양 영화제(The Pan Pacific Film Festival)가 7월 24일(목)부터 26일(토)까지 LA 다운타운 리틀도쿄에 위치한 재패니즈 아메리칸 컬쳐럴 커뮤니티 센터(Japanese American Cultural & Community Center)에서 개최됐다.

영상과 IT기술을 통한 복음전파를 모색하는 단체 GMIT(Global Media & IT, 대표: 켄 안 선교사, 이승종 목사)가 주최한 환태평양 영화제는 2008년 첫 번째 영화제를 치룬 이래 매해 출품된 작품의 양과 질이 향상되며 세계 최대 규모의 크리스천 문화 축제로 자리 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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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 ippff.com) 제 6회 환태평양 영화제가 7월 24일부터 26일까지 LA 리틀도쿄의 재패니즈 아메리칸 컬쳐럴 커뮤니티 센터에서 열렸다.

영화제 첫날 열린 시상식 '스텔라 어워즈(Stella Awards)'에서는 "노아와 마지막 날들(Noah and the Last Days)"이 단편 다큐멘터리 최우수상을, "더 엑소더스(The Exodus)"가 다큐멘터리 최우수상을, 테드 베이어가 최고 감독상을, 이장호 감독이 설립자 상(Founder's pick)의 영예를 안았다. 베스트 미션(Best Mission) 상의 영예는 "Who are the Chinese?"에게 돌아갔다.

올해 영화제에는 10개 이상 국가에서 출품된 100여 편의 장/단편 영화와 다큐멘터리, 애니메이션 가운데 입상작 32편이 무료로 상연됐다. "박해받은(Persecuted)" "소금(Salt-A Thanksgiving Story), 숭고한 전나무(Noble Fir), "파이트(Fight)", "컴 팔로우 미(Come Follow me)", "더 퍼펙트 웨이브(The Perfect Wave)", "어 롱 웨이 오프(A Long Way Off)"과 함께 한국 작품 "저스트 텐 미닛츠(Just 10 minutes)", "블랙 가스펠(Black Gospel)"도 상영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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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 ippff.com) 25일과 26일 이틀에 걸쳐 40명의 영화관계자들이 16개 워크샵을 진행했다.

또 25일과 26일 8개 그룹이 공연을 펼쳤고 이장호 감독, 스티븐 맥이비티(영화 '패션오브크라이스트' 프로듀서), 마크 조셉(영화 '레프트 비하인드' 제작자), 테드 베이어(무비가이드 창립자), 브라이언 고다와(할리우드 제작자, 시나리오 작가), 러스티 마틴(배우) 등 다양한 영화인들이 참여한 다양한 워크샵이 진행됐다.

26일 저녁에는 이장호 감독의 "시선(God's Eye View)"과 북한 지하교회 실상을 다룬 김진무 감독의 "신이 보낸 사람 (Apostle)"이 상영됐다.

"시선" 상영에 앞서 아라타니 극장(Aratani Theatre) 무대 위에 오른 켄 안 선교사는 이 영화제가 여러 자원봉사자들, 스탭들의 수고와 희생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PPFF_자원봉사
(Photo : ippff.com) PPFF 자원봉사자

그는 "전세계의 크리스천 영화 제작자들을 격려하고 섬김으로써 더 많은 뛰어난 크리스천 영화들이 태어나게 하기 위한 목적으로 설립된 환태평양 영화제가 올해로 6년을 맞았다. 많은 크리스천 영화인들이 하나님의 마음을 담은 영화를 만들고자 하는 꿈과 비전은 있지만 꿈을 펼칠 수 있는 공간은 충분하지 않다. 환태평양 영화제는 이들 작품을 시상하고 격려하며, 이번 영화제에서 상영된 영화들을 DVD로 제작해 전세계에 보급해 영화를 통한 복음 전파에 기여하고자 한다"며 이 영화제가 궁극적으로 추구하는 것은 선교에 기여하는 것임을 분명히 했다.

이어서 "영화제에 저를 불러주신 하나님께 감사드린다"고 소감을 전한 이장호 감독은 시선을 "혼을 담은 영화"라고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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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 ippff.com) 이장호 감독

과거 이스마르(가상국가) 무장반군에 피랍돼 신앙을 부인하라고 강요당한 후 신앙을 버리고 한국에서 선교차 방문한 선교팀에게 통역을 제공하며 그 대가로 돈을 벌며 생활하는 불경건한 조요한선교사(오광록 분)가 선교팀과 다시 무장단체에 납치돼 겪는 사건과 이를 계기로 선교사 내면에 일어나는 변화와 갈등을 깊이 있는 시각으로 추적한 영화 "시선"은 진지한 내용을 다루면서도 짐짓 무거운 분위기를 고집하기보다는 재밌는 대사와 장면을 곳곳에 배치하며 영화적인 흥미를 잃지 않았다.

조요한 선교사와 선교팀을 감시하고 있는 13살짜리 소년은정부군에게 부모를 잃고 반군에 들어와 있다. 이 어린 소년은 앞이 보이지 않는 여동생과 할머니를 돌보고 있고, 자신의 여동생을 한국에 데려가서 치료해 달라고 조요한 선교사에게 부탁하는 상황 설정은 종교적인 대립과 갈등을 넘어 화해할 수 있는 한 접촉점을 보여줬다.

한국 정부에 석방 조건으로 내건 금액이 입금되지 않아 선교팀 중 한 명이 목숨을 내놔야 하는 상황에서, "기도하는 권사"라는 이면에 "때리는 장로 남편" 밖에 자신에게 남은 게 없다고 울면서 무장반군이 든 총 앞에 선 권사를 통해 영화는 진정한 신앙이란 무엇인지, 순교가 무엇인지를 묻는다.

기독교적 메시지를 무리하게 담으려 한 데서 오는 불협화음과 무장반군에 피랍된 절체절명의 상황에 중간 중간 끼어드는 '재미를 위해 삽입한 대사'로 인한 흐름의 방해 등은 다소 아쉬운 점으로 남지만 '기독교인은 선인, 비기독교인은 악인'이라는 도식적 구도를 벗어나 "무장반군에게 납치된 선교팀", "신앙을 잃어버린 선교사"란 문제 상황과 설정을 통해 진정한 신앙이란 무엇인가라는 진지한 질문을 던지는 영화였다. '성경 속 이야기'를 제외하고 서사적 상상력이 약한 크리스천 문화계에 엔도 슈사큐의 소설 '침묵'의 문제의식을 갖고 샘물교회 피랍사건을 모티브로 만들어진 이 영화의 서사적 시도가 많은 영감과 도전을 제시해 주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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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 ippff.com) 레드 카펫 선 영화관계자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