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 '모든 일은 시작보다 끝이 중요하다'고 한다. 학교에 수석으로 입학하는 것도 좋은 일이지만, 수석으로 졸업하는 것은 더욱 영광스러운 일이다. 마라톤 경주에서는 초반에 선두로 나서기 보다는, 마지막에 선두로 들어와야 승리의 영예를 누릴 수 있다.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는 모습이 아름답기 때문에 끝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다.
그런 의미에서 아버지학교 후속모임을 5년 동안 지속하고 있는 송진기 조장의 모임은 큰 귀감이 된다. 아버지학교 후속모임은 아버지학교 수료 후, 배운 내용을 실천하고 자신의 변화된 모습을 점검하며, 아버지학교에서 받은 은혜와 각오를 새롭게 하는 모임이다. 대게 이러한 후속 모임은 1년 정도 지속되다가 자연스럽게 사라지는 경우가 보통이지만, 송진기 조장의 모임은 5년 동안 꾸준히 지속되고 있어 눈길을 끈다.
2008년 시애틀 아버지학교 22기 1조로 만난 송진기(아내 송영란), 노진섭(아내 노애란), 이경구(아내 이성미), 신욱범(아내 신순자), 김치수(아내 김민선)는 자신들을 22학년 1반으로 부르며, 5년째 아버지학교의 감동을 이어가고 있다.
22기 1조 조원들은 아버지학교 조원 관계를 넘어 영적 가족 공동체라고 할 수 있다. 이들은 각자의 속사정을 털어 놓고 서로에게 힘이 되어주며, 기쁨과 어려움을 함께 한다. 조원의 경사에는 자기 일처럼 기뻐하며 축하해주고, 누구하나 어려운 일을 당하면 자기 일처럼 팔을 걷어붙이고 힘이 되어준다.
그런데 아무리 살펴봐도 조원들 간의 공통점을 찾아보기 어렵다. 조원들의 직업이 다르고, 사는 곳도 각자 다르다. 심지어 서로간의 성격도 다르다. 무엇이 이들을 하나로 묶을 수 있었을까? 이야기를 듣던 중 이들에게서 발견한 공통점은 따로 있었다. 이들의 모임에는 불편함이나 어색함이 전혀 없다. 아버지학교라는 끈끈한 유대감 때문이다. 함께 울고 웃으며 형성된 하나 됨이 조원들의 마음을 통(通)하게 했다.
또한 이들은 하나같이 똑같은 가정의 보물(家寶)을 가지고 있었다. 조원 모두는 5년 전 아버지 학교 당시 작성했던 순결서약서, 간증문, 프로그램 내용 등을 소중히 간직하고 있었으며, 그중에서도 아내가 쓴 편지, 아내에게 쓴 편지 등을 가장 소중한 재산으로 꼽고 있다. 아버지학교는 이들에게 새로운 삶과, 새로운 가족을 가져다 준 소중한 보물이었다.
22학년 1반이 영원할 수 있는 이유 '순종과 섬김'
모임의 큰 형님으로 불리는 송진기 집사는 후속모임이 이뤄질 수 있었던 비결로 '순종'을 꼽는다. 송 집사는 아버지 학교에서 받은 은혜를 간직하기 위해 격주 혹은 매달 모임을 지속적으로 이끌어 나갔다. 자칫 흘려들을 수 있는 아버지 학교의 지침과 조언을 최선을 다해 붙들고 조원들과의 만남을 지속시켜 나갔다. 이런 가운데 조원들은 아버지학교에서 누렸던 은혜와 감동을 더욱 깊이 깨닫고, 만남의 기쁨과 사랑을 나누는 행복함을 느끼게 됐다.
모임이 지속될 수 있었던 두 번째 이유는 '섬김'에 있다. 조원들은 5년 동안 서로의 기쁨과 아픔을 함께 하는 가운데, '축복은 상대방을 베풀 때 배가 되고, 아픔은 나누고 함께 할 때 절반이 됨을 알게 됐다'고 한다. '자신의 필요를 채우는데 머물지 않고, 이웃을 섬기고 그의 필요를 채우는데 주목했더니 부족함이 아닌 생명이 흐르는 모임이 됐다'는 것이다.
하나님과 세상을 잇는 축복의 통로가 되어
'올바른 아버지상을 제시하며 가정 회복과 사회 변화에 이바지한다'는 아버지학교의 취지에 맞게, 아버지학교를 통해 맺어진 이들의 인연은 가정과 사회를 향한 축복의 통로로 이어지고 있다. 조원들의 가정은 아버지 학교를 통해 흔들림 없는 사랑의 견고함을 다졌고, 이를 바탕으로 지역사회를 향한 봉사와 섬김에도 힘쓰고 있다.
이들은 매달 정기 모임을 통해 모아진 기금으로 사회봉사 단체 또는 선교 단체를 후원하고 있다. 또 아웃리치 봉사활동도 함께 하며 가정에서 뿐 아니라, 사회에서도 사랑과 섬김을 실천하고 있다. 조원들은 "하나님께서 기뻐하시는 가정의 제사장을 넘어, 하나님과 세상을 잇는 축복의 통로가 되고자 한다"며 "모임 5주년을 맞아 더욱 사랑을 실천하는데 앞장서는 모임이 되겠다"고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