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정적인 미신 의식과 긍정적인 사회 가치가 수백년동안 ‘전통’이란 이름으로 자리잡았을 경우 이를 대하는 선교자들의 태도는 어떠해야 할까? “버리거나 취하거나”라는 이분법적 사고를 넘어 “기독교적 승화”라는 답을 한인 선교학자가 내어놓았다.


베데스다대학교의 김만태 교수는 최근 “The Puberty Ritual in Sri Lanka: A Comparative Exploration of Perceptions and Attitudes between Sinhalese Buddhists and Christians”라는 책을 통해 이에 대해 소개했다. 한국어로 번역하면 “스리랑카의 성년식: 신할라족 불교도와 기독교인의 의식 및 태도 비교연구”로 학술 전문 출판사인 피터랭(PETER LANG)에 의해 미국, 영국, 독일, 스위스, 벨기에, 오스트리아에서 동시 출판됐다.


김 교수는 자신이 스리랑카에서 선교 사역 중 겪은 문화적 이슈를 이 책에서 다루고 있다. 김 교수는 불교도 마을에서 영어 학교를 운영하던 중 13살된 여학생이 2주를 결석하자 이 여학생의 집을 방문하게 된다. 그런데, 부모가 여학생을 만나게 해 주지 않았다. 그 이유는 여학생이 성년식 기간 중이므로 어떤 남자도 만나게 할 수 없다는 것이었고, 이 소녀는 일주일째 집 안의 한 방에 머물고 있었다. “왜 이토록 성년식이 스리랑카 사람들에게 중요한 것일까?” “기독교인들도 이 성년식을 집례할 수 있는가?”하는 마음 속의 질문으로부터 김 교수는 이 책을 쓰기 시작했다.


인도 밑에 위치한 섬나라인 스리랑카는 포르투갈, 네덜란드, 영국으로부터 식민지배를 약 450년간 받고 1948년에 독립하였다. 곧 450여년간의 가톨릭 선교와 개신교 선교를 겪었다는 뜻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개신교 인구는 현재 전 인구의 1%가 채 안된다.


이 책은 그 주요 원인 중의 하나가 그동안의 선교가 스리랑카인들의 문화를 반기독교적이라 하여 금지시켰고, 반면 스리랑카인들은 기독교를 자신들의 전통과 문화를 배척하는 서양의 종교라고 인식하였기 때문이라고 지적한다. 스리랑카의 성년식은 표면적으로 볼 때는 점술과 같은 민간종교적인 요소가 있지만, 그 내면에는 아이에서 성인이 된다는 자기 정체성, 부모와 자녀간의 가족적 관계의 강화, 가족과 이웃 공동체의 결속이라는 사회적 가치가 담겨 있다.


김 교수는 민간종교적 요소가 비기독교적인 점을 분명하게 인정하지만 동시에 이 때문에 성년식 자체를 금지시키면 스리랑카인들에게 중요하면서 성경적으로 인정될 수 있는 사회적 가치까지 금지시키는 결과가 된다고 피력한다.


스리랑카는 불교가 70%, 힌두교가 15%, 회교가 7%이다. 타종교인들은 교회에 오라고 하면 대부분 거절하지만, 성년식은 자신들의 문화적 전통으로 여기고 친족들과 이웃들이 종교를 초월하여 참석한다. 이 책은 이 성년식을 성경적으로 승화하여 타종교인들이 예수님을 접할 수 있는 장으로 삼고, 동시에 기독교를 스리랑카 사람들의 문화와 가치를 배척하는 종교가 아니라 존중하는 종교로 재인식하게 하여 복음에 마음이 열리게 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 책은 현재 하버드, 예일, 컬럼비아, 스탠포드, 에모리 대학 등 미국 내 주요대학 도서관에 소장되어 있으며, amazon.com과 barnesandnobles.com, peterlang.com을 통해 구입할 수 있다.


저자 김만태 교수는 연세대 영문학과(B.A.), 한세대 신학대학원(M.Div.), 풀러신학교(Th.M., Ph.D.)를 졸업하고 현재 캘리포니아 애너하임에 소재한 베데스다대학교에서 교무처장 및 목회학 박사 과정 디렉터로 재직하고 있다. 선교학 관련 주요 논문을 미국의 주요 저널과 학회에 근래에 두 번 발표한 바 있으며, 출간된 번역서로는 “선교사의 생활과 사역”(CLC), “타문화사역과 리더십”(CLC)이 있고 현재는 “세계선교학 사전”의 번역 책임감수를 맡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