숱한 화제와 함께 교계의 강한 반발을 샀던 도올 김용옥 교수의 ‘영어로 읽는 도올의 요한복음’ 강의가 끝났다. 당초에는 100강이 목표였으나 EBS측은 이를 60강으로 축소해 조기 종영했다.

강의가 조기에 종영된 데에는 프레이즈신학교 박연훈 학장의 일인침묵시위가 큰 역할을 했다. 박 학장은 김 교수의 강의 속에서 기독교계를 원색적으로 비난하는 발언들이 쏟아지자 3월 5일부터 매일 아침 출근시간 서울 도곡동 EBS 본사 앞에서 일인침묵시위에 들어갔다. 마침 그날부터 꽃샘추위가 시작됐지만 박 학장이 매일 피켓을 들고 하루 1시간씩 시위하자 3월 7일 EBS 뉴미디어팀과의 면담이 이뤄졌다.

3월 7일 면담에서 박 학장은 김 교수의 강의를 온라인에서 삭제하고 전체 강의 일정을 축소하라고 요구했지만 EBS는 별다른 행동을 취하지 않았다. 그러나 시위가 계속되자 지난 3월 30일 드디어 답변이 날아왔다. EBS 뉴미디어팀의 한 관계자는 “(저는) 십자가를 진 목사님(박 학장)의 모습을 먼 발치에서 볼 수 밖에 없었던 무력한 존재였지만 방송사 내 성도들과 함께 목사님께서 뜻하셨던 고난이 빛을 발하도록 기도했다”고 시작해 “한국 기독교가 발전하는 밑거름이 될 수 있도록 (강의가 이뤄지도록) 간구했고 녹화도 60강으로 줄였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에 따르면, 도올의 강의를 들은 5백 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기독교인은 51%였으며 85% 이상이 만족한다, 90% 이상이 기독교에 호감을 갖게 됐다고 답변했다.

그러나 김 교수의 강의에는 당초 교계가 우려했던 것 이상의 문제점이 노출되기도 해 시정이 요구된다. 1강에는 ‘지랄’, 13강에는 ‘구라’, 17강에는 ‘병신’과 같은 상스러운 말이 여과없이 방영됐다.

정통교회를 대상으로 한 것은 아니지만 15강에는 일부 신비주의적 이단을 지적하는 “성령을 내린다는 게… 막 사진을 찍어요. X새끼들. 성령을 사진 찍어서 연보돈 내라고 그래”라는 발언도 있다. 이 발언의 경우 정통교회와 이단을 구분하지 못하는 일반인이 들을 경우 정통교회까지 매도될 우려가 있다.

특별히 12강에는 당초 잘 알려진 김 교수의 ‘구약폐기론’이 나오며 15강에서는 “예수는 인류의 죄를 대속하지 않았다. 만약 대속했다면 기독교는 존재할 필요가 없다. 예수는 대속의 상징체이고 인류의 대속은 인류의 책임이다”고 말하기도 한다. 19강에는 “가나의 혼인잔치를 이적으로 해석하는 건 지저분한 성서해석”이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박연훈 학장은 “김 교수가 기독교의 교리를 폄훼하고 있는데 교계에서 아무도 나서지 않으니 나라도 나서야 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면서 “그래도 시위가 시작되고 후반부부터는 기독교보다는 영어에 대한 강의로 초점이 맞추어졌고 조기 종영됐다니 다행이다”라고 밝혔다. 또 “이번 시위에 성원을 보내 준 프레이즈 학생들과 협성대 동문들에게 감사하며 앞으로도 기독교계는 기독교를 공격하는 일들에 적극적이면서도 평화로운 방법으로 의견을 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