넘지 못하고 있는 1%의 벽이자 반드시 넘어야 하는 1%의 벽인 일본복음화를 위한 방법론 고찰이 끊이지 않는 가운데, 일본인 크리스천의 눈으로 바라본 일본 선교의 과제와 가능성이 제시돼 눈길을 끌고 있다.

고신대학교 일반대학원 신학과(Th.M) 역사신학을 전공 중인 코우즈키 이치로(上月一郎) 선교사는 ‘일본인 크리스천 입장에서 본 일본선교의 과제와 가능성’이란 제목으로 지진 후 ‘일본 교회의 상황’, ‘일본선교의 역사와 과제’, ‘일본선교에 필요한 5가지’를 제시했다.

지진 후 일본교회, 여전히 중보기도 필요
한류열풍은 하나님이 주신 전도 기회

코람데오닷컴에 따르면 고신대학교 선교연구소 주관으로 지난 1일 개최된 ‘2011선교세미나 일본선교, 새 지평’에서 코우즈키 선교사는 먼저 지진 이후의 ‘일본과 일본 교회의 상황’을 전했다.

그는 지진 후 반 년이 지났지만 바다와 강 하류 근처에 소재한 교회는 재건을 생각할 수 없는 비참한 상태이며, 어느 68세가 된 목회자 가정은 피난소에서 생활하고 있어 육체적, 정신적으로도 지쳐 있어 중보기도의 필요성을 통감했다고 했다.

또 자원봉사자를 대응하느라 피곤한 목회자, 그 목회자를 돕기 위해 일하는 자원봉사자, 자녀를 모국에 귀국시키고 선교중인 선교사, 가족과 집을 잃은 성도 등 현지의 비참한 상황도 전했다. 한편, 희망의 소식도 있었다. 어느 교회는 10년 동안 지역 전도를 해왔음에도 불구하고 주민들에게 잘 알려지지 않았었는데 지진 이후 구호 물품을 나눠주다 예배에 출석하는 이들이 생겨났다고 전했다.

또 하나는 식을 줄 모르는 한류가 선교에 미치는 간접적인 영향도 전했다. 코우즈키 선교사는 대부분의 TV채널에서 한국 배우와 가수들이 출연하고, 아침 와이드쇼에 한류에 대한 화제가 나오거나, 한 낮에 방송되는 한류 드라마와 토크쇼까지 파고 들어간 한류로 인해 지금 일본 선교는 호기라고 밝혔다.

그는 “한국 사람이 일본에 와서 활약하고 있는 것은 백제시대와 조선통신사 시대 이후에는 없던 일이지 않을까. 한류 인기에 의해 일본인 마음에 한국에 대한 동경(憧憬)이 다시 생긴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며 “한국에 대한 동경을 통해서 하나님은 일본 구원과 한일관계의 화해를 인도해 주시리라 생각한다. 이 흐름이 더욱 축복되어 일본에 선교사(헌신자)가 많이 일어날 수 있도록 기도해 달라”고 부탁했다.

일본 선교 전에 일본선교의 역사 알아야
죄에 대한 회개와 일본교회 체질 재검토 필요

코우즈키 선교사는 “일본 선교의 과제를 생각하기 전에 먼저 일본선교의 역사를 아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했다. 이를 위해 그는 마키타 요시카즈 고베개혁파 신학교 전 교장의 강연록(1995년 9월 고신대 강연)을 인용했다.

이에 따르면 150년 전에 일본에 전해진 기독교는 ‘부흥회적 형태의 기독교’였다. 특징은 ‘단순한 성경주의·복음주의’, ‘윤리적 엄격성’, ‘개인적 신앙’ 등이다. 당시 기독교를 받아들인 이들은 주로 무사들(지식계급)로, 이들은 일본 건설에 뜻을 세우고 있었지만 일본인으로서 국가주의 의식이 상당히 약한 사람들이었다. 그래서 1880년대 후반부터 ‘천황제절대주의국가’ 형성과 함께 반 기독교적 분위기가 높아지기 시작했고, 기독교를 받아들인 무사가 많았던 교회는 강력한 국가주의, 천황절대적주의국가의 테두리 안에서 자기를 형성하고 사회 및 교회 생활을 해야만 했다. 사회에서 반 기독교적 환경으로 기독교인은 소수에 불과했고, 교회 내 지향을 강화시켰으며 신앙도 점점 내면화되어 갔다. 성도의 계층이 지식계급이었기 때문에 신앙도 개인적인 교양주의적 형태로 변해갔다. 결국 천황제절대주의국가에서 기독교는 도저히 저항할 수가 없었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일본교회가 한국과 한국교회에 대해서 죄를 범하는 결과를 초래하게 됐다.

코우즈키 선교사는 “일본교회가 한국과 한국교회의 선교협력에 대해 이야기 할 때, 천황제절대주의국가 아래에서 지은 일본과 일본교회의 죄를 따로 이야기해서는 안되며 깊은 회개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회개의 부족이 오늘날까지 일본 교회가 축복받지 못한 영적인 최대 이유라고 생각한다”면서 “동시에 일본교회의 체질 재검토도 동반돼야 한다”고 했다. 이유는 “그렇지 않으면 일본교회는 축복받지 못할뿐더러 또 다시 같은 죄를 지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라 지적했다.

결과적으로 ‘일본교회에 대한 죄에 대한 회개’, ‘일본교회의 체질 재검토’, ‘동일한 죄를 반복해 짓지 않게 하기 위한 선교’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럼 일본선교에 필요한 5가지 과제는?

코우즈키 선교사는 이상의 발제를 통해 일본선교에 필요한 다음의 5가지 과제를 전했다.

첫째로는 일본교회가 천황제절대주의국가에서 저지른 죄를 하나님 앞에서 회개가 필요하다. 그는 “어떤 죄를 지었는지 알고, 하나님께 고백하고 다시는 죄를 짓지 않을 것을 맹세하며, 왜 그렇게 되었는지를 생각해보고, 역사를 계속해서 배우는 일이 중요하다”고 했다.

둘째로는 일본 교회의 신학 재건이 필요하다. 그는 “일본 교회는 한국과 달리 장로교회는 소수파이고 복음파교회와 독립교회가 많으며, 미국의 대각성운동적형태의 기독교의 영향이 강하고, 교리와 신학을 가볍게 여기는 경향이 있는 것 같다”고 했다. 그리고 “단순한 성경주의, 단순한 복음주의는 정서적 단계에 머물러 버리기 쉬워 감정적인 단계뿐만이 아니라 성경을 깊게 이해하고 교리적인 골격을 제대로 갖춘 교회로 형성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지금도 천황제에 의해 박해를 받고 있는 기독교인이 많이 있다”며 한 예로 오사카의 한 공립학교 교사인 형제를 소개했다. 이 형제의 경우, 오사카부의회가 올해 6월 3일 공립학교의 교직원은 키미가요(君が代:천황의 통치가 영원히 계속되기를 원하는 천황에게 바치는 노래)를 부를 때 기립제창을 의무화 하기 위해 키미가요조례를 가결한 것에 대해 신앙인으로서 키미가요를 부를 수 없다는 이유로 지금도 반대를 하고 있는 상태다. 하지만 이를 놓고 오사카부는 이 직무명령에 순종하지 않는 교직원에 대해 처분조례안을 11월에 성립시키려 하고 있다. 코우즈키 선교사는 이것은 신앙의 자유가 헌법에 제정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천황체제가 계속되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 같은 환경들로 인해 코우즈키 선교사는 “교회가 신학을 밑바탕으로 이러한 문제에 충분히 대처하기 위해서는 신학교육(교리교육)으로 성도 한 사람 한 사람을 양육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그는 “공적 권력에서 오는 박해는 「키미가요」뿐만이 아니라, 천황제의 문제, 정국신사문제, 오키나와(沖縄)문제, 한일관계문제, 원전문제 등 많으며 그 어느 것 하나 믿음과 연결되지 않은 문제가 없다. 이러한 문제에 성경말씀으로 대처하기 위해서는 교회가 신학교육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재차 강조했다.

셋째는 일본교회에 있어서 교회 정치가 필요하다. 코우즈키 선교사는 “일본의 어떤 교회에서는 소명을 깨닫지 못한 전도사(한국에서는 강도사의 직분)가 주변에 그것을 숨기고 몇 년 동안이나 교회에서 사역을 하고, 목사안수까지 받으려 했다. 담임목사도 그 사실을 알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제자이기도 하였기 때문에 적절히 대처하지 못하고 당회에서도 대처하지 못한 채로 있었다”고 했다. 또 다른 교회에서는 “목사가 부목사와 성도에게 순종을 강요하거나, 명확히 윤리적인 범죄를 지었음에도 불구하고 목사의 독재체제로 되어 있어 교회가 적절히 대처하는 것이 상당히 어렵고, 이에 따라「교회를 컬트(Cult)화 ㆍ이단화」하는 문제가 많이 생겨나고 있다”면서 “교회의 제도가 올바르고 구체적으로 정해진 후에 교회정치를 이루어 가지 않으면 건전한 교회가 되는 것은 상당히 어렵다고 생각된다”고 말했다.

넷째는 전도가 필요하다. 그는 “베이비 붐 시대에 출생한 목사들 중 많은 수가 정년 퇴직을 앞두고 있고, 이후 새로운 헌신자가 예년 이상으로 필요한 상황”이라며 “교단 별로 대처방안을 생각하고 있지만 그다지 헌신자들이 생기지 않는 상황이다. 또한 목사뿐만이 아니라 성도의 고령화도 진행되고, 다른 세대에 믿음의 계승이 불가결한 상태”라고 지적했다.

다섯째는 일본교회에 있어서 사회적 대처가 필요하다. 그는 일본의 높은 자살률이 말하듯 일본 사람들의 혼네와 타테마에 분리에서 오기 쉬운 우울증과 정신병 및 주변에 폐를 끼치지 않으려는 문화 습관에 대한 충분한 이해가 필요함을 지적하고, “교회가 이런 사람들의 위안의 장소가 되어 줄 것”을 당부했다. 또 “고령자 증가로 인한 고독사, 가정에서의 살인과 폭력, 자녀학대, 학교에서의 따돌림 등에 대한 사회적 대처도 시급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