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리큘럼도 열심히 짰고 교육도 투자해서 했다. 그런데 성과는 이전만큼 안 나온다. 청년대학생 선교단체들의 이야기다. 70,80년대에는 별다른 프로그램 없이 성경공부만 해도 배가성장이 쉽게 됐다. 그런데 요즘은 아니다. 매년 신학기 신입생 유치에 열을 올려도 1년 2년 지나면서 사람수는 줄어든다. 졸업할 때쯤 되면 소위 ‘핵심멤버’만 남는다.

지난해 ‘공동체가 메세지’라며 선교 패러다임을 바꿔 비상한 관심을 모았던 IVF(한국기독학생회)가 이번에는 성경공부 패러다임도 확 바꿨다. 제자양육의 핵심이 성경공부인만큼 IVF 학원사역연구소는 심혈을 기울였다. 학원사역연구소 이시종 소장을 만나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공동체적 성경해석

결론부터 말하자면 IVF의 성경공부는 앞으로 ‘성경을 공동체적으로 읽고 해석’하는 형식으로 바뀐다. 가령 ‘내 양을 먹이라’는 메세지가 있을 때, 각자가 알아서 제각기 전도하는 것이 아니라, 그룹 전체가 같이 방법을 모색한 뒤 개인은 전체적 방향 안에서 한 역할을 맡는 식이다.

이같이 성경공부 방식을 전환한 이유는 성경을 보는 방식이 개인주의적으로 치우쳐져 있다고 판단되어서다. 이 소장은 “마틴 루터 이후 누구나 성경을 접할 수 있게 된 것은 은혜다. 그러나 요즘은 성경이 지나치게 사유화됐다”고 지적했다. 대부분의 기독교인들이 성경을 보지만, 해석과 적용이 개인적 차원에서 끝나버린다는 것이다.

공동체적 해석이 더 중요한 이유는 “성경은 일차적으로 공동체에 주어진 것”이기 때문이다. 이 소장은 “모세오경을 비롯한 구약의 모든 율법 예언은 ‘이스라엘 민족 공동체’에 주어진 것이었다”고 강조했다. 개인이 읽기 전에 공동체가 함께 들었고 개인 행동 이전에 공동체적 결단이 늘 우선적으로 요구되었던 것이다. 신약 역시 대부분이 예수 공동체에서 편찬, 회람된 것에 중점을 둔 것이다.

이 소장은 “성경은 공동체를 말하고 있다. 하나님 말씀이 개인적 차원에서 끝나고 공동체적 실천이 나오지 않는다면 비성경”이라고 했다. 또 “종교개혁 이후 개신교가 ‘하나님 앞에 단독자’라는 개념을 내세웠지만, 이것은 성격적이라기보다 근대적 방식에 적합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인격적 말씀묵상

그렇다고 하나님과 개인의 일대일 관계가 중요하지 않다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개인의 말씀묵상훈련은 강화한다. 말씀묵상의 핵심은 ‘이성적 사고를 넘어 온 몸으로 말씀에 접근’하는 것이다. 이 소장은 “성경을 이성적으로 해석하고 연구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유진 피터슨의 말처럼 하나님 말씀은 눈과 입과 귀와 몸으로 먹어야 하는 양식이라는 것에 주목했다”고 했다.

지금까지 귀납적 성경연구법으로 잘 알려진 IVF 성경공부에는 마음으로의 깨달음, 삶에의 적용 측면이 대폭 추가된다. 이 소장은 “지금까지 IVF의 분석적 귀납적 성경연구는 성경에 대한 이해를 높이는데 기여했다. 그러나 성경이 가슴과 삶으로 깨달아지지 않고 실천되지 않는다면 성경은 사람들에게 더 이상 의미있는 메세지가 아니다”라고 했다.

IVF는 이같은 성경공부 패러다임 전환이 현재의 취약성을 보강하면서 긍정적 효과를 이끌어 낼 것이라 내다보고 있다. 이 소장은 “공동체적 신앙과 공동체적 영성이 강화되고, 말씀의 깊은 이해와 더불어 삶의 변화까지 가능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