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 한인 여러분 덕이죠. 제가 한 것은 성장한 만큼의 몫을 나눌 수 있는 기회를 한인들에게 소개한 것 뿐입니다."

세계 최대 비영리 구호기관인 월드비전의 모금 부서 부회장직에 박준서 코리아데스크 본부장이 올랐다. 월드비전은 박준서 코리아 데스크 본부장을 아시안 후원 개발 부회장으로 승진시키고 향후 미국내 한국인 외에 중국, 일본, 필리핀, 베트남, 인도계를 포함하는 2천만 아시안들을 대상으로 한 모금 활동 총괄 책임자로 임명했다. 주류 사회 비영리 자선기관에 한인 1세가 부회장으로 탄생한 것은 최초로, 한국인 기부 문화의 발전을 반증하는 것이기도 하다.

박준서 부회장은 2003년 미국 월드비전 코리아 데스크 본부장으로 취임한 후, '한민족 사랑의 빚 갚기 운동'을 통해 척박한 한인사회 기부, 나눔 문화에 불을 지폈다. 지난 4년 동안 무려 400%에 가까운 모금액 신장을 이뤘으며 아동 결연 모집을 주도해 왔다. 이제 그가 하는 일은 미주 내 아시아 인 중 후원자를 찾는 일이다. 그가 맡아왔던 업무는 크게 바뀌지 않았지만 대상은 전 아시아인으로 넓어졌다.

-앞으로 하게 되는 일은 어떤 것인가?

월드비전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아이들의 후원자를 찾아 1:1 결연을 맺는 것이다. 아시아 인을 대상으로 후원을 끌어내는 일이 가장 중요한 업무다. 한국의 경우 수혜국에서 지원국으로 전환했다. 따라서 결연 아동들이 아프리카 등지의 어린이들이었지만 아시아 내 많은 나라들이 아직 수혜국이다. 이들 커뮤니티의 경우 자국 어린이를 후원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이것을 위해 첫째, 미주 내 중국인, 인도인, 필리핀인, 베트남인 등 각 커뮤니티 별로 담당국을 만들어서 코리아데스크에서 펼쳤던 전략을 수행할 것이다. 둘째, 커뮤니티 별로 구심점이 되는 분야와 접근 방법을 찾아낼 것이다. 셋째, 홍콩, 중국, 타이완, 베트남, 인도 등 각 나라 월드비전과 협력해 지역별로 특화된 자원을 활용하고자 한다. 본국과 협력하는 '파트너십 전략'을 적극적으로 펼치고자 한다.

-한인들의 경우 교회를 중심으로 모인다. 그래서 교회를 대상으로 모금활동을 해왔다. 하지만 커뮤니티 별 문화에 따라 특성이 있을텐데 어떻게 접근하고자 하는가?

예를 들어 중국인은 종가집을 중심으로 모인다. 주가 되는 종가집을 찾아가 결연 캠페인을 벌이는 방법을 쓸 수 있다. 각 커뮤니티 별로 담당 책임자를 선정할 계획이다. 자국 내 문화를 가장 잘 알고 있는 사람을 통해 결연을 이끌어낼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을 찾아야 한다.

아시아계 이민자들은 본국에 사는 사람보다 잘살고 성공한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따라서 미주 내 아시아 커뮤니티들을 대상으로 '본국을 돕자'는 표어를 사용하고자 한다.

-코리아데스크 책임자가 아시안 후원 개발 임원이 됐다는 것은 월드비전 활동에 동참한 한인 커뮤니티의 비중이 크다는 것을 의미한다. 미주 내 한인들의 기여는 얼마나 되는가?

2007년 한 해동안 미주 내 1만 320명의 한인 후원자들이 새로 늘어났다. 그리고 1,500만불을 기부했다. 2003년부터 지금까지 누계 된 후원자는 3만 5천여명이다. 2003년도에 3,500명이었던 것에 비하면 10배가 성장했다.

올 한해 기부금액으로 평가해 볼 때 월드비전 현금 기부금 중 3%가 넘는 부분을 한인들이 담당했다. 전 미주 내 0.5%를 차지하고 있는 한인이 3% 이상을 담당했다는 것은 엄청난 일이다. 또한 1백만명에 가까운 후원자 중 개인적으로 가장 많은 어린이에게 후원하고 있는 사람 역시 한인이다. 뉴저지에 사는 칠순의 한인 노인은 매달 3백명(1만불)의 어린이를 후원하고 있다.

나는 인정 많고 뜨거운 가슴을 가진 한인들에게 나눠야 할 방법을 알려준 것 밖에 한 일이 없다. 나누고 싶지만 어떻게 해야 할지를 몰랐던 이들에게 효과적으로 사랑을 나눌 수 있는 방법을 소개한 것 뿐이다.

-아시안 후원개발 부회장이 됐지만 코리아데스크는 계속 책임지게 된다. 2008년도 코리아데스크의 목표는 무엇인가?

2007년도 회기에는 목표보다 9% 초과 성장을 이뤘다. 2008년에는 각 지역별 담당자를 세우고 지난해보다 37% 성장을 이루는 것이 목표다. 이를 위해 교회와 한인 업체를 대상으로 한 활동을 꾸준히 실시하는 한편 선명회 어린이 합창단과 최인혁 집사 공연 등을 계획하고 있다. 지난 해 LA에서 시작했던 지구촌생명지킴이 캠페인이 좋은 성과를 거두고 있어 필라지역, 조지아주, 시카고, 워싱턴DC 등으로 확대 실시하고자 한다. 또한 분기별 한글 소식지를 꾸준히 발행하는 것, 한국어 결연 전화 회선이 늘리는 것이 또 하나의 바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