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 청년 중 '가나안' 비율 24%
73%는 고교 졸업 후 교회 이탈
'구원 확신' 10명 중 3명도 안 돼
  

기독교인 청년들 중 교회에 다니지 않는 이른바 '가나안 성도'의 비율이 24%로 나타났고, 이러한 가나안 청년들 10명 중 7명이 이상이 고등학교 졸업 후 교회를 떠난 것으로 조사됐다. 그렇게 된 이유는 신앙심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목회데이터연구소(목데연)는 한국기독교사회문제연구원(기사연)이 전국 만 19세에서 34세 사이의 개신교인 남녀 1천 명을 대상으로 지난해 11월에 실시했던 '기독 청년의 사회 인식 조사' 결과를 6일 소개했다. 

이에 따르면 응답자들 중 가나안 성도는 24%였으며, 연령대가 높을수록 그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났다. 즉 가나안 청년의 비율이 19~24세에선 20%, 25~29세에선 25%, 30~34에선 27%였다. 

그렇다면 가나안 청년은 언제 신앙을 가졌고, 또 언제 교회를 떠났을까? 목데연이 소개한 한국기독교목회자협의회(한목협)의 '2023 한국 기독교 분석 리포트'에 따르면, '교회에 처음 나간 시기'는 '모태신앙'인 경우가 44%로 가장 많았고, 이어 '초등학교' 28%, '중고등학교 시절' 14%로 초등학교 이전에 교회에 다니기 시작한 비율이 73%였다. 

교회를 떠난 시기는 '(대학교) 졸업 후'가 42%로 가장 높고, 다음으로 '대학교'가 31%로 대학교 이후 이탈한 비율이 총 73%로 나타났다. 목데연은 "고등학교 졸업 후 청년들의 교회 이탈 러시(rush)가 본격적으로 발생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고 했다. 

다시 기사연 조사에서 가나안 청년들이 교회를 떠난 이유는 '매주 교회 다니는 것이 부담스러워서'가 39%로 가장 높았고, 이어 '신앙심이 사라져서/신앙에 회의가 생겨서' 12%, '교회 다니는 것이 재미가 없어서' 11%, '교인들의 말과 행동이 달라서' 11%, '사회 문제를 대하는 부적절한 태도' 4% 순이었다. 

이에 대해 목데연은 "교회에 대한 문제보다는 '부담감, 신앙심, 재미' 등 개인에 대한 문제 요인이 더 컸다"고 분석하기도 했다. 

특히 가나안 청년의 신앙과 관련해선, 73%가 '나는 하나님을 믿지만, 그리스도에 대해서는 잘 모르겠다'는 기독교 입문층에 해당하는 신앙 정도로 나타났다. 반면 교회에 출석하는 청년들 중 이런 신앙을 가진 이들의 비율은 27%로 극명한 대조를 보였다. 

구원에 대한 확신에 있어서도 가나안 청년들 중 28%만 그런 확신이 있다고 답한 것에 비해 교회에 출석하는 청년들 중에서는 68%가 그렇다고 답했다. 

또한 '돈은 행복의 필수 조건'이라고 생각하는 비율은 가나안 청년에서 76%, 교회 출석 청년에서 64%로 둘 모두 '돈이 없어도 행복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비율(가나안 청년 24%, 교회 출석 청년 36%)보다 높았지만 가나안 청년에서 돈을 중시하는 경향이 조금 더 높았다.  

한편, 위에서 언급한 한목협 조사 결과 가나안 청년 3명 중 1명(33%)은 교회 재출석 의향이 있다고 밝혔다. 이러한 의향은 여성보다는 남성이, 30대보다는 20대가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났다고 한다. 

목데연은 가나안 청년들에 대해 "가장 심각한 것은 이들의 신앙 상태"라며 "신앙 단계 중 가장 낮은 1단계에 해당하는 '나는 하나님을 믿지만 그리스도에 대해서는 잘 모르겠다'를 선택한 가나안 청년은 무려 73%에 달했고, 구원에 대한 확신은 10명 중 3명꼴인 28%로 교회 출석 청년(68%)의 절반에도 못 미쳤다"고 했다. 

이어 "신앙생활의 이유가 '구원(12%)'보다 오히려 '가족'이라는 응답이 28%로 더 높을 정도였으며, '이혼, 낙태, 음주, 흡연, 동성애' 같은 현대사회 윤리 문제에 관한 수용도는 교회 출석 청년보다 비개신교인에 훨씬 더 가까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