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길 목사(감사한인교회 원로 목사)
김영길 목사(감사한인교회 원로 목사)

왕이 자기 백성을 저들의 죄에서 구원하기 위해 자신의 목숨을 대신 내어놓는다는 말씀이다. 인류 역사에서 찾아볼 수 없는 일이다.

일반적으로 왕은 자기 권좌와 영토를 지키기 위해 백성들을 전쟁터로 내보낸다. 그중에 얼마는 죽을 것이다. 전쟁은 어차피 서로 죽이는 행위니까. 왕은 수많은 군사들이 죽어도 개의치 않는다. 훈장과 약간의 보상금만 주면 된다. 전쟁에서 이기기만 하면 그는 백성들로 부터 추앙을 받을 것이다. 조금 심하게 말하면, 왕은 사람들의 목숨으로 자기 권력을 유지한다.

그런데 예수라는 왕은 전혀 다르다. 자기 백성들을 위하여 대신 죽는다. 자기 생명으로 백성들의 생명을 구해낸다. 그것도 죄로부터. 그렇다면, 죄가 눈앞에 있는 적군보다 더 위험하고 두렵다는 말인가?

“그가 자기 백성을 그들의 죄에서 구원할 자이심이라.”

천사가 말한 “자기 백성”은 누구일까? 첫째로 이스라엘 백성들이다. 시내 산에서 하나님은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이렇게 말씀하셨다. “...너희가 내 말을 잘 듣고 내 언약을 지키면 너희는 모든 민족 중에서 내 소유가 되겠고 너희가 내게 대하여 제사장 나라가 되며 거룩한 백성이 되리라”(출 19:5-6).

예수님은 분명히 이스라엘 백성들을 먼저 찾아오셨다. 그러나 이스라엘 백성들은 예수님을 거절했고, 그들은 이해할 수 없는 일이었지만, 오히려 이방인들이 예수님을 영접했다. 교회는 일찌감치 이 사실을 깨닫고 있었다. 사도 요한의 말을 들어보자.

“참 빛 곧 세상에 와서 각 사람에게 비추는 빛이 있었나니 그가 세상에 계셨으며 세상은 그로 말미암아 지은 바 되었으되 세상이 그를 알지 못하였고, 자기 땅에 오매 자기 백성이 영접하지 아니하였으나 영접하는 자 곧 그 이름을 믿는 자들에게는 하나님의 자녀가 되는 권세를 주셨으니 이는 혈통으로나 육정으로나 사람의 뜻으로 나지 아니하고 오직 하나님께로부터 난 자들이니라”(요 1:9-13).

하나님의 백성은 이스라엘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예수님을 믿고 구원받는 모든 인류를 포함한다. 바울은 디도에게 보낸 편지에서 이렇게 말했다.

“모든 사람에게 구원을 주시는 하나님의 은혜가 나타나 우리를 양육하시되 경건하지 않은 것과 이 세상 정욕을 다 버리고 신중함과 의로움과 경건함으로 이 세상에 살고 복스러운 소망과 우리의 크신 하나님 구주 예수 그리스도의 영광이 나타나심을 기다리게 하셨으니 그가 우리를 대신하여 자신을 주심은 모든 불법에서 우리를 속량하시고 우리를 깨끗하게 하사 선한 일을 열심히 하는 자기 백성이 되게 하려 하심이라”(딛 2:11-14).

바울이 “우리”라고 부르는 디도는 할례조차 받지 않은 헬라인이었다. 그는 바울을 통하여 예수님을 믿은 후에 그레데 섬에서 목회하고 있었다. 바울은 “(이스라엘 백성들에게뿐만 아니라) 모든 사람에게 구원을 주시는 하나님의 은혜”라고 강조했다. 그 은혜가 “우리를 속량하시고...깨끗하게 하사...자기 백성이 되게” 하셨다. 십자가 위에서 우리를 대신하여 죽으심으로 예수님께서 우리를 자기의 백성이 되게 하셨다는 말씀이다. 예수님께서 “저희 죄에서 구원하실” 자기 백성은 생물학적으로 맺어진 것이 아니고 은혜로 빚어진 새로운 가족이다.

베드로도 이 점을 강조했다.

“그러나 너희는 택하신 족속이요 왕 같은 제사장들이요 거룩한 나라요 그의 소유가 된 백성이니 이는 너희를 어두운 데서 불러내어 그의 기이한 빛에 들어가게 하신 이의 아름다운 덕을 선포하게 하려 하심이라. 너희가 전에는 백성이 아니더니 이제는 하나님의 백성이요 전에는 긍휼을 얻지 못하였더니 이제는 긍휼을 얻은 자니라”(벧전 2:9-10).

바울과 베드로의 말을 음미해보자. 그들의 말은, 아직 우리가 하나님의 백성이 아니었을 때에, 우리를 백성으로 삼으시기 위해 예수님께서 죽으셨다는 뜻이다. 우리가 그의 백성이기 때문에 구원하신 것이 아니다. 도저히 그의 백성이 될 수 없었던 우리를 그의 백성으로 삼으시기 위해 그가 죽으셨다.

그래서 더욱 감격스럽다. 우리가 아직 죄인이었을 때, 우리가 하나님의 원수처럼 살아가고 있었을 때, 그때 이미 예수님은 우리를 그의 백성으로 여기시고 우리를 대신하여 죽으셨기 때문이다. 우리는 이미 예수님 안에서 하나님의 백성이 되어 있었다. 우리가 죄의 진흙탕 속에서 허우적거리고 있을 때에 하나님께서 손가락으로 우리를 가리키시며 ‘저기 내 사랑하는 백성이 있다’고 말씀하셨다.

아무리 험한 인생을 사는 사람이라도 성령님께서 ‘저 사람도 하나님의 백성이다’라는 감동을 주시면 우리는 즉시로 복창(復唱)해야 한다. ‘맞습니다. 저 사람도 구원받아야 할 하나님의 백성입니다.’ 그 순간 전도와 선교가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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