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인수 목사(전 미주장신대 총장)
(Photo : ) 김인수 목사(전 미주장신대 총장)

“주의 성령이 내게 임하셨으니 이는 가난한 자에게 복음을 전하게 하시려고 내게 기름을 부으시고, 나를 보내사 포로 된 자에게 자유를, 눈먼 자에게 다시 보게 함을 전파하며, 눌린 자를 자유롭게 하고, 주의 은혜의 해를 전파하게 하려 하심이라.” (누가복음 4:18-19)

 진화론으로 유명한 영국의 생물학자며 지질학자였던 찰스 다윈(Charles Darwin:1809-1882)은 세상의 모든 생물은 생존경쟁(生存競爭)을 거쳐 이기는 자만이 존재하고 나머지는 도태된다는 진화론을 전개했습니다.

 이 이론은 우생학(優生學)으로 이어지는데, 자연 선택이 진화에 기본적 토대를 마련해 주는데, 생존 경쟁에서 이기는 종(種)만 살아 남고, 지는 종은 도태되어 버립니다. 이 이론은 약육강식(弱肉强食) 이론과 연결되어, 약한 것은 강한 것의 먹이가 되어, 이 세상에는 강한 것만 존재하게 됩니다. 그리하여 모든 생물은 생존하기 위해 무한(無限) 투쟁을 해야 합니다. 그 투쟁은 비단 다른 종 사이에서만 일어나는 것이 아니고, 같은 종 사이에서도 심지어 같은 엄마가 낳은 형제, 자매들 가운데서도 이루어집니다.

 2016년 중국에서 보내온 판다 부부가 2023년 7월 7일 경기도 용인 에버랜드에서 쌍둥이 자매를 낳았습니다. 판다가 쌍둥이를 낳을 확률은 약 50%라고 하니 그렇게 드문 일은 아닙니다. 이 두 쌍둥이는 태어나는 순간부터 엄마의 품에서 젖을 먹기 위해서 경쟁을 하는데 눈도 뜨지 않고, 털도 나지 않는 신생 동물이지만, 이들은 살아남기 위해서 서로 엄마 젖 경쟁을 합니다.

 야생에서 쌍둥이가 둘 다 생존할 확률이 그리 높지 않기 때문에, 사육사들은 쌍둥이들의 고른 성장을 위해서 넉 달 동안 쌍둥이를 번갈아 가며 돌보았습니다. 태어난 지 넉 달이 지나면 아기 판다들은 걸음마를 떼기 시작합니다.

 아장아장 걷다가 쓰러지길 반복하는데 그럴 때마다, 사육사들은 긴장을 늦출 수가 없습니다. 두 녀석들은 엄마의 젖을 더 많이 먹으려고 경쟁을 계속하기 때문입니다. 아무래도 힘이 세고 강한 녀석이 그렇지 못한 녀석보다 엄마의 젖을 더 많이 먹게 되고, 엄마와의 스킨십도 더 많이 갖게 됩니다.

 사육사들은 뒤처지는 녀석을 보살펴 주면서, 매일 체중을 재고, 분유를 보충해 주면서, 두 놈 다 균형 있게 성장하도록 노력했습니다. 그들의 주식인 대나무를 제대로 먹을 때까지, 녀석들은 계속해서 모유 경쟁을 합니다. 살아남기 위한 생존경쟁이지요.

 이 판다들이 야생에서 살았다면, 틀림없이 힘없는 놈은 강한 언니에 치여 죽었을 것입니다. 이것이 동물 세계의 잔혹한 생존 법칙입니다. 동물의 세계에서는 더불어 도우며 산다는 개념이 없습니다. 상대를 쓰러뜨리고, 나만 살아야 한다는 생존 법칙만이 존재하는 냉혹한 세계입니다.

 그러나 인간 세상은 동물의 세계와 다릅니다. 인간은 일반 동물이 아니고, 하나님의 형상(Imago Dei:Image of God)대로 창조되었기에, 서로 경쟁하고 싸우면서 상대를 죽이고, 내가 사는 동물 세계의 법칙이 적용되지 않습니다.

 구약에 고아와 과부와 나그네(홈리스)를 돌보라는 말씀이나, 예수님께서 세상에 오신 목적이 “포로 된 자에게 자유를, 눈먼 자에게 다시 보게 함을 전파하며, 눌린 자를 자유롭게 하고, 주의 은혜의 해를 전파하게 하려 하심”(눅 4:18-19)이었습니다.

 따라서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는 생존경쟁이나 약육강식이라는 단어는 없습니다. 오히려 약자와 가난한 사람과 병자들과 고난 받는 사람들을 돌보아 주는 상부상조(相扶相助)의 정신만이 있을 뿐입니다. 일반 세상은 생존경쟁, 약육강식이라는 원리가 적용되는지 모르지만, 교회 안에서는 오직 그리스도의 말씀만 적용됩니다.

 우리 모두 열심히 전도하여 세상을 동물의 세계에서 그리스도의 세계로 바꾸어 나가야겠습니다. 기도가 많이 요청되는 때입니다. 주말 잘 보내시고, 월요일에 만나겠습니다. 샬롬.

L.A.에서 김 인 수 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