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콰도르에서 소총과 수류탄으로 무장한 마약밀매범 집단이 TV 생방송에 등장하는 사건이 벌어진 가운데, 현지 교회도 폭력 사태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크리스천포스트(CP)에 의하면, 해당 사건은 다니엘 노보아(Daniel Noboa) 에콰도르 대통령이 비상사태를 선포한 지 하루 만인 9일, 최소 7명의 경찰관이 납치되고 잇따른 폭발이 발생하는 도중 벌어졌다.   

TV 영상에서는 한 여성이 "제발 쏘지 마세요, 쏘지 마세요"라고 말하는 소리가 들리고, 사람들이 얼굴을 가리고 바닥에 앉아 있는 장면, 이후 후드를 쓴 일부 사람들이 직원과 함께 스튜디오를 떠나는 장면이 방송됐다.  

8일 에콰도르 정부는 60일간 비상사태를 선포해, 교도소 내에서도 군 순찰이 가능하게 했을 뿐 아니라 전국적으로 야간 통행금지를 시행했다. 

에콰도르에서 가장 부자 중 한 명의 아들인 노보아는 지난해 11월, 수 년 동안 거리와 교도소에서 확산된 마약 관련 폭력 사태를 멈추겠다는 공약으로 대통령에 취임했다. 

에콰도르의 교회 역시 이러한 범죄와 폭력 사태의 영향을 받았다. 마찰라(Machala)시 파비앙 아퀼라(Fabian Aguilar) 전 시장 후보가 7일 오전 교회 입구에서 총에 맞아 사망한 것이다. 그는 가족과 함께 '오순절 복음주의 크리스천 미션'(Pentecostal Evangelical Christian Mission) 교회에 참석했고, 그가 차량을 세우고 나오자 사람들이 그의 머리에 총을 쐈다.

CP에 따르면, 국가에 영향을 미치는 긴장된 상황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 이에 대해 언급한 복음주의 단체는 없는 상태다. 그러나 소셜미디어에는 국내외에서 에콰도르를 위한 간절한 기도의 요청이 이어지고 있다.

안토니우 쿠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에콰도르의 상황 악화가 현지인들의 삶에 미치는 악영향에 대해 매우 우려하고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존 커비 미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 전략소통조정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미국은 에콰도르의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며 "폭력 사태에 대처하기 위해 에콰도르 정부와 협력할 용의가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