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종기 목사(충현선교교회 원로목사)
민종기 목사(충현선교교회 원로목사)

성경은 ‘솔로몬과 같은 지혜자가 없다’ 말합니다. 재판하는 왕의 사명 때문에 솔로몬이 하나님께 지혜를 구하였는데, 하나님께서는 기도에 응답하셨습니다. “내가 네 말대로 하여 네게 지혜롭고 총명한 마음을 주노니 네 앞에도 너와 같은 자가 없었거니와 네 뒤에도 너와 같은 자가 일어남이 없으리라”(왕상 3:12). 아울러 하나님께서는 구하지 않은 “부귀와 영광도 함께 주심”으로, “평생에 왕들 중에 솔로몬과 같은 자가 없으리라”(왕상 3:13) 약속하셨습니다.

하나님은 실언하지 아니하시고 약속을 이루시는 하나님이십니다. 그 결과 솔로몬은 무수한 복을 받아, 최고의 정치가이자 철학자가 되었습니다. 시인이 되어 1,005편 노래를 작곡했습니다. 심지어 지혜의 잠언 3,000수를 모으고 짓는 문필가가 되었습니다. 그는 식물학자, 동물학자 그리고 건축가였습니다. 그는 20년 동안 성전과 궁궐을 짓기 위한 역군을 일으키는 행정가이자 경영자였습니다. 그는 국제 관계를 잘 이용한 무역 왕이었습니다. 하나님은 약속대로 솔로몬을 최고의 왕이 되게 하셨는데, 왕의 필수적인 요소인 “지혜와 능력”을 가진 “평강의 왕”으로 만들었습니다. 천하 모든 왕은 그 지혜의 소문을 듣고 사람을 보내어 배우려고 하였습니다.

그러나 이 솔로몬은 자신의 저서 전도서를 통해 그의 복된 삶을 “허무하다” 표현합니다. “헛되고 헛되며 헛되고 헛되니 모든 것이 헛되도다”(전 1:2). 그는 무엇 때문에 하나님이 복 주신 삶을 “권태롭고” “수고로우며” “피곤하다” 표현할까요? 솔로몬은 노년의 생이 “무상하고” “번뇌와 근심으로 가득하며” “무익하고 바람을 잡는 것 같다” 합니다. ‘허무’(nothingness)는 전도서를 관통하는 주제인데, 솔로몬은 삶의 덧없음을 철저히 느끼며 자신의 인생을 반추합니다. 전도서는 성경의 3대 절기 중 마지막 절기인 초막절에 읽혔는데, 솔로몬은 인생의 마지막에 허무 속에서 “존재의 의미”(raison d'être)를 추적합니다. 그는 방황의 삶과 일의 결국을 체험한 자로서 사람의 본분은 “하나님을 경외하고 그의 명령들을 지키는 것”(전 12:13)이라고 단언합니다.

솔로몬의 놀라운 성취와 견고한 영성이 무너지는 이유는 전쟁의 실패나 국제 관계의 실수 같은 외부적 요인으로부터 발생한 것이 아닙니다. 그것은 내부의 방종, 영적 경계심의 이완으로부터 시작되었습니다. 하나님을 향한 올곧은 신앙과 지혜의 상실은 외적으로 아름답고 기품있는 왕비와 1,000명의 후궁과 첩을 얻음에서 시작되었습니다. 솔로몬의 아내들은 우상과 이교(pagan) 신앙을 가지고 들어왔고, 그것이 왕의 신실한 마음을 바꾸었습니다. 솔로몬이 지은 아가서와 잠언의 가르침은 상당 부분 모두 결혼과 성(sex)에 관련된 것입니다. 무엇이 솔로몬으로 하여금 남녀관계에 대하여 이토록 많은 기록을 남기도록 한 것일까요?

아가서, 곧 ‘노래 중의 노래’는 이상적인 가정과 부부관계에 대하여, 그리고 사랑과 결혼의 발전과정을 자세히 묘사합니다. 이 긍정적인 부부 사랑은 잠언을 통해 음녀에 대한 경고로 이어집니다. 잠언의 가장 중심된 주제 중의 하나는 거리의 음녀와 성문에서 부르짖는 여성으로 표현된 지혜의 대조입니다. 지혜로운 아내를 통하여 음녀의 유혹을 피할 수 있다고 잠언은 가르칩니다.

잠언의 결론은 그러므로 여인, 곧 르무엘 왕의 어머니(잠 31:1-9)와 현숙한 아내(31:10-31)입니다. 결국 거룩한 가정을 통하여 아들은 성공자가 되며 남편은 존귀한 자가 됩니다. 솔로몬의 많은 아내는 솔로몬을 영적으로 타락시키고, 도덕적으로 이완시켜, 결국은 정치적 지혜를 상실함으로 인권유린의 억압적 정치체제를 낳습니다. 솔로몬을 정복한 악은 아름다운 여인의 모습으로 들어와 민족분단의 비극으로 귀결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