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태광 목사(월드쉐어 USA)
강태광 목사(월드쉐어 USA)

이그나티우스(Ignatius)는 오리겐과 교회사가 유세비우스의 기록에 이름이 남아있는 실제로 존재했던 초대 교회 지도자다. 그는 영향력 있는 목회자였고 순교로 신앙을 고백했던 신앙인이었다. 이그나티우스는 우리가 잘아는 안디옥 교회의 2대 혹은 3대 담임 목사였다. 그는 복음을 전하다가 체포되어 로마로 압송되어 가면서 7개의 편지를 남겼다.

이그나티우스의 7편지 중 첫 번째 편지가 에베소 교회에 보내는 편지다. 아울러 이 편지는 이그나티우스가 남긴 7 편지 중에 가장 긴 편지였다. 로마로 압송되어 가던 이그나티우스 일행은 드로아로 북쪽 길을 거쳐 로마로 행하던 도중 잠시 서머나에 머무른다. 잠시 쉬는 시간에 몇몇 교회의 방문을 받고, 또 몇몇 서신을 기록한 것으로 알려진다.

서머나에서 잠시 체류하는 이그나티우스 감독을 위로하기 위해 인접도시인 에베소 교회에서 방문했다. 당시 황제의 명을 어긴 죄로 압송되는 죄수를 만나는 일을 위험한 일이었다. 그러나 에베소 교회 담임 목회자 오네시모 감독과 4명의 평신도 대표가 에베소 교회를 대표하여 방문한 것이다. 로마로 가는 사람도, 그를 격려하고 배웅하는 사람들도 순교의 각오로 살아가는 신앙인들이었다.

에베소교회 대표단은 담임목사였던 오네시모 감독, 평신도 대표인 크로커스(Crocus), 에우플루스(Euplus), 프론토(Fronto), 브루스(Burrhus) 등등이다. 이 4명의 평신도 대표 중의 한 사람인 부루스(Burrhus)집사는 그 후 이어진 이그나티우스 순교 여행에 동행했다. 그리고 이그나티우스의 서기로 그를 돕다가 이그나티우스가 필라델피아로 보내는 편지를 전달했다. (필라델피아 서신 11:2)

서머나에서 뜻밖의 환대로 큰 위로를 받은 이그나티우스 감독은 펜을 들어 에베소 교회에 편지를 썼다. 아울러 이그나티우스 감독은 이 편지로 신앙의 바른길을 제시하며 이단을 배격하라고 권한다. 그는 또 에베소 교회 성도들이 환란을 이기는 강인한 신앙생활을 하기를 독려했다. 왜냐하면, 당시 신앙생활은 실존적 박해와 위험을 각오하는 위험한 일이었다.

야수의 밥이 되어 사형당할 죄수인 이그나티우스는 두려워 떨지 않았다. 순교의 길을 피하려 하지도 않았다. 오히려 그는 자신이 순교할 수 있기를 희망하고 있다고 에베소 교회 성도들에게 강조하고 있다. (저는 여러분의 기도에 의해 로마에서 야수들과 맞붙어 싸울 수 있는 행운을 갖게 되기를 희망하고 있습니다./에베소 교회 서신 1:2)

에베소 교회 감독인 오네시모는 빌레몬서에 등장하는 오네시모와 동일인물이다. 본 서신에서 이그나티우스는 여러 번 오네시모의 이름을 언급하며 그를 칭찬한다. 이그나티우스 감독은 오네시모 감독을 서머나에서 처음 만났지만 아주 가까운 사이가 되었다. 그는 에베소 교회 성도들에게 목회자 오네시모 감독과 좋은 관계임을 칭찬하고 격려했다. “저도 여러분의 감독과 너무나 짧은 시간에 그렇게 가까워질 수 있었는데, (이런 좋은 감독과) 여러분이 좋은 관계가 있음을 축하합니다(에베소 서신5:1).”라고 했다.

이그나티우스 감독은 오네시모 감독의 조심성 있고 침묵을 지키는 성품을 칭찬하며 자신이 존경한다고 강조했다(에베소 서신6:1). 그리고 자신이 존경하는 만큼 에베소 교회 성도들도 목회자인 오네시모를 존경하기를 부탁했다. 나아가 이그나티우스는 주님께서 보내신 지도자이니 존중하라고 권하며, 자신이 만나본 오네시모 감독은 건하한 사람이라고 증언했다.

이그나티우스 감독은 에베소 교회 성도들에게 몇 가지 조언을 했다. 7장에서 하나님 백성답게 살아야 함을 강조했다. 하나님 백성으로 그리스도인의 이름을 자랑하면서도 거짓된 삶을 사는 사람들을 책망했다. 그리고 성도들은 그런 사람들을 피해야 한다고 가르쳤다. 8장에서 이그나티우스는 성도들이 현혹되지 않도록 주의하라고 훈계했다. 현혹되지 않기 위해서 육체에 속한 자들과 함께 하지 말라고 권했다. 그리고 본질적으로 영에 속한 자들은 육체에 속한 자들과 같이 행할 수 없다고 가르친 것이다.

9장에서는 사악한 무리에 미혹되지 않도록 주의하라고 충고했다. 그들의 사악한 가르침을 받지 않도록 유의하라고 강조한다. 이그나티우스에 의하면 사악한 가르침을 막을 수 있는 길은 철두철미하게 예수 그리스도의 계명들로 치장을 하고 말씀에 따라 구습을 버린 삶을 사는 것이다. 10장에서는 믿음의 본을 보이라고 권한다. 악한 자들이나 거짓된 자들을 본받지 말고 신실한 삶으로 그들에게 도전을 주라고는 권면한다.

이그나티우스는 진실성 있는 침묵을 높게 평가했다. 6장 1절에서 오네시모 감독의 진중한 침묵을 칭찬하더니, 15장 1절에서는 ‘침묵을 지키며 진실한 것이 재잘재잘 지껄이면서 거짓된 것보다 낫다’고 말한다. 그 당시 교인들 중에 성도임을 자랑하면서 자신의 유익을 추구한 사람들이 있었던 같다. 15장1절 2절에서 예수님의 침묵의 모범을 설명한다.

이그나티우스는 에베소 교회 성도들에게 종말적 신앙을 가지라고 권면했다. 이외에도 그는 다양한 주제로 여러 권면을 전하고 있다. 이런 메시지를 전하는 이그나티우스는 자신의 한계와 약함을 인정하였다. 그는 겸손한 메신저로서의 위치를 강조했다.

이그나티우스의 에베소 서신은 당시 교회가 직면했던 일반적인 문제들을 다루고 있다. 당시 에베소 교회가 직면한 문제들이 신약 교회의 문제들과 유사한 듯 하다. 그래서 신약성경의 공동 서신들과 유사한 메시지를 담고 있다. 본 서신에는 소망의 메시지, 이단 경계와 종말론 그리고 일상에서의 경건 등을 담고 있다.

그런데 이그나티우스는 에베소 교회를 방문한 적이 없다. 자신을 찾아온 오네시모 감독과 평신도 지도자들과 교제하고 교회 상황을 진단한 다음 성도들의 영적 삶을 권면했다. 사형집행을 당하기 로마로 가는 이그나티우스 목사의 믿음의 여유와 담대함이 풍성한 서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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