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예배 참석자 수의 급감을 불러왔던 코로나19가 한국교회의 전도에도 크게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비개신교인들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이들이 전도나 포교를 받은 비율이 과거보다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목회데이터연구소(이하 연구소)는 얼마 전 발표된 한국기독교목회자협의회(한목협)의 '2023 한국인의 종교생활과 신앙의식 조사'의 주요 결과를 12일 소개했다. 해당 조사는 전국 만 19세 이상 개신교인 2천 명과 비개신교인 1천 명을 대상으로 한 것이다. 한목협의 올해 조사는 1998년, 2004년, 2012년, 2017년에 이어 다섯 번째로 진행된 것이다. 

이에 따르면 비개신교인에게 지난 1년 사이 전도나 포교를 받은 경험 유무를 물은 결과, 23%가 그런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이는 조사가 시작된 1998년(39%) 이후 꾸준히 감소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는데, 특히 올해의 23%는 2017년의 36%보다 13%p나 급감한 것이다.

이에 대해 연구소는 "이는 코로나19의 영향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했다.

전도 내용도 '예수·하나님 소개'에서 '교회·예배 안내'로 변화하는 추세에 있었다. 개신교 전도를 받은 자의 전도 내용으로는 '교회·예배(전도 집회) 안내'가 44%로 가장 많았고, 이어 '예수·하나님에 대한 소개' 39%, '윤리적, 도덕적인 삶 지향' 12% 등의 순이었다. 

그러나 조사를 처음 시작한 1998년엔 '예수·하나님에 대한 소개'가 66%로 주된 내용을 차지했었다. 이에 비하면 '교회·예배(전도 집회) 안내'는 23%로 많지 않았다. 그랬던 것이 2017년과 올해, 각각 전자는 48%→39%로 계속 줄었고, 후자는 40%→44%로 계속 늘어 결국 역전된 것이다.

연구소는 "이는 두 가지로 해석되는데, 하나는 교회의 전도 프로그램과 행사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거나 다양해지고 있는 경향이 반영된 결과일 수 있고, 다른 하나는 개신교인들의 신앙 약화로 인한 복음의 내용에 대한 확신 또는 제시가 약화된 요인이 작용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한편, 개신교의 이미지 형성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비개신교인들은 '주변 교인들의 언행' 30%, '목회자·교회 지도자들의 언행' 25%, '매스컴 보도' 18% 등의 순으로 꼽았다. 10년 전 대비 매스컴의 영향은 줄었고, 교인과 목회자의 영향은 증가한 것이다. 

'한국교회 일반성도의 문제점'을 묻는 질문에 개신교인 응답자 중 가장 많은 27%가 '신앙과 일상생활의 불일치'를 꼽았다. 이에 대해 비개신교인 절반 이상이 개신교의 이미지 형성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주변 교인들과 목회자 등의 언행을 꼽은 것과 동일한 맥락으로 볼 수 있겠다고 연구소는 덧붙였다. "비개신교인뿐만 아니라 개신교인도 역시 자신의 신앙과 일상생활 즉 삶, 언행의 불일치를 인정한 것"이라는 해석이다.

연구소는 "일상에서 만나는 개신교인들의 언행 불일치의 모습이 개신교의 이미지를 더 많이 갉아먹고 있었다.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크다고 하는데 말과 행동이 다른 개신교인의 이중적 행태는 개신교에 대한 단순 실망을 넘어서 사회적 비난을 가중시켰다고 할 수 있다"고 했다.

연구소는 "이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설교나 교육 등을 통해 형성된 기독교적 세계관을 실제 생활에서도 통합하는 인식의 전환과 자기 이기주의 성향을 극복하려는 노력이 동시에 수반되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실추된 이미지를 단기간에 회복하기는 어렵다. 게다가 종교에 대한 사회적 관심도와 중요도가 낮아지고 상황에서는 더욱 그렇다"며 "그러므로 진정성을 갖고 '세상 속'으로 들어가 세상과 소통하며 자기 중심성을 극복하는 노력을 지속적으로 하는 것 외에는 다른 방법이 없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