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봉주 목사(감사한인교회)
구봉주 목사(감사한인교회)

세상적 관점에서 감사는 감사할 만한 이유가 있다고 여겨질 때, 감사할 만한 일을 당한 사람이 감사를 끼친 누군가에게 하는 일종의 도리입니다. 법적 책임이나 의무가 없습니다. 단지, 도의적인 책임이 부과되어, 감사를 끼친 사람이 괘씸하게 생각할 수 있고, 그러한 상황을 지켜보는 주위 사람들의 판단에 의한 비난을 들을 수 있을 뿐입니다. 어쨌든, 감사는 감사한 일을 당한 사람에게 전적으로 달려 있습니다. 본인이 감사하지 않으면, 그것은 본인 마음입니다. 감사한 일을 당한 사람이 마음으로는 감사하였으나, 감사했던 일을 까맣게 잊어버렸을 수 있습니다. 감사를 끼친 사람과 감사할 일을 당한 사람 사이에 감사할 일에 대한 관점이 서로 달랐을 수도 있습니다. 감사를 끼친 사람은 도움을 줬다고 생각했지만, 감사할 일을 당한 사람에게는 감사할 만한 일이 아니었거나, 도리어 폐가 되었을 수도 있습니다. 이런 일은 실제로 빈번하게 일어나는 일입니다. 그리고 원래 감사할 줄을 모르는 예의 없는 사람이거나, 감사를 배우지 못한 사람이었을 수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도움을 받은 일보다 자신이 잘 한 일에 더 비중을 두는 교만한 사람이었을 수도 있습니다. 심지어, 남이 한 일은 잘 잊어버리는 자기 중심적인 사람, 인간관계를 중요하게 여기지 않는 반사회적 성향을 가진 사람이었을 수도 있습니다.

이렇듯 감사는 전적으로 감사한 일을 당한 사람의 판단에 달려 있기 때문에 감사를 끼친 사람은 감사할 일을 당한 사람에게 어떤 기대를 갖거나, 섭섭함을 느낄 필요가 전혀 없습니다. 감정이 상한 자신만 손해이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자기 자신에게뿐 아니라, 푸념을 털어 놓는 다른 이에게 "내가 뭔가를 바라는 게 아니고, '감사합니다'라는 최소한의 도리조차 지키지 않는 점 때문에 기분이 나쁜 거야"라며, 변명을 늘어 놓다 보면, 구차해집니다. 그래서, 감사할 만한 일들을 만드는 좋은 성품을 가진 분들 중에 감사 답례를 받지 못해, 자주 섭섭함을 느끼는 분들은 선행을 자제해야 합니다. 절제해야 합니다. 감사할 줄 모를 뿐 아니라, 감사는커녕, 더 바라는 사람이 있다면, 아무런 호의 베풀지 않은 편이 낫습니다. 시험들 일을 만들지 말라는 것입니다. 물론, 이 말은 이웃을 사랑해야 할 크리스천에게 자칫 위험한 발상일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내가 감당하지 못할 사랑을 베풀다가 스스로 시험 들어, 다른 이를 험담하거나 미워하는 죄를 짓는 것 보다는 백만 배 더 낫습니다. 잘 베푸는 성품을 가지신 분들은 이 점에 유의하셔야 합니다. 마음으로 자꾸 남을 판단하고, 억울하고 분한 감정으로 자꾸 마음이 상하게 되면, 영적으로 결코 유익하지 않습니다. 억울하게 도리어 스스로의 양심을 타락하게 만들고, 마음에 죄를 품어 심령 가운데 내주하시는 성령을 근심하게 만들 수 있습니다. 그러면, 은혜를 다시 회복하기 어려워집니다. 우리의 마음을 만지시고 위로하시고 회복시키시는 성령을 근심하게 하면, 우리 마음은 누가 돌봐 주실 수 있겠습니까? 자신의 영혼을 망치는 일만큼 어리석은 일은 없습니다. "무릇 지킬 만한 것이 있으면, 더욱 네 마음을 지키라 생명의 근원이 이에서 남이라"고 했습니다.

그런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크리스천의 관점에서 감사는 특별합니다. 아니, 특별하다 못해 중요한 주제입니다. 그 이유는 그것이 하나님과 관련이 있기 때문입니다. 하나님에 대한 감사, 사람에 대한 감사, 모두가 연관성이 있습니다. 사람에 대한 감사를 하지 않는 크리스천은 하나님께도 감사하지 않습니다. 마치, 크리스천이 사람을 사랑하지 않으면, 하나님을 사랑할 수 없다는 말씀 그대로입니다. 성도님들께서는 하나님과 사람에게 감사를 잘 하는 분들이십니까?

그리고 감사가 중요한 또 다른 이유는 감사는 인간관계를 원활하게 만드는 조미료 역할을 하기 때문입니다. 간혹, 예의 바른 분들 중에 감사할 일이 전혀 없는데, 그냥 감사하다고 입버릇처럼, 말하는 분들이 계십니다. 그분들에게 무엇이 그렇게 감사해서 감사하다고 하십니까? 물으면, 그분들은 아주 작은 별것 아닌 일에 실제로 감사하고 계시는 것을 알 수가 있습니다. 수고하시는 일에 대한 충분한 사례를 드리는 분에게 "감사합니다"라고 밝게 인사하는 것은 격려의 의미도 있지만, 실제로 "하고 많은 분들 중에 특별히 우리집에 오셔서, 이렇게 수리해 주시는 것이 감사하다"는 마음이 있기 때문에 그렇게 표현하는 것입니다.

저는 감사를 표현하는 분들이 좋습니다. 그분들이 사랑스럽고, 그 분들이 고상해 보입니다. 아마 성도님들도 마찬가지실 것입니다. 우리가 보기에 그렇다면, 남들이 보기에도 그럴 것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더욱 감사하는 사람이 되어야겠습니다. 하나님도 하나님께 감사를 드리고, 감사를 표현하고, 감사의 답례를 하는 자들을 기뻐하시고 사랑하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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