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북동부 마니푸르 주에서 최근 급증한 폭력 사태로 최소 98명의 기독교 주민이 사망했다. 그러나 현지 부족 지도자들은 폭력이 종교적 갈등이 아닌 부족 갈등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미국 크리스천포스트(CP)에 따르면, 5월 3일에 시작된 폭력은 주로 임팔 계곡과 추라찬푸르 지역에서 발생하여 최소 4일간 소요를 일으켰다. 당시 혼란은 그 이후 마니푸르주 전역에서 거의 매일 총격 사건으로 이어졌다.

익명을 요구한 한 지역의 교계 지도자는 CP에 6월 5일 아침, 강폭피 지역의 쿠키(Kuki) 부족 공동체 내 9개 교회가 공격을 당했다고 제보했다. 추라찬푸르 지역에 거주하며 기독교인이 다수인 쿠키 부족은 임팔 지역의 메이테이(Meitei) 부족 공동체 조직인 ’아람바이 텡골’과 ‘메이테이 라푼’이 이번 폭력을 선동했다고 주장했다.

메이테이족은 마니푸르주 인구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며 주로 힌두교도가 우세하다. 현지 매체에 따르면, 경쟁 관계인 두 부족은 각자 상당한 양의 무기를 은닉한 것으로 전해진다.

2일 마니푸르 주총리실이 발표한 성명에 따르면 쿠키족과 메이테이족 간의 폭력으로 인한 사망자 수는 최소 98명에 달한다. 하지만 세계기독연대(Christian Solidarity Worldwide는)는 현지 소식통을 인용해 200명 이상이 사망한 것으로 추정했다.

북미마니푸르부족협회(North American Manipur Tribal Association)에 따르면 이번 공격으로 6천 채 이상의 가옥이 손상되거나 약탈당했다. 프레스 트러스트 오브 인디아는 부족 간의 충돌로 인해 주민 5만명 이상이 거주지를 떠났으며, 실향민 수가 매일 증가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또 실향민 중 약 3만5천명이 기독교 신자인 것으로 밝혀졌다.

온라인 영상들은 부족 개인에 대한 폭력에 대해 지역 경찰이 무관심하거나 공격에 가담한 정황을 보여주고 있다. 이와 동시에, 기독교 주민이 다수인 추라찬푸르 지역에서 메이테이 부족의 가구들도 상당한 피해를 입었다. 현재 이 지역은 정부 및 경찰 관계자를 포함한 메이테이 부족 대부분이 임팔 계곡을 떠났다.

이번 충돌은 두 부족 간의 민족 문제에서 비롯된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이전에 메이테이 기독교인 5만명이 속한 다수의 교회가 메이테이 힌두교도들에게 공격을 받은 사실이 밝혀졌다.

두 부족 어디에도 속하지 않은 기독교인 제보자는 CP에 “메이테이 기독교인들은 신앙을 포기하고 힌두교로 개종하라는 압력을 (내부적으로) 받고 있다”면서 메이테이 힌두교도들이 기독교 주민에게 힌두교로 개종하지 않으면 가족의 시신 매장을 금지했다고 전했다.

인도 북동부 지역은 오랫동안 부족 간 긴장이 지속되어 왔다. 이 중 메이테이족과 쿠키족은 토지 소유권 및 차별 철폐 조치 등의 문제로 대립해 왔다. 그러나 폭력 사태 이전에는, 메이테이와 쿠키족의 기독교 신자들은 힌두교 신자들보다 서로 더 많은 교류를 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힌두 민족주의 정당인 인도국민당(Bharatiya Janata Party, BJP)은 2017년 주 선거에서 승리한 뒤, 부족 정착지의 대부분을 보호림으로 지정해 거주민들을 불법 난민으로 분류했다. 이 과정에서 메이테이족이 부족 단체로 인정받기 위한 활동을 이어가자 쿠키족과의 대립도 첨예해져 갔다.

또한 올해 4월, 마니푸르 최고 법원이 주정부에 메이테이족의 부족 집단 인정 요청을 고려할 것을 명령한 직후 긴장은 더욱 고조되었다. 이어 지난달 3일, 마니푸르 부족학생연합은 메이테이 공동체의 부족 범주에 타 부족을 포함시킬 것을 요구했고, 이를 반대하는 시위에 수천명이 몰리면서 부족 간 폭력 사태가 촉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