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국무부는 12일 공개한 '2020 국제종교자유 보고서'에서 중국과 더불어 북한을 세계 최악의 종교 자유 침해국으로 지정하고, 핵과 인권 문제를 동시에 다루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북한은 19년째 '종교 자유 특별우려국' 명단에 올랐다.
대니얼 네이들 미 국무부 국제종교자유국장은 이날 '2020 국제종교자유 보고서' 관련 브리핑에서 "미 행정부는 인권 이슈를 외교 정책의 중심에 두려고 한다. 인권 이슈를 다루거나 국가 안보 문제를 다루거나, 또는 양자 간 우려 사이에 상호 절충은 없다"고 밝혔다.
그는 특히 "세계에서 종교 자유를 가장 유린하는 국가 중 하나는 중국이며, 또 다른 하나는 북한"이라며 "우리는 북한 이슈를 지금과 같이 정면으로 다룰 생각이다. 전체적으로 다루지 않으면 이 지역의 지속적 평화·안정에 대한 가능성이 줄어들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조 바이든 정부 들어 처음 발표된 이번 연례보고서는 각국 종교 자유 현황을 기술하고 있으며, 17장에 걸쳐 북한 주민들이 종교를 이유로 탄압받고 있는 사실을 자세히 담고 있다.
보고서는 "북한 헌법은 '종교는 외세를 끌어들이거나 국가·사회적 질서를 해치는 구실로 이용되어선 안 된다'는 조항과 더불어 종교 신념의 자유를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북한 정부는) 표현의 자유 및 사상·양심·종교의 자유, 평화적 집회·결사의 자유에 대한 권리를 지속적으로 엄격히 제한하고 있다"는 작년 7월 유엔 사무총장의 보고 내용을 적시했다.
또 "미국은 북한의 오래 지속되고 체계적이며 광범위하고 중대한 인권 침해를 비판한 작년 12월 유엔총회 결의안을 지지한 바 있다. 당시 미국은 인권 유린에 대해 매우 심각한 우려를 표명했다"고 밝혔다.
북한은 2001년 이래 국제종교자유법에 따라 심각한 종교 자유 침해에 관여했거나 묵인했다는 이유로 특별우려국(CPC)로 지정돼 왔다.
보고서는 2014년 북한 인권에 대한 유엔 인권조사위원회(COI) 보고서 발간 후에도 상황이 바뀌지 않았다는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하면서, "COI는 북한이 사상, 양심, 종교의 자유에 대한 권리를 완전히 부정함을 확인했고, 많은 경우 반인륜 범죄로 여겨지는 인권 침해가 있었다고 판단했다"고 전했다.
아울러 북한에서 5~7만 명이 기독교인이라는 이유로 수감된 것으로 추정된다는 2019년 비정부기구(NGO)의 주장도 소개했다. 이에 따르면, 북한 내 수용소에 기독교인들은 5~7만 명, 많게는 20만 명에 달하며, 종교와 관련된 살인 126건, 실종 사건 94건 등 북한 내 종교 탄압이 1,411건 자행된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미 국무부는 보고서에서 한국의 대북전단금지법에 대한 우려도 포함됐다. 보고서는 "북한은 작년 6월 한국에 있는 탈북민 단체들이 성경과 기독교 자료들이 포함된 것들을 국경 너머로 보내자 남북연락사무소를 폭파했다"며 "북한 정부는 모든 시민이 종교 활동에 관여됐거나 종교와 관련된 자료를 소지한 이들을 신고하도록 장려했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네이들 국장은 "북한 주민들이 정보에 접근할 수 있도록 확실히 하기 위해 계속적으로 파트너들과 협력할 것"이라며 "이는 그들의 삶과 생활에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미국은 지난 3월 '2020 국가별 인권보고서'에서도 "북한에 정보 접근성을 올리는 것이 미국의 우선순위"라며 대북전단금지법을 우회적으로 비판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