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트하우스선교회 대표 박광철 목사
(Photo : 기독일보) 솔트하우스선교회 대표 박광철 목사

우리의 영성과 돈이 무슨 관련이 있을까? 예수를 믿는 이들도 돈과 무관한 것은 결코 아니다. 돈은 우리의 삶에 꼭 필요한 것인데 그것을 어떻게 사용하는가에 따라서 삶의 질도 다르고 특히 신앙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치기 때문이다. 돈에 대해서 정직하지 못하면서 건강한 영성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예를 들어서 돈에 대한 욕심이 심한 사람은 자칫 거짓말을 하거나 남을 해칠 우려가 있고, 거짓으로 돈을 모으는 사람은 부정한 자가 되기 때문이다. 특히 모금을 하는 선교사나 교회 재정을 담당하는 이들은 작은 금액이라도 정확하고 정직하게 다뤄야 한다.

일부 기독교 기업인들 중에는 자신은 모르게 "악덕 기업인"으로 소문이 돌고 있지만 자신은 교회와 기독교 단체에 헌금을 많이 하는 것으로 스스로 훌륭한 신앙인으로 착각하고 있다. 그는 목적을 위해서 수단을 정당화하는 것이다. 자기가 고용한 직원들을 인색하게 대우하면서 외부에 "좋은 기부자"라는 칭찬을 받는다면 그것도 하나님이 기뻐하지 않으실 것이 분명하다. 옛말에 있는 것처럼 "성경을 읽기 위해서 남의 등잔을 훔치는 것"은 잘못이다.

"부하려 하는 자들은 시험과 올무와 여러 가지 어리석고 해로운 욕심에 떨어지나니 곧 사람으로 파멸과 멸망에 빠지게 하는 것이라. 돈을 사랑함이 일만 악의 뿌리가 되나니 이것을 탐내는 자들은 미혹을 받아 믿음에서 떠나 많은 근심으로써 자기를 찔렀도다" (딤전 6:9-10).

돈을 바르게 쓰는 것에도 훈련이 필요하다. 어릴 적부터 돈을 관리하는 법을 배우면 성장한 후에도 그런 문제로 고민하지 않게 될 것이다. 자기의 돈과 남의 돈을 정확하게 구별하고 개인적인 돈과 공적인 돈을 구별하는 것을 배워야 한다. 그래야 후에 사회에서 직장 생활을 할 때에도 이런 일 때문에 신앙생활에 거리낌이 되지 않을 것이다.

자신의 수표책이나 기록을 확인하고 헌금 내역을 보라. 기록하지 않고 기억하려고만 하면 정확하지 않을 뿐 아니라 잊어버린다. 그렇게 하다 보면 국가에 세금보고를 할 때에 의도하지는 않았어도 부정확하게 기재하게 되는 것이다. 더욱이 남의 돈을 차용하는 경우에는 더욱 정확한 기록이 요구된다.

헌금하기 때문에 어느 정도의 불편과 고통이 온다면 그것은 더욱 귀한 헌신이다. 하나님께 드리는 헌금은 돈을 내 마음대로 쓴 후에 남은 것에서 드리는 것이 아니다. 즉 잔고처리 형식이 되지 않아야 한다. "헌금"은 말 그대로 "헌신하여 드리는 재물"이기 때문에 헌금한 후에 경제적 부족을 느끼거나 불편이 온다면 원망하지 않고 오히려 감사하며 하나님께 구할 일이다. 그래서 주님께서는 가난한 과부가 헌금으로 드린 두 개의 동전에 대해서 칭찬하신 것이다 (눅 21:4). 하나님께 나의 것을 아낌없이 드리면 하나님께서 나의 모든 필요한 것을 채워주실 것이기 때문이다 (빌 4:19).

마땅히 드릴 십일조를 비롯하여 그 이상을 드리도록 계획하라. 십일조는 구약의 규정일 뿐 신약 시대에는 불필요하다고 주장하는 이들이 있다. 십일조를 드리는 것을 일종의 율법으로 생각하면 그럴 것이다. 그렇지만 그것을 하나님께 대한 감사의 표시로 생각하면 전혀 생각이 달라진다. 십일조는 말 그대로 소득의 10%를 하나님께 드리는 것인데 그렇다면 나머지 90%는 모두 나의 것인가? 그것도 하나님께로부터 받지 않았는가? 그렇기 때문에 십일조와 헌금은 어떤 규정에 따라 드리기보다는 마음에 정한 대로 하는 것이 성경적이다 (고후 9:7). 따라서 소득의 10%를 드리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15%, 20% 또는 그 이상으로 드리는 것이 진정한 의미의 헌금이 될 것이다. 독생자까지 아끼지 않으시고 우리에게 주신 하나님께서 우리의 모든 필요를 채우시고 넘치도록 주실 것이다. 십일조를 드리는 것은 어려서부터 훈련하는 것이 평생 큰 유익이 된다.

헌금할 때에는 무명씨로 하는 것이 더 바람직하다. 일부 교회의 주보에는 매 주일 헌금자 명단이 나온다. 그 이유는 그것이 영수증과 같은 역할을 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문제는 누가 얼마를 냈다고 하는 금액까지 공개하는 것은 별로 탐탁하지 못하다. 혹 사정이 있어서 드리지 못한 이들에게는 위압감을 줄 수도 있고 반면에 자기 이름이 공개된 것에 대한 교만한 마음이 생길 위험도 있다. 재정 관리자가 정확하고 신뢰할 수 있게 처리한다는 것을 믿는다면 꼭 그런 영수증이 필요하지 않을 것이다. 그런 면에서 성경이 가르치는 대로 구제할 때에는 오른손이 하는 일을 왼손이 모르게 하는 것이 더욱 좋다. 누구든지 심은 대로 거둘 것이다.

구제기관이나 도움이 필요한 이들에게도 기부하라. 본인은 여러 해 동안 기독교 방송에서 생방송으로 신앙상담을 했다. 전화를 통해서 신앙적인 질문을 하면 즉석에서 답변하는 형식이다. 어떤 문제로 상당을 요청하는지 조사해 보니 헌금 문제가 가장 많았다. 꼭 10%를 드려야 하는가? 집세, 자동차세, 기타 공과금 등의 생활에 필요한 기본적인 것을 제하고 그 나머지에서 십일조를 드려도 되는가? 내가 다니는 교회에만 드려야 하는가? 내가 속한 교회는 재정이 넉넉한 것으로 알기 때문에 다른 작은 시골 교회나 단체에 헌금해도 괜찮은가? 이런 질문이 많았다.

나의 답변은 가능하면 자기가 속하여 영적인 도움을 받는 교회에 드리는 것이 가장 안전하다는 것이다. 그리고 교회를 통해서 선교 헌금과 구제 헌금을 보내는 것이 좋을 것이다. 그렇지만 경우에 따라서는 선교 단체나 선교사 또는 구제기관에 헌금하는 것도 좋다. 가능하면 우선적으로 본 교회에 정한 헌금을 하고 그 이상으로 헌금하는 것이 가장 좋다고 생각한다.

어느 교회 권사는 자녀들이 주는 용돈과 생일을 기념해서 주는 돈을 한 동안 모았다. 그는 하루의 화려한 잔치를 위해서 많은 돈을 쓰기보다 더 좋은 일에 쓰려고 생각했다. 마침 중남미 선교지에서 사역하는 선교사로부터 현지의 오두막같은 예배당을 새로 짓는 것을 제안받은 것이다. 비가 오면 비가 사방에서 줄줄 새고 바람이 불면 모두 날아갈 것같은 허름하게 지은 임시 건물을 헐고 시멘트로 견고하게 짓는 것이 좋겠다는 말을 듣고 그는 자기가 모든 것을 모두 선교지로 보냈다. 며칠 후에 선교지에서 사진과 함께 소식이 왔는데 그곳 교인들이 예배당을 새로 짓는다는 소식을 듣고 춤을 추며 찬송했다고 한다. 권사도 덩달아 감사하고 기뻐하며 또 조금씩 용돈을 모으고 있다. 주의 이름으로 선한 일에 나의 것을 드리는 것은 참으로 기쁘고 보람된 일이며 맑고 밝은 영성을 갖도록 도울 것이다. 그리고 하나님도 기뻐하실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