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성 박사
(Photo : 기독일보) 김재성 박사

미국 죠지아주 죤스 크릭 시에 소재한 "페리메터" 교회 (Perimeter Church)를 1977년 여름에 개척할 때에, 랜디 포프는 "리폼드 신학대학원"을 막 졸업한 직후였다. 그는 42년을 목회한 후, 2019년에 담임목사직에서 퇴진했다. 20명이 시작한 교회는 5천여 명으로 성장했고, 애틀란타 시 주변에 40개 교회를 개척 분립시켰다. 그는 초대 설립 목회자로서 기초를 놓았고, 이제 새로운 지도력으로 더 든든히 서 나가야 한다고 하여 40대의 젊은 목회자를 담임목사로 세웠다. 지금은 가르치는 일과 제자훈련 단체의 대표로 사역하고 있다.

개척 첫 주일 날의 기가막힌 간증은 필자가 직접 포프로부터 들었고, 그의 교회 책자에도 소개되어있다. 포프가 아틀란타에서 처음 교회를 개척하러 내려갔을 때에, 미국 장로교회 (P.C.A.) 국내 전도부에서 매달 아파트 비용을 지원하기로 했었다. 그런데, 그가 도착한 날이 금요일이었다고 한다. 랜디는 자신이 이사할 아파트의 새 주소지로 교단 개척지원 본부에서 수표를 보냈으리라 기대하였는데, 아직 우편물이 도착하지 않았었다. 그가 목회자라는 사실을 알게 된 관리사무소에서는 예약된 방의 열쇠를 내주면서, 날씨가 무더우니 일단 가족들과 함께 들어가서 쉬고, 다음 월요일 날까지 보증금을 납부하라고 했다.

그는 주일 날에 주변에서 목회를 잘하는 분의 교회에서 예배를 드리고자 방문을 했다. 주차장에서 교회로 들어가면서, 옛날 알라바마 대학에 다니던 시절에 함께 성경공부를 했던 동창생을 뜻밖에 만났다. 그 친구는 1부 예배를 마치고 나오던 중이었고, 포프는 2부예배에 참석 차 들어가던 중이었다. 친구는 반가운 마음에 함께 다시 교회당으로 들어갔다. 그리고 예배 중에 그 친구는 마음에 받은 감동으로, "내가 오늘 헌금을 교회에 바치지 못하였는데, 아마도 개척교회를 하는 친구를 도와주라는 것이었나 보다, 설교가 끝나면 네게 줄게"라고 귓속말로 소근댔다.

포프는 일생동안에 그렇게 긴 설교를 처음 들었다고 생각했다. 어서 설교가 끝나야 친구가 돈을 줄 것이 아닌가! 설교가 끝이 난 후, 친구는 수표 하나를 건네주고 자리를 떴다. 정확하게 전달된 금액은 다음 날, 월요일에 아파트 비용으로 갖다주어야 할 금액, 6백 달러였다. 더도 덜도 아닌 6백 달러라니! 이것으로 포프는 자신의 개척교회가 하나님의 확실한 인도하심을 통해서 운행되고 있음을 확신했다. 기적과 같은 이 체험을 공감하면서, 초기 개척교회 회원들은 열심히 전도하기 시작했다.

조지아주 페리메터 교회
(Photo : ) 조지아주 페리메터 교회

포프는 개척 초기부터 소그룹 사역을 중심으로 삼았다. 지금까지 소그룹 제자 훈련을 지속적으로 개발하고 있다. 또한 1980년대 중반부터 여러 장소에다가 확장시켰다. 거의 미국에서 최초로 시도한 것인데, 결국 도시 전체를 복음화하려는 전략적인 방법이었다. 그 결과로 페리메터 교회는 아틀란타 지역 주변에 40개 교회를 개척하여 분립시켰다. 전세계에는 120개 교회를 세웠고, 연합된 사역을 공유하고 있다. 한 사람의 개척 목회자가 42년 동안 열정적으로 교회를 지도해 나온 결과가 이처럼 엄청난 열매를 맺었다.

지금 페리메터 교회는 2300석의 본당을 1996년에 완공했다. 110에이커의 땅에다가, 2개의 호수를 품고 있는 캠퍼스를 건설했다. 주차공간도 2천 대에 달한다. 교회 외에도 학교, 올림픽 규모의 수영장, 육상경기장, 2개의 야구장, 축구장, 야외 소풍 공간을 갖추었다.

필자는 랜디 포프 목사를 여러 차례 만났고, 달라스에서 열린 그의 제자훈련 세미나에도 직접 참석했었다. 참으로 겸손하고 솔직한 목사이다. 넥타이에 정장을 입고, 권위를 자랑하는 분이 아니다. 탁월한 훈련교재를 받아들고서, 깊은 감동을 받았다고 했더니 한국어로 번역을 해보라는 권고를 받았다. 그러나 필자는 한국어로 그냥 번역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고 생각했다. 제자훈련 교재의 내용들은 미국의 문화와 생활 속에서 겪는 구체적이고 실제적인 예화들로 꾸며져 있었다. 야구와 미식축구에 열광하는 미국인들의 삶을 모르는 사람들은 이해할 수 없는 내용들이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