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생기 넘치는 교회의 4가지 기초』는 현대 목회자들이 고민하는 '권위의 문제'를 다루고 있다. 탈권위 시대에, 교회를 치리하는 데 꼭 필요한 지도자의 '권위'를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 또 회중들에게는 권위를 어떻게 사용해야 할까?

두 명의 저자는 개혁주의를 따르는 신학자와 목회자. 이들은 "예수님은 절대적인 권위를 가지고 교회를 다스리신다"면서, 그리스도가 교회를 다스리는 실제적인 방법은 '지도자들'을 통해서라고 말한다. 지도자들은 "목자장이신 그리스도가 택하여 세운 하위 목자들"이라고 표현하면서, 교회 지도자들의 권위를 인정하고 존중해야 한다고 말한다. 

그렇다고 지도자들이 임의로 회중을 치리해도 된다는 것은 아니다. 저자는 20세기 개혁파 신학자 루이스 벌코프를 인용하면서, 교회 통치의 원리들이 사도적 본보기의 형태로 성경에 분명하게 계시되었다고 말한다. 그러나 그 원리를 구체적으로 어떻게 적용할지는 성경에 일일이 기록된 것이 아니므로, 지도자들은 과연 자신들의 결정이 "성경의 원리를 따르고 있는지"를 면밀히 점검하면서 교회를 치리해야 한다고 말한다. 

이는 권위에 한계와 자유가 동시에 존재한다는 말로 설명될 수도 있다. 한계는 지도자에게 부여되는데, 즉 지도자가 "그리스도께서 말씀으로 제정하지 않으신 정치 원리를 교회에 임의로 도입할 수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자유는 회중에 부여되는데, 회중이 "성경에 어긋나는 원리는 무엇이든지 교회 안에서 자유롭게 거부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러한 '한계와 자유'가 충분히 설명되고 적용되는 교회에서는 권위주의의 폐단이라고 할 수 있는 '경직된 권위주의'나 '독재화'가 일어나기 어렵다. 뿐만 아니라 '전부터 항상 이런 식으로 일해왔다'는 식의 비판 없는 전통주의나, '다수가 좋아하는 방식을 따르자'는 둥의 비성경적 민주주의의 덫에도 쉽게 빠지지 않는다.

예수님도 권위 문제를 언급하셨다. 마태복음 마지막 장의 지상명령에서, 권위의 소재는 자신이라고 분명하게 말씀하신 것. 그때 그 말씀의 대상은 열한 제자였는데, 그들은 선하고 경건한 한편으로 인간적인 약점으로 가득한 사람들이었다는 게 현실이었다. 이에 예수님은 "그들이 자신을 대신하여 지도자직을 맡게 될 때를 염두에 두고 교회의 권위가 자신의 것이라는 사실을 분명히 일깨워주셨다"며, "인간이 아닌 - 멤버도 직분자도 아닌 - 그리스도께서 교회를 다스리신다는 사실"에 주목하라고 말한다.

한 교회의 임직예배 모습. (본 사진은 기사 내용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습니다.)
한 교회의 임직예배 모습. (본 사진은 기사 내용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습니다.)

그런데 현대 교회에서 권위 문제는, 회중들이 아예 권위를 인정하지 않으려 한다는 데 큰 어려움이 있다. 특히 저자들이 몸담고 있는 미국 교회에서 이 경향은 매우 짙은데, 많은 사람이 '묻지도 말고, 가르치려고 하지도 말라', '누구도 나의 신앙에 대해 물을 권리가 없고, 내게 어떻게 하라고 가르칠 권리도 없다'는 것을 암묵적으로 요구하고 있다고.

저자는 이러한 반권위주의적인 정서가 회중들 개인의 탓만은 아니라고 한다. 서구 민주주의의 이상과 경제적 풍요로움이 가져온 자유로움에 기인한 현상이라고 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권위를 배척하려는 마음의 근본은 죄와 통한다. 사탄은 하나님의 권위를 밀어냈으며, 이스라엘 백성들은 출애굽의 지도자 모세를 배척했다. 크리스천들은 예수님의 권위를 인정하지 않고 자기 생각을 앞세우는 죄를 짓는다.

저자는 모세가 자기 백성으로부터 들었던 질문, '누가 너를 우리의 지도자와 재판관으로 세웠느냐'에 대한 오늘날의 대답은, 여전히 '하나님이 세우셨다는 것'이라고 한다. 목사, 장로, 집사는 "하나님이 교회를 돌보게 하려고 선택하여 세우신 직분자"라고 강조한다.

권위를 효과적으로 작동시키기 위해서는, 직분이 "하나님이 교회 안에서 역사하시는 성령과 말씀을 통해, 그분의 교회를 위해 선택함으로써 주어진 것"이라는 개념이 교회 구성원들 사이에 충분히 공유돼야 한다. 또 성경에 제시된 직분자 선출의 기준을 철저히 준수하는 것, 직분자들은 군림하려는 태도를 버리고 겸손한 마음으로 자신의 의무를 이행하는 것이 중요하다.

저자는 "교회 안 권위를 대하는 태도는 하나님의 권위를 대하는 태도를 반영한다"며 "권위를 거부하는 교회는 질서가 잘 갖춰진 건강한 교회와 거리가 멀다. 직분자들을 바라보는 시각이 아무리 쇠퇴하여도, 그리스도께서는 항상 자신이 선택하신 직분자들을 통해 자기 교회를 보살피신다"고 강조한다.

저자 윌리엄 보에케스타인은 미 칼라마주에 소재한 임마누엘펠로우십교회 목사이다. 공동 저자 대니얼 R. 하이드는 미 퓨리탄리폼드신학교에서 선교학을 가르치고 있으며, '개혁교회 공예배', '개혁교회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등을 저술했다. 

생기 넘치는 교회의 4가지 기초 ㅣ 윌리엄 보에케스타인, 대니얼 R. 하이드 ㅣ 개혁된실천사 ㅣ 223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