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청와대 사랑채 앞에서 열린 전국신천지피해자연대 제2차 청춘반환소송 기자회견에선 피해자들의 증언을 듣는 시간도 마련됐다.

8년 동안 신천지 간부를 지냈다는 한 여성 피해자는 "외환위기 때 신천지로 위장한 거짓 선교사를 만났다. 힘든 시기에 위로와 공감을 주면서 신천지 공부방으로 나를 인도했다"며 "'일한대로 갚아주신다'는 교리로 구역장을 시켰다. 아침 8시부터 저녁 8시까지 교회에서 2019년 6월까지 총 6년 동안 일을 했다"고 했다.

이어 "교수, 전도사, 심리상담사라고 거짓말을 해가면서 모략전도를 했다. 신천지에서 비인격적 대우를 받으면서 개처럼 일했다"며 "이만희 씨의 별장인 평화의 궁전에서 잔디 깎기 등 노동 착취를 당했다. 가족들과 함께 저녁을 먹은 적이 손에 꼽혔다. 남편과의 사이는 점점 멀어지고 이혼까지 했다. 수입도 없이 거액의 헌금을 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만희 씨에 대해 피해보상을 청구할 것"이라며 "신천지에서 전도활동을 했던 것이 하나님께 너무 죄송스러워 불면증을 앓고 있다. 신천지에서 몸과 마음이 다 망가졌다"고 증언했다.

또 다른 피해자는 "문화센터로 위장한 신천지센터에서 공부를 했다. 신천지에서 2년 반 동안 교리 공부하고 아침 9시부터 6시까지 모략전도 활동을 했다"며 "밥도 못 먹고 가정에서 아이들을 챙겨주지 못 했다. 전도를 제대로 못하면 신천지는 내게 '천국 문이 닫힐 것'이라며 계속 전도를 부추겼다. 인터넷은 절대로 하면 안 되어서 세상과 단절된 채 우물 안 개구리처럼 살았다"고 전했다.

8년 동안 간부를 지냈다는 신천지 탈퇴자 ©노형구 기자
8년 동안 간부를 지냈다는 신천지 탈퇴자 ©노형구 기자

이어 "나중엔 가출까지 했고 나를 말리려다 남편은 교통사고로 중상해를 입었다"며 "남편은 나를 끝까지 되찾기 위해 신천지를 경찰에 고소했다"고 밝혔다. 또 "신천지는 탈퇴한 나를 적그리스도라고 비난했다. 기본적인 일상도 포기했고 나의 가출로 아이들은 심리 치료를 받고 있다"며 "남편은 신천지 트라우마로 고생 중이다. 신천지 피해자임에도 나는 가해자로 낙인찍히며 살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신천지 간부들은 호위호식하면서 살고 있다. 종교사기 주범 신천지 이만희를 구속하라"고 외쳤다.

또 다른 이는 "6년 동안 신천지에 있었다. 암 투병을 하던 시아버지를 봉양하던 중 신천지에 빠졌다. 포교대상을 찾으러 하루 종일 밖에 나돌았다"며 "암에 걸리신 시아버지와 친정아버지를 돌보지 못하고 요양원에 보내드려 결국 돌아가셨다. 2002년부터 교육 공무원으로 일했지만 신천지로 인해 2017년에 사직서를 제출했다"고 전했다.

그는 "겨우 남편의 도움으로 이단 상담소에 가서 신천지 문제를 깨닫고 탈퇴했다. 그러나 종교사기에 속아 직장도 잃고 정신적·물질적 피해를 입었다. 이에 대해 보상을 받기 위해 이만희를 고소한다"고 했다.

피해자 부모 오윤희 씨는 "2019년 남편이 명예퇴직한 후 딸이 신천지에 빠졌다. 신천지는 딸에게 (부모가) 신앙을 방해하면 가출하라고까지 종용했다"며 "사이비 집단 신천지를 해체시켜 달라"고 했다.

아울러 "국민들을 품어주고 보듬어 주지 못한다면 어찌 나라다운 나라인가"라며 "대한민국이 정의의 이름으로 신천지 때문에 가출한 아이들과 부모들이 생겨나지 않도록 해 달라"고 촉구했다.

신천지에 딸을 빼앗겼다는 부모는 "신천지 피해자 부모들은 계속 호소했지만 역대 국회, 언론, 대통령들은 외면했다. 국가는 부모들의 울부짖음에 눈길도 주지 않고 외면했다"며 "신천지에 속한 자식들은 코로나19에 그대로 노출됐다. 가출하고 집단 숙소에서 생활해서 전염병에 노출된 아이들을 구해달라. 코로나 종식과 함께 대통령님이 속히 해결해 달라"고 호소했다.

또 다른 부모는 "내 딸이 신천지에 모략전도를 당해서 자기 동생까지 모략전도 했다. 결국 두 딸이 가출했다"며 "신천지는 가정이 안전하지 않다며 가출을 종용했다. 부모·자식 간 천륜을 끊어놓는 집단"이라고 했다.

다른 한 부모는 "아들이 대학교 1학년 때 아르바이트를 하다가 포교를 당했다. 신천지에 빠진 어린 학생들이 더 이상 생겨나지 않도록 이번 기회에 신천지 집단을 소탕해야 한다"고 했다.

끝으로 한 부모는 "신천지에 지금 몇 십만 명이 빠졌다. 36년 동안 국가와 국민을 향해 종교사기를 벌였다"며 "대통령이 대처하지 않으면 이런 피해는 계속될 것이다. 이 기회에 신천지의 피해를 폭로하고 국민들이 경각심을 갖도록 해 달라. 친구와 가족들을 신천지에 빼앗기지 않도록 해 달라. 사이비로 인해 고통 받는 가정들이 없었으면 좋겠다"고 호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