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윤수 목사 (수정교회 담임, 서북미장로회신학대학)
남윤수 목사 (수정교회 담임, 서북미장로회신학대학)

이민자들의 위축감은 주로 환경변화, 언어갈등에서 나타난다. 특히 언어 갈등은 1세대가 겪는 갈등 중에 제일 큰 요소이기도 하다. 환경 변화와 언어 갈등은 인간 관계의 단절을 야기하는 원인이기도 하다.  필자가 이민사역을 하면서 느낀 한 가지 사실은 1세대들이 폐쇄적인 생활을 하는 경향이 있다는 것이다. 단절감으로 인해 더욱 위축되고 자신감이 결여되어 한인 사회를 향해서도 거부감을 갖는 성향을 보인다. 교회에 오면 그들은 곧잘 교제하는 것 같으나, 심적으로 매우 위축되어 있다.  그것은 일상 생활 자체가 위축과 자신감 결여에 젖어 있기 때문이다.

미국이라는 거대하고 다민족의 사회 속에 소수 민족으로 살아가면서 언어 소통에 문제를 느낀다면 비록 한인끼리 모인다 해도 그 심리는 여전히 나타날 것이다.  위축감과 자신감 결여로 인한 의기소침은 그 사람을 압도하게 되고, 능력을 저하시키며, 삶을 효과적으로 이끌지 못하게 한다.  의기소침의 근본적이고 가장 보편적인 이유는 억압이다. 그런데 억압은 우리가 이 세상을 살면서 혼돈된 것들을 마음 속에 풀어버리지 못하고, 내면에 있는 고통스럽고, 부정적인 감정들을 묻어 버릴 때 생겨난다.  위축감과 자신감 결여, 의기소침은 자신을 다시 억압하는 상태에서 환경변화와 언어갈등 극복을 무기력하게 만들고  그 악순환이 계속 일어날 수 있다. 

1세대가 갖는 위축감과 자신감 결여 현상은 자녀 교육에도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 부모의 위축된 감정과 행동을 보는 자녀들이 부모를 신뢰하지 못하고 가정에 대해 불안감을 느낄 것이다.

이민가정의 자녀들이 부모를 신뢰하지 못한다면 그 이유가 자녀들이 볼 때 부모가 미국 사회에 잘 적응하지 못한다는 점과 언어능력 부족에 있다고 말한다. 그러나 필자가 볼 때 더 큰 이유가 있다. 그것은 부모 스스로의 위축된 행동이다. 이에 대한 보상심리의 반응은 '부모가 자식을 위해 희생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런 생각은 자녀들과의 공감대를 무너뜨린다.

위축감과 자신감 결여에 대한 치료는 인식과 행동 변화로 이루어 낼 수 있다. 1세대인 부모는 우선 자신을 성찰할 필요가 있다. '왜 이민을 자청했는지?'를 말이다. 그리고 자신에게 물으라. '과연 나는 가족을 이끌고 이민을 온 의미가 무엇이고 이에 대한 책임과 당연성을 인식하고 있는가?'하는 것이다.  온갖 어려움이 있더라도 자신에게 있을 환경과 상황, 그리고 심리적 상태까지도 당연하게 생각하고 감수한다는 인식이 매우 중요하다는 말이다.

그런 이유로 언어능력부족에도 전혀 위축될 이유가 없다. 주변사람들이 그것 때문에 나를 얕본다는 생각을 버리라. 과감히 미국사회와 맞서라. 남의 인식보다 나에 대한 나의 인식이 더 중요하지 않는가. 자신을 자유롭게 풀어주어야 한다. 자신 안에 있는 억압된 감정의 이유가 전혀 불필요한 인식임을 늘 상고하라. 이민사회 속에서 잘 견디는 자신에 대해 대견스럽게 여겨라.

이민생활한다는 것은 마치 비옥한 마을에 살다가 사막으로 탐험을 떠난 것과도 같다. 아무 것도 없는 빈들에서 양식을 찾아야하는 격이 아니겠는가. 어찌 삶이 곤비치 않겠는가. 그런 사막에서 생존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과감해지는 것이다. 자신을 변화시켜라.

성경 구약의 구속사는 족장들의 이민 생활에서 시작되었다. 이민은 하나님이 택하신 자들의 삶의 변화와 신앙적 체험의 여정이었다.  안정된 삶이 아니라 삶의 노정 속과 미완성 속에 완전하고 새로운 하나님의 성취가 있었다. 그러기에 이민생활을 하게 된 자신이 가져야 할 신념은 남들이 경험하지 못하는 노정을 걷고 있다는 자부심이지 결코 위축감이 아닌 것이다.  주변 사람들과 가족에게 자신의 자유로운 모습을 보이라. 당신의 뜻이 이루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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