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확히 20년 전이다. 1998년 당시, 내노라하는 CCM 음반기획사인 예문기획 찬양대회를 통해 데뷔한 뒤, 전체 창작곡으로 ‘내 삶의 고백’이라는 음반을 발매한 싱어송라이터 김재훈. 1집에 대한 반응이 좋아 2집을 준비하던 중 여러가지 상황으로 꿈을 접을 수 밖에 없던 그 청년이 20년 만에 마음 속 깊이 간직했던 평생의 꿈과 소망을 다시 한번 펼쳐냈다. 예배음반 ‘프러클레임 워십(Proclaim Worship) 예수’ 1집이 발매된 것이다.

번안곡 위주의 예배음악 시장에서 ‘창작’이라는 무기를 가지고 앨범 전체를 순수 창작곡으로 꽉꽉 채워넣은 ‘프러클레임 워십’은 그의 인생의 고백이자 교회들을 향한 도전이기도 하다. 꼭 훌륭한 찬양팀이 아니더라도, 꼭 갖춰진 악기가 없더라도 예배의 현장에서 누구나 함께 따라 부르며 예수 그리스도와 십자가를 찬양할 수 있게 하는 이번 앨범은 그런 의미에서 국내 예배음악에 새로운 활력과 바람을 일으키길 바라는 한 신앙인의 소망도 엿볼 수 있다. 앨범을 접한 이들의 요청으로 반주음악(MR) 앨범만 따로 나올 예정이다. 

사실 김재훈 집사의 음악적 재능은 CCM쪽보다 대중음악 쪽에서 먼저 알아봤다. 어릴 때부터 음악을 좋아해 중창단 활동을 하면서, 고등학생 때부터 작곡을 시작했다. 한번은 한 유력 일간지 27주년 기념행사 중창단으로 초청받아 대기실에서 기다리던 중 그가 작곡한 곡을 들은 몇몇 가수들이 대학가면 꼭 찾아오라고 했을 정도.

그때부터 가수의 꿈을 안고 네 곳의 대형 레코드사를 두드렸고 서라벌레코드 사를 통해 1991년 이승환 매니져이자 이재민의 ‘골목길’을 작곡한 윤태영 씨를 통해 6개월 간 작곡, 작사 트레이닝을 받으며 음반을 준비하기도 했다. 하지만 하나님의 뜻을 그 가운데 있지 않았다. 얼추 준비가 되어가던 중 ‘서태지와 아이들’의 화려한 등장으로 다른 모든 가수들은 앨범을 잠정 중단할 수 밖에 없었고, 이후에도 대중가수 공연 스탭으로 활동하며 음악계를 쉬이 떠나지 못한 그였다.

강산이 두번 바뀌는 동안 파릇파릇 했던 청년은 미국으로 건너와 애틀랜타 연합장로교회 집사로 중년의 나이가 됐지만 그 열정만큼은 신앙의 깊이와 삶의 경험에 비례해 오히려 깊어지고 농도가 짙어졌다. 이전에 한어권 청년부인 청년닷컴의 찬양팀 인도자로 13개월을 섬기면 기독교 음악의 대중음악이라고 할 수 있는 ‘회중찬양’의 특수성과 중요성에 눈을 뜬 것도 그가 작곡의 방향을 튼 큰 이유이기도 하다. 처음부터 끝까지 홀로 도맡았던 처녀 앨범이 다 함께 구주를 찬양하고 예배하는 예배음반으로 바뀐 것은 어쩌면 당연한 수순이었을지 모른다.

프러클레임 워십 '예수'
(Photo : 기독일보) 프러클레임 워십 '예수'

그가 일하는 치기공 사무실에서 김재훈 집사는 기적과 같은 앨범의 작업 과정을 시종 유쾌하지만 음악적인 부분에서는 진지하게 풀어놨다.

“음악하는 사람들은 그 열정을 못 버린다. 평생의 꿈과 소망, 내가 드릴 수 있는 은사인데 이걸 표현하지 않으면 안되겠다는 마음은 계속 있었다. 다른 일을 하면서 꾸준히 작사, 작곡했지만 누군가에게 불려지지 않으면 소멸되는 것이기에 평생 제대로 된 음반을 내고 싶었다. 지난 여름, 하나님의 은혜로 정말 생각지도 못한 도움의 손길들이 모아져 이번 앨범을 낼 수 있었다”고 고백한 그는 “특별히 백석대 실용음악과 보컬교수이며 한국교회음악원 실용음악과 지승진 교수가 전체 프로듀스를 맡아줬고, 피처링으로도 힘을 실었다. 또 한국교회음악원 교수들, 메인리더를 맡은 어노인팅의 강동균 목사님, 신승희, 김은현, 이지은 등 내노라하는 CCM 가수들 그리고 연주자들이 발런티어로 참여해줬다. 녹음실도 거의 무료로 사용할 수 있었다. 이게 정말 말이 안되는 일이다. 그저 기적이라고 고백할 수 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20여명의 보컬이 참여해 음악적으로나 음색적으로 풍성한 감동을 전해주는 ‘프러클레임 워십’ 1집은 이름 그대로 예배음악(회중찬양)에 기반을 두고 작사, 작곡했으며, ‘예수’라는 큰 주제를 두고 ‘예수’와 ‘십자가’를 찬양했다. 한 두번 들어보면 누구나 쉽게 따라부를 수 있고, 따라부르고 싶은 앨범이다.

한참을 인터뷰 하면서 당연히 작곡가인 김재훈 집사도 한국을 여러번 방문했겠구나 짐작하던 기자는 여러가지 형편으로 곡을 주고 전체 제작에는 참석했지만 한번도 직접 가보진 못했다는 사실에 놀라울 뿐이었다. 다르게 생각하면 정말 이 앨범의 진정한 프로듀서는 하나님이 아니셨을까?

이번 앨범에 1집을 붙인데는 2집, 3집을 향한 비전과 계획도 있을터, 이에 대해 물었다.

“음반이 잘되서 다음 음반도 준비할 수 있으면 좋겠지만 어떤 제 안에 전제와 계획을 떠나서 준비된 찬양들이 많은 교회들에게 불리는 것이 가장 큰 비전이다. 이를 위해 계속적인 창작을 통해 추가앨범을 준비하게 되길 소망하며, 재정은 하나님께서 채워주시길 기도한다. 워십앨범은 혼자 준비할 수도 없고, 혼자 공연을 할 수도 없다. 미국에 기반을 둔 저로서는 미국 내에도 귀한 워십팀이 만들어지길 기대한다. 이를 통해 주신 달란트를 함께 부지런히 장사해 하나님 나라를 함께 확장해가는 후배들이 양성되고, 보컬이나 연주, 작곡에 관심있는 많은 친구들과도 교제하고 싶다. 구체적으로는 화요모임이나 목요모임 같은 정기적인 모임을 함게해줄 교회가 있었으면 좋겠다.”

음반은 연합장로교회 서점이나 둘루스 H마트 내 아틀란타말씀사에서도 구입가능하다. 문의 678-469-12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