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안어메리칸센터(AARC) 대표 지수예 사모가 얼마 전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출연해, '난민지위를 받고 애틀랜타로 입국한 탈북여성이 2008년 딸을 낳아 탈북자 자녀 중 최초로 시민권자된 이야기'와 '비슷한 시기에 애틀랜타에 도착했던 탈북자들의 정착과정'을 소개해 눈길을 끌었다. 그 여자아이는 지금 건강하고 예쁘게 잘 자라고 있다.
AARC에서 탈북난민프로그램을 시작한 것은 2007년이다. 지수예 사모는 "미국을 전혀 몰랐던 탈북여성 산모와 아기는 지역 교회들과 한인사회의 도움으로 자리 잡을 수 있었다"고 회고했다.
인터뷰에서 "여기 난민수용소에서 저희한테 연락이 와서 가보면 이분들이 말이 안 통해요. 북한 사람들이 언어 문제가 너무 심각하고, 또 북한에서 워낙 다른 시스템, 제도에서 살다가 와서 그런지 일을 하는데 전혀 적응을 못하더라고요"라고 말한 지수예 사모는 "북한에서 갖은 고난을 다 당하고 탈북하는 과정에서 역시 죽을 고비를 넘기며 생의 바닥까지 내려갔던 탈북자들이기에 미국에 대한 기대는 일반 사람들이 생각하는 그 이상이었다"고 전했다.
'천국'이라고 생각했던 미국에 와서 부딪히는 현실이 생각과 다르고, 공산주의 이념이 완전히 박혀있는 탈북자들의 생각을 바꾸는 것이 힘들다고 설명한 지수예 사모는 하지만 탈북여성이 낳은 아이를 통해 많은 은혜와 감동이 있었음을 밝혔다.
"한 친구가 중국의 탈북자 수용소에서 임신을 하고 최초로 조지아에 와서 아기를 낳았어요. 딸이었죠. 역사적으로 대단한 일이기 때문에 병원에서도 아기에게 필요한 모든 것을 다 지원해 주었어요. 아기 어머니에게도 아파트와 생활비도 지원해 줬습니다. 아기 엄마는 20대 한창 젊은 나이지만 탈출과정에서 건강도 많이 잃었고, 마음까지 다쳐 산후조리를 잘 해야 건강을 회복하고 아기도 잘 클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에 엄마의 마음으로 돌보게 됐어요."
특별히 지역 교회 목사와 사모 가운데 몇몇이 2주 동안 산모의 집에 가서 미역국도 끓여 먹이고, 부모같이 보듬고 안아줬다. 하지만 감정 기복과 불안이 심했던 산모는 새벽 3-4시에도 AARC 관계자들에게 전화해 울기도 했다고. 우울증이라기 보다는 분노, 두려움, 불안증 때문인데, 육체적인 아픔보다 눈에 보이지 않는 이런 내면의 문제가 더 힘들었다고 회고했다. 현재, 그 아이는 다른 한국 가정에 입양돼 잘 자라고 있으며, 탈북여성은 결혼한 뒤 타주로 이주해 아들을 낳고 행복하게 살고 있다는 연락이 왔다고 덧붙였다.
아기를 낳은 탈북여성 뿐 아니라 탈북난민들의 경우 심리적인 문제와 함께 가방 하나 들지 못하고 몸만 빠져 나온 이들이기 때문에 생활용품부터 자동차까지 정말 모든 것을 챙겨줘야 하는 만큼 비용도 만만치 않았다. 이를 위해 탈북자 돕기 기금모금 행사도 여러 차례 해왔다고 전한 지수예 사모는 "그 동안 탈북자들을 정착시키기 위한 애틀랜타한인교회협의회, 한인사회, AARC 직원들까지 헌신적인 노력이 있었고, 지금은 당시 함께 입국한 다섯 명이 모두 잘 정착한 상태"라고 기쁨을 드러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