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사우스캐롤라이나 그린빌 소재 새소망장로교회 담임목사로 위임한 김근태 목사를 만났다. 목회 일선에서 조기 은퇴한 이후 애틀랜타교회협의회 산하 성경대학 학장, 목사, 사모 합창단인 글로리아 합창단 창립멤버, 애틀랜타한인원로목사회 임원 등으로 활발하게 활동해 온 김근태 목사는 60대 후반의 나이에 다시 돌아간 목회 현장에서 '건강하고 즐겁게 양떼를 돌보고 있다'고 밝혔다.
타주로 이주해 사임하게 된 정베드로 목사의 추천으로 지난해 8월말 부터 설교 목사로 새소망교회와 인연을 맺게 된 김근태 목사는 1년간 인터림 목사로 사역 한 뒤 원래의 자리로 돌아올 생각이었다. 하지만 아직은 미약한 교회의 여러 상황 가운데 한 마음으로 담임목사 위임을 원하는 성도들의 요청으로, 새로운 예배당으로 옮기면서 담임목사 위임식을 갖게 됐다.
"은퇴를 일찍 하고 몇 년 동안 건강을 회복하며, 주어지는 사역을 열심히 하고 있었다. 어찌됐든 다시금 주어진 목회의 자리가 하나님께서 쉰 기간만큼 더 일하라고 주신 뜻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처음 설교 목사로 교회에 갔을 때부터 교회가 적지 않은 어려움을 겪고 있었는데, 1년 동안 매 주 두 시간 정도 거리를 오가며 성도들의 마음을 보듬었고, 믿음이 성장한 상태에서 내려 놓고자 했다. 성도들의 간절한 요청에 담임목사 위임을 하게 됐다. 교회가 자립해서 좋은 후임목사를 청빙할 수 있도록 맡겨주신 사역에 충실하고자 한다."
얼마 전 이전하게 된 새로운 예배당은 김근태 목사가 소속된 PCA 노회 교회로, 처음 문을 두드렸을 때부터 흔쾌히 환영의 뜻을 밝혔다. 칠레 선교사의 자녀로 자신 역시 칠레선교 경험이 있는 마크 어팔스 담임목사는 남부 특유의 보수적인 백인 교회를 담임하고 있지만, 한국 교회가 당장 돌아오는 주일부터 예배드릴 장소가 없다는 요청을 외면하지 않았다.
"토요일 오후에 처음 만난 어팔스 목사는 새소망교회가 내일부터 예배를 드릴 장소가 없다는 이야기를 듣고는, 바로 예배처소를 빌려주겠다고 약속했다. 그래도 마음을 졸이며 다음날 주일 오전 교회로 갔는데 담임목사를 비롯한 행정목사, 부목사들이 미리 우리가 예배드릴 장소를 정리해 놓고 히터를 키고 기다리고 있었다. 하나님께서 다 준비하셨음을 깨달았다. 칠레에서 매운 음식을 접해봐서, 김치도 무척 잘 먹는다."
젊은 시절 목회와 은퇴한 이후 다시 시작한 목회의 차이점을 물었다.
"솔직히 말하면 젊은 시절 목회만큼 열정을 다해 '올인'하지는 못한다(웃음). 사회생활을 하다 목회를 늦게 시작하면서 정말 모든 것을 다 걸었고, 그 시절을 후회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은퇴하고 대장암 수술을 겪으면서, 건강도 참 중요한 것을 느낀다. 건강하기 때문에 다시 목회도 할 수 있는 것 아닌가? 또 한가지 젊을 때는 경제적인 문제도 컸다. 하지만 지금은 은퇴도 했고, 어느 정도 생활을 할 수 있기 때문에 사례를 받지 않고도 섬길 수 있으니 감사한 일이다. 미자립교회들은 목회의 열정이 있으시고, 사례를 받지 않고도 섬기실 수 있는 분들, 거기에 풍부한 목회적 경험과 삶의 경험을 가지신 건강한 은퇴 목사님들을 청빙하는 것도 좋은 방안이라고 생각한다. 지금 목회는 참 마음 편하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