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아이를 키우는데 한 마을이 필요하다”는 말이 있다. 이 말은 마을의 어른들이 한 아이를 사랑으로 키워야 한다는 의미일 것이다. 핵가족의 한정된 어른들만이 아니라 이웃의 젊은 청년, 중년 부부, 연세 지긋한 어른들이 그 아이가 자라는데 각각의 역할을 할 것이다. 이 격언은 “한 아이의 신앙 성숙을 위해서는 한 교회가 필요하다”는 말로도 바꾸어 표현할 수 있다. 작은 아이 한명이 교회에서 성장하기 위해서는 “한 교회”(one church)가 필요하다는 말이다. 현실은 어떨까?

많은 교회를 보면, 매 주일마다 부모들은 어린이들을 교회 학교 입구로 데리고 온다. 교회 학교 담당 선생님이 어린이들을 반겨 주고, 예배실로 인도해 준다. 예배를 준비하는 선생님들이 찬양 연습을 하는 동안, 어린이들은 예배 시작 전까지 자유롭게 시간을 보낸다. 선생님들이 준비한 예배를 드리고, 교회학교 담당 교역자의 설교를 듣고, 선생님들이 인도하는 소그룹 성경 공부에 참여하고, 선생님들이 주시는 간식을 먹고 있다 보면, 부모님이 데리러 온다. 이것이 어린이의 신앙 성숙을 위해 오늘날의 많은 “교회”가 하고 있는 “교육” 사역일 것이다.

언젠가부터 교회는 “교육의 전문성”을 이유로 교회 교육의 대상자들을 세분화 시켰다. 유아부, 유치부, 유년부, 초등부, 중등부, 고등부, 청년부, 심지어 이러한 조직을 더 세분화 시킨 교회도 있었다. 학교 교육처럼 말이다. 또래 학생들과만 교육을 받는 것이 가지는 긍정적인 부분도 분명히 존재하지만, 이러한 교회 교육 시스템이 앞의 격언, “한 아이의 신앙 성숙을 위해서는 한 교회가 필요하다”는 말에 적합할까? 공교육의 학교처럼 같은 나이의 학생들만을 한 교실에 몰아 놓고 교육을 하는 것이 신앙 성장에도 유효할까?

알랜(Allen)과 로스(Ross)는 세대별 통합 예배 혹은 활동이 어른과 어린이 모두의 영적 성장과 발전에 긍정적인 결과를 가져온다고 주장하며, 그것이 주는 유익을 몇가지 나열한다. 그 가운데 주목할 수 있는 것은, 세대별 통합 활동이 어려움을 겪는 가정들을 도울 수 있다는 사실이다. 세대별 통합 활동은 역기능 가정의 자녀들이나 삶의 다양한 문제를 겪고 있는 가정의 자녀들에게 교회가 “가족”으로서의 역할을 하게 해준다. 메사추세츠 캠브리지에 있는 한 교회는 지역의 95% 어린이들이 한부모와 함께 살고 있다는 것을 알고, 교회가 부모의 역할을 하기로 자처했다. 말 그대로 한 교회가 어린이들의 신앙 성장을 돕고자 한 것이다.

우리는 수십년이 지나도 여전히 비슷한 교회 교육 시스템을 가지고 있다. 몇 년에 한번씩 담당 교역자가 바뀌고, 교사들은 여전히 다른 봉사 활동과 겹쳐서 교회를 섬기고, 교사들의 전문성을 키우기 위한 교육 활동은 별로 없고, 교회 학교 예배실을 예쁘게 꾸미고, 여름마다 여름성경학교(VBS)를 실행하고, 절기 때마다 특별한 이벤트를 벌인다. 하지만, 그 시스템은 세대별 통합 활동이 아니다.

어린이들은 어른들과의 관계를 통해서 다양한 것을 배울 수 있다. 어른들이 보여주는 감정, 어른들이 표현하는 느낌, 어른들의 이야기 속에서 발견되는 하나님의 역사하심, 어른들의 삶을 통해서 보게 되는 하나님의 용서와 사랑, 어른들의 찬양과 기도를 통한 하나님을 경외함, 어른들과 함께 하는 예배의 거룩함 등을 배울 수 있다. 교회는 의도적으로 모든 세대가 함께 할 수 있는 예배와 소그룹, 선교 여행, 봉사 활동, 음악이나 연극 공연 등을 실행해야 한다. 어린이들은 어른들을 통해서, 신앙의 선배들을 통해서 신앙의 성장과 성숙을 이룰 수 있게 될 것이다. 교회가, 교회 전체가, 교회의 모든 어른들이 어린이 교육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하자. 교회 학교 교역자나 교사들에게 교육의 모든 책임을 떠넘기지 말고, “교회”가 교회 교육의 주체가 되도록 하자.

고종필 교수 (미주장로회신학대학교, 교육철학, jpko@ptsa.ed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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