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제리 정부가 최근 몇 년 동안 16개의 복음주의 교회를 폐쇄했으며, 신성모독과 개종 혐의로 체포하는 등 엄격한 종교 규정을 시행 중인 것으로 밝혀졌다.

미 의회내 초당적 기구인 국제종교자유위원회(U.S. Commission on International Religious Freedom, USCIRF)는 인구의 99%가 수니파 무슬림인 세계 최대 아랍 국가인 알제리의 종교자유 상황에 대한 팩트 시트를 이달 발표했다.

이 보고서는 북아프리카 국가의 형법과 비무슬림 단체에 대한 법령 06-03이 “종교 또는 신앙의 자유에 대한 국제법적 보호에 부합하지 않는다”라며 알제리가 1989년에 비준한 “시민적, 정치적 권리에 관한 국제 협약을 위반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USCIRF는 “최근 수년간 알제리 정부는 이러한 법을 점점 더 강화해 사람들을 신성모독과 개종 혐의로 투옥하고 있다”며 “알제리인들의 예배 권리를 침해하는 방식으로 다른 법령을 해석한다”고 지적했다.

2006년에 통과된 법령 06-03은 비무슬림 알제리인들이 비무슬림 국가예배위원회(National Commission of Non-Muslim Worship)가 승인한 건물에서만 예배하도록 제한한다. 이를 어길 시에는 1년에서 3년의 징역형과 약 710달러의 벌금형에 처해진다.

팩트 시트에 따르면 알제리 정부는 복음주의개신교협회(Evangelical Protestant Association, EPA)의 등록 신청 접수를 거부했으며, 미등록을 이유로 최소 EPA 교회 16곳을 강제로 폐쇄했다.

USCIRF 보고서는 “정부 당국이 복음주의 개신교 공동체의 결속력을 약화시키고자 EPA 회원 교회들에게 EPA로부터 독립적 지위를 신청하도록 압박했다는 보고가 있다”고 지적했다.

또 2021년 11월 알제리 당국은 무단 예배를 드린 혐의로 EPA 소속 담임목사인 살라헤딘 찰라와 다른 4명의 개신교 기독교인을 기소했다. 2022년 3월 찰라 목사는 징역 18개월, 4명의 기독교인은 6개월 형을 선고받았다.

법령 06-03의 제11조는 개종을 범죄로 규정하고 있다. 일례로 지난 2020년 1월 오란시 지방법원은 희망복음주의교회를 폐쇄한 데 이어, 2월에는 이 교회의 목사이자 서점 주인인 라치드 모하메드 세이히르와 그의 서점 보조인 무흐 하미미미에게 징역 2년과 약 3500달러의 벌금을 선고했다.

경찰은 2017년 서점을 압수수색한 뒤 세이기르와 하미미를 “무슬림의 신앙을 흔들 수 있는 자료를 인쇄·보관·유통한 혐의”로 기소했다. 세이히르는 항소 끝에 형량은 1년, 벌금은 1494불로 줄었다.

또 USCIRF는 지난해 알제리 당국은 기독교로 개종해 일자리를 잃은 뒤, 교구의 도움으로 기부금을 모은 푸딜 바울을 법령 12조를 이용해 기소했다고 밝혔다.

알제리 형법 제144조는 신성모독을 범죄로 규정하고 있다. 이 법은 “글, 예술작품, 연설 또는 기타 매체를 통해 선지자와 하나님의 사자를 모욕하거나, 이슬람교의 교리나 교훈을 폄하하는” 사람은 3년에서 5년의 징역형과 약 350달러에서 710달러의 벌금을 부과한다.

보고서는 “최근 몇 년간 알제리 정부는 기독교인, 무슬림, 자유사상가를 포함한 여러 개인을 신성 모독 혐의로 기소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기독교인인 하미드 수다드는 개인 소셜미디어에 선지자의 캐리커처를 공유했다가 “이슬람의 선지자를 모욕”한 혐의로 징역 5년을 선고받았다.

2021년, 미 국무부는 알제리를 심각한 종교자유 침해에 관여했거나 용인한 ‘특별감시대상’ 목록에 올렸다. USCIRF 보고서는 "이 결정에 따라 미국 정부는 알제리 정부에 신성모독과 개종을 비범죄화하고, 궁극적으로 형법 144조와 법령 06-03의 제11조를 폐지할 것을 계속 촉구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한편, 알제리 정부의 억압에도 불구하고 교회들은 성장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지난 2019년 중동지역 기독교 방송국인 SAT-7 USA의 회장인 렉스 로저스 박사는 “2008년에 약 1만 명이던 기독교인이 2015년 38만 명으로 증가했다”라며 “이제는 50만 명에 육박할 것”이라고 밝혔다.

전 세계 1만7천개 종족을 대상으로 한 선교 진행을 추적하는 단체인 조슈아 프로젝트(Joshua Project)도 알제리에 기독교인이 최소 60만 명일 것으로 추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