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아동기금(UNICEF·유니세프)이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에 사는 4천5백만 여 명의 소녀들이 향후 10년 안에 조혼(미성년 여성 강제결혼)을 당할 위기에 처해 있다고 우려했다.

유니세프는 지난 16일 ‘아프리카의 조혼 및 여성 할례에 대한 대륙 및 지역 보고서’를 발표하며 이런 관행을 근절하기 위한 아프리카 각국 정부와 지역 기관의 참여를 촉구했다.

보고서는 조혼과 여성 할례가 아프리카 대륙 전역에 퍼져 있고, 사헬 전역과 중앙아프리카 및 동아프리카의 일부 지역에서 가장 많이 발생한다고 전했다.

특히 조혼 비율이 가장 높은 아프리카 10개국 중 9개국이 사하나 이남 아프리카에 몰려 있다. 여기에는 니제르, 중앙아프리카공화국, 차드, 말리, 모잠비크, 부르키나파소, 남수단, 기니, 나이지리아가 포함된다.

보고서에 따르면 현재 아프리카에서 약 1억 4천만 명의 소녀와 여성들이 할례(여성 생식기 절단)을 겪었으며, 그중 4천만 명 이상이 조혼을 경험했다.

유니세프 서‧중앙아프리카 지역 책임자인 마리 피에르 푸아리에는 “조혼 근절이 유니세프의 최우선 과제다. 노력을 가속화하기 위해 영향력이 큰 분야에 투자할 필요가 있다”며 “특히 조혼의 주요 요인인 빈곤을 줄이고, 소녀들의 양질의 교육과 학습에 대한 접근을 보장하고, 소녀와 여성이 사회 경제생활에 안전하고 적극적으로 참여하도록 사회 및 행동 양식의 변화를 보장해야 한다”고 했다.

또 “농촌 지역, 최빈곤층 가구 및 교육을 거의 또는 전혀 받지 못한 가구에서 조혼의 비율이 높은 점을 감안해 다분야적이고 상황에 맞는 개입이 필요하다”면서 “조혼에 대한 상황을 변화시키고 소녀와 여성의 권리를 보호하는 데 도움이 되는 새로운 접근법이 필요하다”고 했다.

보고서는 “아프리카의 일부 국가에서는 조혼 감소에 큰 진전을 보인 반면, 다른 나라들은 정체되고 있다”며 “(소녀들의) 교육을 방해하고 경제적 충격을 가중시킨 갈등과 기후변화, 코로나19는 일부 부모들이 위기 대처를 위해 조혼을 선택함으로써 더 많은 여성과 소녀들을 조혼의 위험에 노출시켰다”고 밝혔다.

유니세프에 따르면 아프리카는 대륙 차원에서 2030년까지 모든 해로운 관행을 없애기 위한 지속가능 개발 목표(5.3)에 도달하는 데 계속 뒤처지고 있다.

유니세프는 “만일 진전에 속도가 붙지 않는다면,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는 더딘 발전과 인구 증가세와 더불어 추가로 4500만 명의 소녀들이 어린 신부가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아울러 조혼 및 여성 할례 근절을 위해 ‘유니세프-UNFPA 글로벌 공동 프로그램’과 ‘조혼 종식을 위한 아프리카 연합 캠페인’ 및 ‘살레마 이니셔티브(Saleema Initiative)’, ‘스포트라이트 이니셔티브(Spotlight Initiative)’의 활동이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유니세프는 각국 정부가 어린이 보호법과 정책을 연구해 공동으로 옹호하고, 아동 권리문제에 대한 의회의 강력한 감시 조치, 아동 보호 프로그램에 대한 투자를 취해야 한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