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성서공회가 약 23년 만에 '성경전서 개역개정판'의 개정에 나서기로 했다. 공회는 최근 제135회 정기이사회에서 이를 의결했다. 바로 개정을 준비할 경우 오는 2035년에 마무리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공회는 개정의 필요성으로 크게 △시대 변화에 따른 언어의 차이 △성서학의 발전 △개역개정판과 관련해 공회에 접수된 수천 건의 질문과 의견 등을 꼽았다.

공회 번역 담당 부총무인 이두희 목사는 관련 영상에서 "현재 한국교회가 예배용 성경으로 읽고 있는 '성경전서 개역개정판의' 번역 전통은 최초의 한글 완역 성경인 1911년 '셩경젼셔'로 거슬로 올라간다"며 "'셩경젼셔'는 1938년과 1961년, 1998년에 크게 세 차례 개정됐다. 1938년 판은 번역을 개정했다는 뜻을 담아 '셩경개역'이라고 했고, 1961년 판은 '한글 마춤법 통일안'에 따라 맞춤법을 개정해 출판했다는 뜻을 담아 책의 이름을 '성경전서 개역한글판'이라고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1998년에 개정된 개정판은 1988년부터 달라진 한글 맞춤법을 반영했을 뿐만 아니라 당시에 꼭 필요한 부분을 개정하기로 했기 때문에 '성경전서 개역개정판'이라고 했다"고 덧붙였다.

이 목사는 "110여년 전부터 이어져 온 개역개정판의 문체는 경전의 문체로서의 장중함을 갖추고 있으며, 낭송하기에 아주 좋은 아름다운 운율로 되어 있다"며 "또한 개역개정판에 있는 익숙한 교회 용어들은 초기 우리말 역본들을 번역하면서부터 이어져 온 것으로, 우리 신앙의 선배들이 혼신의 노력을 기울여 얻은 결과물"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이러한 경전의 문체와 중요한 교회 용어들은 앞으로 성경이 새롭게 개정되더라도 계속 유지해 개역 성경의 전통을 이어가야 할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급변하는 시대에 한국 사회에서 사용하고 있는 언어가 달라지고, 성서학의 발전으로 성경 원문에 대한 이해가 날로 깊어지고 넓어지면서 각 시대 일반 독자들이 좀 더 잘 이해할 수 있도록 한국교회에서는 계속해서 성경을 개정하면서 사용해 왔다"고 했다.

공회에 따르면 1911년에 나온 '셩경젼셔'는 27년 만인 1938년에 '성경개역'으로 개정됐고, 이후 23년 만인 1961년에 '개역한글판'으로, 37년 만인 1998년에 지금의 '개역개정판으로' 개정됐다.

이 목사는 "이를 감안해 보면 개역개정판이 출간된지 23년이 지난 이 시점에 이제는 개정을 준비할 때가 됐다"며 "그 동안 공회가 한국교회로부터 개역개정판과 관련된 수천 건의 질문과 의견을 받아온 것도 개정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뒷받침한다"고 했다.

그는 "개역개정판의 원고와 감수 작업이 15년에 걸쳐 이루어졌던 것을 미루어 볼 때 지금 준비를 시작해도 앞으로 2035년에 개역개정판의 개정 작업을 마무리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며 "그렇게 되면 37년 만에 새로운 개정판 성경이 나오게 되는 것"이라고 했다.

한편, 이 목사는 "지난 번 개정 작업에 참여한 학자들은 한결같은 목소리로 우리 개역성경 번역의 우수성을 다시금 깨달을 수 있었다고 고백하면서 이 귀한 성경을 계속해서 일정한 주기를 두고 잘 개정해 한국교회의 예배용 성경으로 계속 이어나가야 할 것이라고 했다"고 전했다.

아울러 "개역성경은 한국교회가 함께 지켜 온 자랑스러운 유산이며 앞으로도 계속 이어 나가야 할 소중한 전통"이라며 "개역성경이 앞으로도 한국교회의 예배용 성경으로 또 개인의 경건생활을 위한 성경으로 계속 오래 쓰일 수 있도록 하려면 이제는 개정 작업을 준비하는 것이 꼭 필요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