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와니 성전으로 옮긴 예수소망교회(담임 박대웅 목사)가 신앙의 뿌리가 깊어지고 다음 세대가 자라나는 기쁨을 경험하고 있다. 수목으로 둘러싸인 경관에 자리한 교회 옆에는 작지만 알찬 놀이터, 든든한 실내 체육관 그리고 아이들이 마음껏 뛰놀 수 있는 잔디밭까지 고루 갖추고 있다.

예수소망교회
(Photo : 기독일보) 박대웅 목사

“10년 넘게 셋방살이하다 3년 전, 작더라도 ‘우리 집’ 한켠 마련하고, 우리 땅을 갖게 되면서 ‘드디어 뿌리를 내리는 구나’라는 감사와 감격이 컸어요. 아이들이 교회 안팎에서 마음껏 뛰놀고, 청소년들도 체육관에서 마음껏 농구도 하고 게임도 하면서 지내는 걸 보는게 가장 행복합니다. 교회가 조용하고 편안한 분위기 가운데 위치해서 그런지 성도님들도 다들 기뻐하시고 편안해 하세요. ‘3세대가 함께하는 교회’를 늘 꿈꿔왔는데 이제야 그 기초석을 조금 놓은 것 같습니다.”

2006년, 박대웅 목사와 몇 가정이 함께 개척한 예수소망교회는 한 동안 급격한 양적 성장을 겪으며 몇 년에 한번씩 원든 원치 않든 이사를 다녀야 했다. 비지니스 건물 교회를 마련하면 접근성은 좋았지만 가장 마음에 걸렸던 것이 ‘아이들’이었다. 교회 공간이 좁아 부대껴야 할 때도 많았고, 교회 바로 앞이 길이고 주차장이라 아이들이 나가지 못하게 단속해야 했다. 나가지 못하니 앉아서 게임하고 싶어하는 아이들을 말리는 일도 비일비재했다고. 이제 그런 고민은 할 필요가 없어졌다. 교회 주변을 둘러싸고 높이 자란 나무들이 푸근한 어머니의 모습으로 사계절 옷을 바꿔 입어가며 누구라도, 언제든지 품어주고자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한번씩 예배당을 옮길 때마다 큰 폭의 외적성장을 경험해 온 교회는 그러나 이곳에 안착하기 전 몇 년간 쉽지 않은 시간을 겪어야 했다. 교회가 커지면서 자연스럽게 조직이 형성되고 리더십이 세워졌고, 이를 통해 긍정적인 효과와 파워풀한 성령의 은혜를 경험할 수 있었다. 한편으로는 다양한 신앙적 배경과 색깔을 가진 이들이 짧은 시간에 모이는 곳이 교회이다 보니 이들을 한 마음으로 묶어 한 방향으로 이끌고 갈 저력을 키울 시간이 부족했던 것이다. 결국 급격한 성장은 오히려 독이 되기도 했다. 목회자와 교회의 비전에 동감하고 같은 마음을 품고 가려는 이들도 있었지만, 아직까지 준비되지 못한 이들 사이에 예상치 못한 다이나믹이 발생하고 관계에 있어서의 갈등은 피할 수 없는 오해를 불러 오기도 했다.

“한참 비상해야 하는 시기에 갑자기 하나가 푹 꺼지고, 다른 하나가 또 꺼지고 하면서 3-4년 그런 과정을 겪다보니 개인적으로 굉장히 좌절감을 맛보는 시간이었습니다”라고 담담히 고백한 그는 이어 “인생의 중반에 부르심을 받아 개인적인 결단뿐 아니라 가족들의 희생으로 치열한 과정을 거쳐 연고없는 애틀랜타까지 내려와 개척하게 된 것이어서 열정과 소명의식이 충만한 상태였어요. 감사하게 숫자적인 부흥도 따랐지만 ‘순수한 열정’만으로는 모두의 마음을 모아서 한 방향으로 나간다는게 쉽지 않았습니다. 여기 저기 문제가 터지고 갈등하면서, 외적 성장에 브레이크가 걸렸고 그 모든 도전 가운데 목사로서 중심을 지킨다는 게 마치 ‘샌드백’이 된 기분이었어요. 두손 들고 주님께 나아갈 수 밖에 없었습니다.”라고 말했다.

예수소망교회
(Photo : 기독일보) 예배당에 접한 놀이터와 뒤쪽의 체육관
예수소망교회
(Photo : 기독일보) 교회 앞마당에서 펼쳐진 체육대회

굉장히 심각한 마음으로 ‘내 능력이 여기까지 인가’라는 자괴감을 떨치지 못한채 기도원에 올라가 절절하게 기도했다. 마음 한켠에는 주님께 위로를 받고 싶은 기대도 있었다. 첫날부터 ‘위로’가 아니라 ‘책망’이 떨어졌다. 죽느냐 사느냐를 놓고 기도하는데, 주님께서는 박대웅 목사의 유순하고 지혜없는 모습을 책망하시며, 문제에 휩쓸리고 사람에 치여 무너진 목사로서의 자존감을 회복하고 부르심에 맞게 사람을 두려워하지 않고 강하고 담대한 지도자가 되길 바라신다는 것을 깊이 깨달을 수 있었다고 한다.

위로 받으러 갔다 깊이 회개하고 다시 도전해 봐야 겠다는 마음으로 내려왔지만 현장은 여전히 똑같았다. 더욱 심각했던 것은 박대웅 목사가 일련의 과정을 겪으며 영적으로 고갈되고 지쳐 ‘힘은 없고 힘만 들어가는’ 설교가 되고 있다는 괴리감이었다. 바로 그 타이밍에 하나님께서 기가 막힌 기회를 열어 주셨다. ‘내러티브 설교’가 그것이었다.

“점점 설교 준비가 더 힘들어지고 있을 때, 조지아센추럴대학 목회학 박사과정에 초청 받게 됐어요. 공부할 생각도 계획도 없다 강권에 못이겨 참여하게 됐는데, 달라스빛내리교회를 은퇴하신 이연길 목사님을 통해 ‘네러티브설교’를 주제로 공부하며 ‘바로 이거다!’라는 확신이 들었어요. 일단 내러티브로 성경을 읽는 것이 신선했고, 이를 통해 새로운 형태의 설교구성과 설교자의 자세에 대해 많이 배울 수 있었어요. 지난 7년의 목회의 경험을 정리하고 앞으로 어떻게 목회를 다시 재정립(Re-Building)할 것인가 답이나오는 황금같은 시간을 보냈습니다. 가장 인상에 남았던 것은 목회를 프로그램이나 조직, 혹은 사람들의 ‘의리’가 아니라 말씀으로, 성경만으로 해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예수님을 닮아 가도록 성도들을 말씀으로 양육하고 훈련해야만 모든 도전을 이기고도 남는 힘이 생긴다는 ‘기본’에 대한 재확신이었죠.”

예수소망교회
(Photo : 기독일보) 예배당
예수소망교회
(Photo : 기독일보) 성경퀴즈대회

하프타임 이후 박대웅 목사는 교회의 체질 개선을 위해 부단히 노력했다. 예배 이후 다른 이야기가 아니라 주일 설교 말씀을 본문으로 ‘바이블 미팅’을 갖고 말씀만 나누도록 리더십들을 설득하고 필요성을 역설했다. 감사하게 목사의 비전을 믿고 선뜻 나선 16명의 리더들을 시작으로 훈련을 시작했다. 처음에는 이해 부족으로 혹은 눈에 띄는 변화가 없어 힘들어 하거나, 소위 ‘확 당기는’ 프로그램이 아니었기 때문에 어려움도 적잖았다. 내러티브로 성경을 읽고 공부하는게 생소해 불편해하기도 했다. 그도 그럴 것이 지금까지는 성경공부라고 해도 주로 단답형이거나 성경구절을 찾아 적으면 끝이었는데, 바이블 미팅에서는 ‘왜’라는 질문이 계속되기 때문이다.

“훈련을 시작한지 5년차에 들어갔는데 ‘이걸 안했으면 어쩔뻔 했나’ 할 정도로 성경을 읽는 눈과 깊은 묵상이 자라는 것을 봅니다. 성경을 읽어가고, 생각해보고, 적용해보려고 애쓰면서 말씀이 더 깊이 들어가게 되고 삶에서 살아 움직이는 말씀을 체험하면서 이제는 리더들이 먼저 성도들을 설득해 권면하고 있습니다. 일절 가십이나 세상 이야기가 사라지고 주일 하루, 온전히 하나님 말씀에 대한 묵상과 나눔으로 가득찬 모습이 너무 아름답습니다. 설교듣는 태도들도 많이 달라졌는데, 집중력이 굉장히 높아졌어요. 하나라도 더 깊이 알고 싶어하는 열망을 갖고 집중해서 들으니 말씀이 쏙 빨려 들어가는 느낌을 받고 설교단에 힘을 더해줍니다. 이제는 설교 준비하고 가르치는게 너무 신나고 기뻐서 목사할 맛이 난다고 할까요(웃음).”

박대웅 목사는 그러나 여전히 말씀의 훈련에 있어 아직은 ‘초등학교’ 수준에 불과하다고 겸손히 밝혔다. 앞으로 더 깊이 해야 하고, 말씀을 나눔에 있어서 자칫 신학적인 이론이나 교리로 빠지기 쉬운 부분을 주의하면서 진리를 분별하고 진리의 힘을 누리며 살아갈 수 있도록 인도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말씀을 풍성히 먹고 변화를 받아 세계 선교로 나아간다’는 목적에 담겨있다. 이를 위해 예수소망교회는 5대 비전 ‘말씀을 사모하는 교회’ ‘평신도를 참 제자로 훈련하는 교회’ ‘2세에게 믿음과 꿈을 심어주는 교회’ ‘사랑과 은혜로 품어주는 교회’ ‘일터와 세계 속에 선교하는 교회’를 향해 힘차게 전진하고 있다.

3대가 함께 예배하는 믿음의 공동체로 나아가기 위해 진리에 대한 사모함을 가득안고 믿음의 돛을 넓게 펼친 예수소망교회가 써나갈 믿음의 역사가 기대된다.

예수소망교회는 3671 Smithtown Rd. Suwanee GA 30024에 위치해 있으며 교회 소식은 www.jesushopechurch.org 에서 확인할 수 있다. 문의는 770-375-0900